이사장 중심 제왕적 구조…“극단적 선택 불렀다”

입력 2021.06.25 (21:52) 수정 2021.06.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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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유가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가 된 금고에서 퇴사한 직원들 역시 이사장 중심의 제왕적 구조에서 이런 괴롭힘이 비롯됐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피해자 강 씨와 몇 달 전까지 함께 일했던 A씨.

올해 초, 문제가 된 새마을금고를 관뒀습니다.

이사장과 친인척 직원의 꾸준한 괴롭힘이 주된 이유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숨진 강씨에게 더욱 가혹했다고 증언합니다.

cctv를 통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정도였다는 겁니다.

[퇴사 직원 A 씨/음성변조 : "(강 씨가) 나간지 얼마나 됐냐고 해서 한 40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하니까 거기서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내가 2시간 반 동안 (CCTV) 봤는데, 그때 동안 없었다."]

퇴사 직원들은 이런 직장내 괴롭힘이 이사장 중심의 '제왕적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신의 입맛대로 직원들을 징계하고, 친인척을 계약직으로 채용해 감시를 강화했다는 겁니다.

강 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친인척 직원은 이례적으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퇴사 직원 B 씨/음성변조 : "다른 사람들은 특별승진한 사례가 없었는데, 유일합니다. 그거를 보면서 그만뒀던 직원도 있어요. 차별적인 대우를 받기 때문에."]

이는 인사권 등을 쥔 이사장을 금고마다 따로 선출하기 때문이라는 게 직원들 설명입니다.

대의원이 이사장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로 치러지는 데다 중임 제한도 없어, 한 번 선출되면 사실상 평생 일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겁니다.

[전 이사/음성변조 : "대의원들이 전부 다 아는 사람인데. 자기 사람만 갖다 놓아야지. 투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니까."]

문제가 된 금고 이사장 역시 2008년부터 재직중인데, 이사장 취임 이후 퇴사자가 90명이 넘는다고 대책위는 주장합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사장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번 사망 사건을 계기로 감사에 착수하고,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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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장 중심 제왕적 구조…“극단적 선택 불렀다”
    • 입력 2021-06-25 21:52:36
    • 수정2021-06-25 22:07:53
    뉴스9(제주)
[앵커]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유가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가 된 금고에서 퇴사한 직원들 역시 이사장 중심의 제왕적 구조에서 이런 괴롭힘이 비롯됐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피해자 강 씨와 몇 달 전까지 함께 일했던 A씨.

올해 초, 문제가 된 새마을금고를 관뒀습니다.

이사장과 친인척 직원의 꾸준한 괴롭힘이 주된 이유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숨진 강씨에게 더욱 가혹했다고 증언합니다.

cctv를 통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정도였다는 겁니다.

[퇴사 직원 A 씨/음성변조 : "(강 씨가) 나간지 얼마나 됐냐고 해서 한 40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하니까 거기서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내가 2시간 반 동안 (CCTV) 봤는데, 그때 동안 없었다."]

퇴사 직원들은 이런 직장내 괴롭힘이 이사장 중심의 '제왕적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신의 입맛대로 직원들을 징계하고, 친인척을 계약직으로 채용해 감시를 강화했다는 겁니다.

강 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친인척 직원은 이례적으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퇴사 직원 B 씨/음성변조 : "다른 사람들은 특별승진한 사례가 없었는데, 유일합니다. 그거를 보면서 그만뒀던 직원도 있어요. 차별적인 대우를 받기 때문에."]

이는 인사권 등을 쥔 이사장을 금고마다 따로 선출하기 때문이라는 게 직원들 설명입니다.

대의원이 이사장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로 치러지는 데다 중임 제한도 없어, 한 번 선출되면 사실상 평생 일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겁니다.

[전 이사/음성변조 : "대의원들이 전부 다 아는 사람인데. 자기 사람만 갖다 놓아야지. 투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니까."]

문제가 된 금고 이사장 역시 2008년부터 재직중인데, 이사장 취임 이후 퇴사자가 90명이 넘는다고 대책위는 주장합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사장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번 사망 사건을 계기로 감사에 착수하고,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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