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선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의 잔재는?

입력 2021.07.13 (07:33) 수정 2021.07.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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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교육청이 지역 초중고를 대상으로 친일 잔재 전수조사를 한 결과, 기존에 공개된 친일 인사 관련 교가 외에도 교화와 교목, 교표 등 일제의 흔적이 상당수 파악됐습니다.

진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학교 교가는, 일제 강점기 '다츠시로 시즈오'로 창씨개명한 시인 서정주가 작사했습니다.

카미카제 특공대로 전사한 조선인 병사를 찬송하는 행각 등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습니다.

이처럼 친일 인물이 만들거나 군가, 일본 대중가요인 '엔카' 형식의 교가를 부르는 전북지역 학교는 모두 25곳, 이 가운데 10곳의 교가가 교체됐습니다.

[시민/음성변조 : "초반에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안 해서 지금 막 퍼져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남 아 있는 그런 걸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선 학교에 일제의 잔재가 얼마다 더 남아 있을까?

먼저 학교를 상징하는 휘장, 즉 교표에서도 쉽게 확인됩니다.

일제를 표상하는 욱일기와 벚꽃, 국화 문양을 비롯해 군대와 관련된 월계수, 맹수 등의 휘장을 쓰는 학교는 전체의 22퍼센트인 166곳.

또 일제 잔재로 규정한 가이즈카 향나무, 히말라야시다, 금송 등을 교목으로 지정한 곳도 12퍼센트인 91곳이나 됩니다.

[최은경/전북교육정책연구소장 : "만약에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학교 공동체에서 논의가 된다면 그것을 가지고 바꿔나가는 과정도 학교자치와 민주적인 협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학교 터에 남은 일본인 농장 창고와 봉안전 기단, 충혼비 등 일제 건축물은 역사 교육 자료로 쓰기로 했고, 근면, 성실, 단결 등 일제의 덕목이 인용된 교훈과 일본어에서 파생된 학교 용어도 점차 순화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최은경/전북교육정책연구소장 : "학교에 남아 있는 용어와 학교 문화를 조사해서 앞으로 순화해 나가고 개선해야 할 문화와 교육 활동으로 정리했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해당 학교에 보내 개선을 권고하는 한편 조만간 일선 교사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향후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진유민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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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일선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의 잔재는?
    • 입력 2021-07-13 07:33:20
    • 수정2021-07-13 08:02:40
    뉴스광장(전주)
[앵커]

전북교육청이 지역 초중고를 대상으로 친일 잔재 전수조사를 한 결과, 기존에 공개된 친일 인사 관련 교가 외에도 교화와 교목, 교표 등 일제의 흔적이 상당수 파악됐습니다.

진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학교 교가는, 일제 강점기 '다츠시로 시즈오'로 창씨개명한 시인 서정주가 작사했습니다.

카미카제 특공대로 전사한 조선인 병사를 찬송하는 행각 등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습니다.

이처럼 친일 인물이 만들거나 군가, 일본 대중가요인 '엔카' 형식의 교가를 부르는 전북지역 학교는 모두 25곳, 이 가운데 10곳의 교가가 교체됐습니다.

[시민/음성변조 : "초반에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안 해서 지금 막 퍼져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남 아 있는 그런 걸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선 학교에 일제의 잔재가 얼마다 더 남아 있을까?

먼저 학교를 상징하는 휘장, 즉 교표에서도 쉽게 확인됩니다.

일제를 표상하는 욱일기와 벚꽃, 국화 문양을 비롯해 군대와 관련된 월계수, 맹수 등의 휘장을 쓰는 학교는 전체의 22퍼센트인 166곳.

또 일제 잔재로 규정한 가이즈카 향나무, 히말라야시다, 금송 등을 교목으로 지정한 곳도 12퍼센트인 91곳이나 됩니다.

[최은경/전북교육정책연구소장 : "만약에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학교 공동체에서 논의가 된다면 그것을 가지고 바꿔나가는 과정도 학교자치와 민주적인 협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학교 터에 남은 일본인 농장 창고와 봉안전 기단, 충혼비 등 일제 건축물은 역사 교육 자료로 쓰기로 했고, 근면, 성실, 단결 등 일제의 덕목이 인용된 교훈과 일본어에서 파생된 학교 용어도 점차 순화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최은경/전북교육정책연구소장 : "학교에 남아 있는 용어와 학교 문화를 조사해서 앞으로 순화해 나가고 개선해야 할 문화와 교육 활동으로 정리했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해당 학교에 보내 개선을 권고하는 한편 조만간 일선 교사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향후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진유민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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