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카르텔 횡포

입력 2003.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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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2003년 6월 22(일) 밤10:40~11:25 / KBS1
■취재 : 김만석 기자 many@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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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멘트:
대형 시멘트 회사들이 시멘트 대체품을 만드는 한 레미콘 업체에 대해서, 일제히 시멘트 공급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성수기를 맞은 레미콘업체의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직원들은 물론 트럭 운전기사들까지 생계의 위협에 시달리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멘트 공급축소를 둘러싼 내막을 취재했습니다.

*김만석기자:
서울 근교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레미콘 공장입니다. 공사현장으로 바쁘게 다녀야 할 트럭들이 공장 마당에 줄지어서 있습니다. 장마철을 앞둔 이맘때가 레미콘 성수기 인데 올해는 예년 같지 않게 일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장인훈씨:
"하루에 7,8회전 정도 저희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뭐 하루에 2개, 3개, 많이 하면 3개 뭐 이 정도입니다. 있어야 하지요, 시멘트가..."

*김만석기자:
레미콘을 트럭에 싣는 기계도 멈춰서 있습니다.

*조효봉(유진레미콘 서서울공장장):
(왜 가동을 안 하는 겁니까?)
"지금 시멘트가 없기 때문에 이걸 가동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김만석기자:
레미콘의 적재 차례를 기다리는 차량들 때문에 대기번호판도 이미 가득 찼습니다. 성수기를 맞아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될 이유는 무엇 일까?

*조효봉(유진레미콘 서서울공장장):
"평상시 들어오는 양의 약 9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지요. 그렇다면은 저희가 충분히 레미콘을 생산을 해 가지고 내보낼 수 있는 시멘트량이 안되기 때문에 저희가 충분히 가동을 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김만석기자:
시멘트 공급이 줄면서 이회사가 추정하는 올들어 지난달 말 까지의 매출 손실은 모두 4백억 원... 일거리가 줄어든 트럭 운전기사들도 대부분 자포자기 상탭니다. 대기실에서 TV를 보거나 장기를 두는가 하면, 아예 낮잠을 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종우씨: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아야 되는데 거의 일을 못하고 있느니까 뭐...
시멘트가 없어 일을 못할 정도니까는 차팔고 나가고들 그러지요..."

*김만석기자:
커피 자판기 앞에 모여든 운전기사들은 수 천만 원씩 되는 자동차 할부금을 갚고 생계를 이어갈 일이 걱정입니다.

*강병욱씨:
"최소한도 하루에 7-8회전 이상은 뛰어 줘야 된다고, 그렇게 해야지 한 달에 한 120만원 할부 나가고, 뭐 내 차량 고칠 거 고치고 그래야 되는데, 뭐 지금은 그게 전혀 안되지 않습니까..."

*이병진씨:
"내가 많이 여기 있으면 그만한 손해지요, 기사들은 차 유지비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김만석기자:
레미콘 차량운전기사들의 불만은 갑자기 공급을 줄인 시멘트 회사로 자연스럽게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선홍씨:
"시멘트협회가 나쁜 놈들 아닙니까? 지네끼리 담합해서 유진 아니면 다른데도 말 안 들으면 다른데도 시멘트 안 줘 가지고 일 못하게 하고..."

*김만석기자:
레미콘 회사는 올 들어 줄어들기 시작한 시멘트 공급 현황을 날짜별로 기록해 놨습니다. 시멘트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 회사는 대리점을 통해 시멘트를 사들이려고 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대리점들마저 시멘트 회사들의 압력에 시달린다는 얘깁니다.

*시멘트 대리점 관계자:
"일단 유진만 주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를...그런 게 어디 있냐고, 그러면 당신네들이 우리한테 월급 갖다 줄 거냐고 막 그랬죠...

*시멘트 대리점 관계자:
"오늘은 6시에... 이놈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쫓아오는 거를 마지막 뒤에 가는 차가 확인을 한 모양이더라고요... 지금 당분간이 좀 어려워진 게 뭐냐면 이제 이렇게 됐으니까 내일 모레 계속 따라 붙을 거거든요..."

*김만석기자:
대리점까지 감시 하면서 유독 한 레미콘 업체에만 시멘트 공급을 축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멘트 협회가 개입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시멘트회사 관계자:
"어차피 협회 차원에서 하니까, 양회업계, 그러니까 누구, 양회 회사 누구를 통해서 이렇게 얘기를 해서, 궁극적으로는 아마 협회 부회장하고 얘기를 하셔야 될 거예요..."

*김만석기자:
시멘트 회사들이 담합해서 공급을 축소한것이라는 주장도 이 때문입니다.

*최종성(유진레미콘 이사):
"일개 시멘트 회사에서 제재를 가했다 그러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저희하고 거래했던 6개 전체회사가 시점을 하루 이틀 달리하면서 물량을 축소를 했다는 것은 담합이 아니고서는 있을 없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그러나 협회는 이런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최병렬(한국양회공업협회 기획팀장):
"개별회사와 거래처 간의 계약을 해 가지고 이뤄지는 일입니다. 독자적으로..."
(양회협회에서 관여할 바는 전혀 없는 건가요?)
"예, 그거는 개별회사 독자적인 영역인데, 그걸 협회가 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하다 보니까 당연히 저희가 관여할 수가 없는 부분이죠."

*김만석기자:
시멘트 회사들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담합은 있을 수가 없고 단지 담보가 부족해 시멘트 공급을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정지로(라파즈한라 시멘트 영업본부장):
"절대로 공급... 담합할 수가 없습니다. 담합 할 이유도 없고..."

*조성환(시멘트 회사 영업담당 책임자):
"담보가 적고, 어떻게 보면 담보가 거이 없는 거랑 마찬가지거든요. 그리고 또 재고가 일부 부족하고, 주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시멘트 공급중단 사태의 발단은 레미콘 회사가 만든 슬래그 공장에서 시작 됐다는 것이 레미콘 업체의 주장입니다. 시멘트 대체품으로 사용되는 슬래그 때문에 시멘트 판매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시멘트 회사들이 공장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레미콘 업체는 시멘트업계의 공급중단 위협에 굴복해 슬래그 생산 계획을 포기 했습니다
그러나 유독 이회사만 슬래그 공장을 가동하면서 시멘트 업계의 미움을 산것으로 레미콘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윤병혁(기초소재 인천공장장):
"양회 회사에서 압력을 넣어서 가동중단하게 됐는데, 거의 한 1주일 정도 생산뿐만 아니라 출하도 못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렇게 가면 문닫을 수 밖에 없지요."

*김만석기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던 공장이 가동중단 상태에 빠지자 직원들은 물론 트럭운전기사들도 울상입니다.

*김동일씨:
"저희들이 진짜 3월 이후로 4월달 진짜 5월 두 달을 갖다가 거의 놀다시피 했어요. 저희들이 수입의 반도 안되는 걸 가져가 가지고 그 빚을 갚기는커녕 진짜 할부도 못 붓고, 저희들이 진짜 그 빚에 치여 가지고 지금 진짜 차까지 뺏긴다 뭐 이런 소리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김만석기자:
슬래그는 용광로에서 나오는 철광석 부산물입니다. 과거에는 쓰레기로 전량 폐기됐지만 지금은 모래처럼 잘게 분쇄한 다음, 또다시 시멘트처럼 만들어 대체품으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원기(기초소재 기술연구소장):
"슬래그 쓰는 양만큼 시멘트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석회석 자원의 채굴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연 환경을 보존할 수 있고요..."

*김만석기자:
특히 슬래그를 시멘트와 섞어 쓸 경우 콘크리트의 강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 콘크리트와의 비교실험에서 이런 사실이 확인됩니다.

*류득현(유진레미콘 기술연구소장):
"이 쪽에서는 이런 상태를 맞추기 위해서는 물을 더 추가를 해줘야 되거든요..."

*김만석기자:
한 달 정도 지난 콘크리트의 강도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류득현(유진레미콘 기술연구소장):
"지금 일반 시멘트만 썼을 때는 약 30톤 하중을 견딜 수가 있었거든요. 이 시료 자체에 대해선, 그런데 그로 슬래그 미분발을 치환했을 때는 약 33톤을 견딜수가 있었습니다."

*김만석기자:
시멘트 회사들의 자체 보고서나 요업학회 등의 실험에서도 이런 사실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슬래그 콘크리트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셉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97년 슬래그에 대한 KS 규격을 만들고, 올해부터는 레미콘에도 KS규격에 맞는 슬래그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박순덕(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사무관):
"미국 등 선진 외국 규격에도 이 고로 슬래그 미분말을 사용하는 것은 명문화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들이 레미콘 규격을 개정하게 된 이유는, 이 고로 슬래그 미분발을 사용할 때는 KS 구격에 정한 일정 수준의 고로 슬래그 미분말을 레미콘에 혼합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김만석기자:
그러나 콘크리트 배합 과정에서 슬래그가 제대로 섞이지 않을 경우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슬래그의 무분별한 사용을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신성우(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비중이 다른 것을 레미콘에서 무더기로 배합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우수한 성능의 믹스기계나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배합하지 않으면 균질한 배합이 어렵습니다.

*김만석기자:
이런 이유로 시멘트 회사들은 슬래그 사용의 문제점을 알리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 회사에 보냈습니다. 자신들은 슬래그를 사용을 중단했다'는 내용이었지만 슬래그 생산업체는 이부분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나용인((주)기초소재 기획실장):
"자기들이 생산 판매할 때는 적극적으로 친환경성과 우수성을 홍보해 가면서 적극적으로 판매를 하다가 중소업체가 그것을 생산 판매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던 이익이 깍일까봐 중소업체 자체에 대해서 가동 중단하라고 하든지, 아니면 회사 자체를 시멘트 업체에 팔라고 하는 그런 것들은 말도 안됩니다. 부당합니다."

*김만석기자:
현재 국내 대형시멘트 회사 가운데 세 군데는 외국계 자본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소 시멘트 회사들은 외국계 시멘트 회사들이 국내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과거의 시멘트 카르텔을 활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종성(유진 레미콘 이사):
"시멘트 거대업체들 중에 몇 개 업체들은 외국으로... 외국자본화가 됐고... 담합에 의거해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물량을 내보낼 수 있는 그런 어떤 시멘트 카르텔은 없어져야 되는 당연한 걸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그러나 외국계 시멘트 회사는 이를 부인 합니다.

*정지로(라파즈 한라 시멘트 영업본부장):
"외국계 회사, 우리 하나가 이 전체 흐름을 돌아가는 거를 달가워는 안 하지요. 물론 시멘트 회사가 자기 소비가 줄어드는 걸 좋아 할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만은, 전체 흐름을 바꾼다든가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그거 가지고 뭐 공급을 중단하고... 뭐 말이 좀... 시장논리하고는 너무나 틀립니다."

*김만석기자:
광양 제철에서 나오는 슬래그를 섞어서 시멘트를 만드는 중소기업입니다. 성수기인데도 공장이 멈춰진 상탭니다. 재고가 늘어나면서 생산을 중단한 것입니다.

*이병록(대한시멘트 생산총괄팀장):
"지금 제품 싸일로가 만실이 되어가지고요,가동중단이 돼 있는 상태입니다. "
(가동중단이 되면 피해가 있나요?)
"그렇죠, 저희들이 한참 지금 성수기인 때에 24시간 풀 가동 체제로 가동되어져야 되는데..."

*김만석기자:
경쟁관계에 있는 대기업 시멘트 회사가 운반보조비를 대폭 올리면서 거래업체들이 등을 돌린 것입니다

*마종인(대한시멘트 영업관리팀장):
"특히 이쪽 인근 지역에서 많은 운반비, 운반 보조비를 많이 주고 있기 때문에 순천권 같은 경우에는 5월달에 전년 대비 또는 저희들이 판매계획 대비 한 60% 밖에 달성을 못하고, 40% 정도가 감소됐다는 얘기지요, 판매량이..."

*김만석기자:
운반보조비 인상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대기업 시멘트 회사는 설명합니다.

*김창식(동양시멘트 서부지사장):
"판매조건을 소비자한테 좀 유리하게 해줘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법밖에 없지 않느냐, 그런 판단 하에서 운반비 부분 지원을 늘려서 어느 정도 시장을 확대하는 쪽으로 그런 전략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대형 시멘트 회사들의 부당행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에 들어 갔습니다

*김치걸(공정거래위원회 공동행위과장):
"담합적으로 산업활동을 방해하거나 다른 경쟁업체에 대해서 운반비보조를 대폭 올리는 이와같은 부당한 덤핑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저희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 제한 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봐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의 조치를 받게 됩니다."

*김만석기자: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지난 97년부터 해마다 시멘트값을 올렸습니다.
이러다보니 일본에서는 시멘트값이 내린 반면 한국에서는 값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멘트 회사들은 가격 담합 행위로 지난 98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김만석기자(클로징 멘트):
IMF 위기 때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무리한 사업확장 때문에 부도위기에 시달리면서 외국계 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등 주인이 바뀐 곳이 많습니다. 독과점 시장과 담합행위에 안주하면서 기업 경쟁력 향상과 체질개선을 게을리 한 시멘트 업계. 이번에도 중소기업 길들이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또 한 번 거센 비난에 직면할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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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살아난 카르텔 횡포
    • 입력 2003-06-22 00:00:00
    취재파일K
■방송 : 2003년 6월 22(일) 밤10:40~11:25 / KBS1 ■취재 : 김만석 기자 many@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오프닝멘트: 대형 시멘트 회사들이 시멘트 대체품을 만드는 한 레미콘 업체에 대해서, 일제히 시멘트 공급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성수기를 맞은 레미콘업체의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직원들은 물론 트럭 운전기사들까지 생계의 위협에 시달리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멘트 공급축소를 둘러싼 내막을 취재했습니다. *김만석기자: 서울 근교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레미콘 공장입니다. 공사현장으로 바쁘게 다녀야 할 트럭들이 공장 마당에 줄지어서 있습니다. 장마철을 앞둔 이맘때가 레미콘 성수기 인데 올해는 예년 같지 않게 일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장인훈씨: "하루에 7,8회전 정도 저희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뭐 하루에 2개, 3개, 많이 하면 3개 뭐 이 정도입니다. 있어야 하지요, 시멘트가..." *김만석기자: 레미콘을 트럭에 싣는 기계도 멈춰서 있습니다. *조효봉(유진레미콘 서서울공장장): (왜 가동을 안 하는 겁니까?) "지금 시멘트가 없기 때문에 이걸 가동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김만석기자: 레미콘의 적재 차례를 기다리는 차량들 때문에 대기번호판도 이미 가득 찼습니다. 성수기를 맞아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될 이유는 무엇 일까? *조효봉(유진레미콘 서서울공장장): "평상시 들어오는 양의 약 9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지요. 그렇다면은 저희가 충분히 레미콘을 생산을 해 가지고 내보낼 수 있는 시멘트량이 안되기 때문에 저희가 충분히 가동을 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김만석기자: 시멘트 공급이 줄면서 이회사가 추정하는 올들어 지난달 말 까지의 매출 손실은 모두 4백억 원... 일거리가 줄어든 트럭 운전기사들도 대부분 자포자기 상탭니다. 대기실에서 TV를 보거나 장기를 두는가 하면, 아예 낮잠을 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종우씨: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아야 되는데 거의 일을 못하고 있느니까 뭐... 시멘트가 없어 일을 못할 정도니까는 차팔고 나가고들 그러지요..." *김만석기자: 커피 자판기 앞에 모여든 운전기사들은 수 천만 원씩 되는 자동차 할부금을 갚고 생계를 이어갈 일이 걱정입니다. *강병욱씨: "최소한도 하루에 7-8회전 이상은 뛰어 줘야 된다고, 그렇게 해야지 한 달에 한 120만원 할부 나가고, 뭐 내 차량 고칠 거 고치고 그래야 되는데, 뭐 지금은 그게 전혀 안되지 않습니까..." *이병진씨: "내가 많이 여기 있으면 그만한 손해지요, 기사들은 차 유지비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김만석기자: 레미콘 차량운전기사들의 불만은 갑자기 공급을 줄인 시멘트 회사로 자연스럽게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선홍씨: "시멘트협회가 나쁜 놈들 아닙니까? 지네끼리 담합해서 유진 아니면 다른데도 말 안 들으면 다른데도 시멘트 안 줘 가지고 일 못하게 하고..." *김만석기자: 레미콘 회사는 올 들어 줄어들기 시작한 시멘트 공급 현황을 날짜별로 기록해 놨습니다. 시멘트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 회사는 대리점을 통해 시멘트를 사들이려고 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대리점들마저 시멘트 회사들의 압력에 시달린다는 얘깁니다. *시멘트 대리점 관계자: "일단 유진만 주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를...그런 게 어디 있냐고, 그러면 당신네들이 우리한테 월급 갖다 줄 거냐고 막 그랬죠... *시멘트 대리점 관계자: "오늘은 6시에... 이놈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쫓아오는 거를 마지막 뒤에 가는 차가 확인을 한 모양이더라고요... 지금 당분간이 좀 어려워진 게 뭐냐면 이제 이렇게 됐으니까 내일 모레 계속 따라 붙을 거거든요..." *김만석기자: 대리점까지 감시 하면서 유독 한 레미콘 업체에만 시멘트 공급을 축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멘트 협회가 개입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시멘트회사 관계자: "어차피 협회 차원에서 하니까, 양회업계, 그러니까 누구, 양회 회사 누구를 통해서 이렇게 얘기를 해서, 궁극적으로는 아마 협회 부회장하고 얘기를 하셔야 될 거예요..." *김만석기자: 시멘트 회사들이 담합해서 공급을 축소한것이라는 주장도 이 때문입니다. *최종성(유진레미콘 이사): "일개 시멘트 회사에서 제재를 가했다 그러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저희하고 거래했던 6개 전체회사가 시점을 하루 이틀 달리하면서 물량을 축소를 했다는 것은 담합이 아니고서는 있을 없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그러나 협회는 이런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최병렬(한국양회공업협회 기획팀장): "개별회사와 거래처 간의 계약을 해 가지고 이뤄지는 일입니다. 독자적으로..." (양회협회에서 관여할 바는 전혀 없는 건가요?) "예, 그거는 개별회사 독자적인 영역인데, 그걸 협회가 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하다 보니까 당연히 저희가 관여할 수가 없는 부분이죠." *김만석기자: 시멘트 회사들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담합은 있을 수가 없고 단지 담보가 부족해 시멘트 공급을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정지로(라파즈한라 시멘트 영업본부장): "절대로 공급... 담합할 수가 없습니다. 담합 할 이유도 없고..." *조성환(시멘트 회사 영업담당 책임자): "담보가 적고, 어떻게 보면 담보가 거이 없는 거랑 마찬가지거든요. 그리고 또 재고가 일부 부족하고, 주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시멘트 공급중단 사태의 발단은 레미콘 회사가 만든 슬래그 공장에서 시작 됐다는 것이 레미콘 업체의 주장입니다. 시멘트 대체품으로 사용되는 슬래그 때문에 시멘트 판매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시멘트 회사들이 공장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레미콘 업체는 시멘트업계의 공급중단 위협에 굴복해 슬래그 생산 계획을 포기 했습니다 그러나 유독 이회사만 슬래그 공장을 가동하면서 시멘트 업계의 미움을 산것으로 레미콘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윤병혁(기초소재 인천공장장): "양회 회사에서 압력을 넣어서 가동중단하게 됐는데, 거의 한 1주일 정도 생산뿐만 아니라 출하도 못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렇게 가면 문닫을 수 밖에 없지요." *김만석기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던 공장이 가동중단 상태에 빠지자 직원들은 물론 트럭운전기사들도 울상입니다. *김동일씨: "저희들이 진짜 3월 이후로 4월달 진짜 5월 두 달을 갖다가 거의 놀다시피 했어요. 저희들이 수입의 반도 안되는 걸 가져가 가지고 그 빚을 갚기는커녕 진짜 할부도 못 붓고, 저희들이 진짜 그 빚에 치여 가지고 지금 진짜 차까지 뺏긴다 뭐 이런 소리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김만석기자: 슬래그는 용광로에서 나오는 철광석 부산물입니다. 과거에는 쓰레기로 전량 폐기됐지만 지금은 모래처럼 잘게 분쇄한 다음, 또다시 시멘트처럼 만들어 대체품으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원기(기초소재 기술연구소장): "슬래그 쓰는 양만큼 시멘트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석회석 자원의 채굴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연 환경을 보존할 수 있고요..." *김만석기자: 특히 슬래그를 시멘트와 섞어 쓸 경우 콘크리트의 강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 콘크리트와의 비교실험에서 이런 사실이 확인됩니다. *류득현(유진레미콘 기술연구소장): "이 쪽에서는 이런 상태를 맞추기 위해서는 물을 더 추가를 해줘야 되거든요..." *김만석기자: 한 달 정도 지난 콘크리트의 강도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류득현(유진레미콘 기술연구소장): "지금 일반 시멘트만 썼을 때는 약 30톤 하중을 견딜 수가 있었거든요. 이 시료 자체에 대해선, 그런데 그로 슬래그 미분발을 치환했을 때는 약 33톤을 견딜수가 있었습니다." *김만석기자: 시멘트 회사들의 자체 보고서나 요업학회 등의 실험에서도 이런 사실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슬래그 콘크리트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셉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97년 슬래그에 대한 KS 규격을 만들고, 올해부터는 레미콘에도 KS규격에 맞는 슬래그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박순덕(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사무관): "미국 등 선진 외국 규격에도 이 고로 슬래그 미분말을 사용하는 것은 명문화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들이 레미콘 규격을 개정하게 된 이유는, 이 고로 슬래그 미분발을 사용할 때는 KS 구격에 정한 일정 수준의 고로 슬래그 미분말을 레미콘에 혼합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김만석기자: 그러나 콘크리트 배합 과정에서 슬래그가 제대로 섞이지 않을 경우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슬래그의 무분별한 사용을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신성우(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비중이 다른 것을 레미콘에서 무더기로 배합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우수한 성능의 믹스기계나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배합하지 않으면 균질한 배합이 어렵습니다. *김만석기자: 이런 이유로 시멘트 회사들은 슬래그 사용의 문제점을 알리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 회사에 보냈습니다. 자신들은 슬래그를 사용을 중단했다'는 내용이었지만 슬래그 생산업체는 이부분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나용인((주)기초소재 기획실장): "자기들이 생산 판매할 때는 적극적으로 친환경성과 우수성을 홍보해 가면서 적극적으로 판매를 하다가 중소업체가 그것을 생산 판매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던 이익이 깍일까봐 중소업체 자체에 대해서 가동 중단하라고 하든지, 아니면 회사 자체를 시멘트 업체에 팔라고 하는 그런 것들은 말도 안됩니다. 부당합니다." *김만석기자: 현재 국내 대형시멘트 회사 가운데 세 군데는 외국계 자본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소 시멘트 회사들은 외국계 시멘트 회사들이 국내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과거의 시멘트 카르텔을 활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종성(유진 레미콘 이사): "시멘트 거대업체들 중에 몇 개 업체들은 외국으로... 외국자본화가 됐고... 담합에 의거해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물량을 내보낼 수 있는 그런 어떤 시멘트 카르텔은 없어져야 되는 당연한 걸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그러나 외국계 시멘트 회사는 이를 부인 합니다. *정지로(라파즈 한라 시멘트 영업본부장): "외국계 회사, 우리 하나가 이 전체 흐름을 돌아가는 거를 달가워는 안 하지요. 물론 시멘트 회사가 자기 소비가 줄어드는 걸 좋아 할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만은, 전체 흐름을 바꾼다든가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그거 가지고 뭐 공급을 중단하고... 뭐 말이 좀... 시장논리하고는 너무나 틀립니다." *김만석기자: 광양 제철에서 나오는 슬래그를 섞어서 시멘트를 만드는 중소기업입니다. 성수기인데도 공장이 멈춰진 상탭니다. 재고가 늘어나면서 생산을 중단한 것입니다. *이병록(대한시멘트 생산총괄팀장): "지금 제품 싸일로가 만실이 되어가지고요,가동중단이 돼 있는 상태입니다. " (가동중단이 되면 피해가 있나요?) "그렇죠, 저희들이 한참 지금 성수기인 때에 24시간 풀 가동 체제로 가동되어져야 되는데..." *김만석기자: 경쟁관계에 있는 대기업 시멘트 회사가 운반보조비를 대폭 올리면서 거래업체들이 등을 돌린 것입니다 *마종인(대한시멘트 영업관리팀장): "특히 이쪽 인근 지역에서 많은 운반비, 운반 보조비를 많이 주고 있기 때문에 순천권 같은 경우에는 5월달에 전년 대비 또는 저희들이 판매계획 대비 한 60% 밖에 달성을 못하고, 40% 정도가 감소됐다는 얘기지요, 판매량이..." *김만석기자: 운반보조비 인상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대기업 시멘트 회사는 설명합니다. *김창식(동양시멘트 서부지사장): "판매조건을 소비자한테 좀 유리하게 해줘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법밖에 없지 않느냐, 그런 판단 하에서 운반비 부분 지원을 늘려서 어느 정도 시장을 확대하는 쪽으로 그런 전략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김만석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대형 시멘트 회사들의 부당행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에 들어 갔습니다 *김치걸(공정거래위원회 공동행위과장): "담합적으로 산업활동을 방해하거나 다른 경쟁업체에 대해서 운반비보조를 대폭 올리는 이와같은 부당한 덤핑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저희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 제한 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봐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의 조치를 받게 됩니다." *김만석기자: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지난 97년부터 해마다 시멘트값을 올렸습니다. 이러다보니 일본에서는 시멘트값이 내린 반면 한국에서는 값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멘트 회사들은 가격 담합 행위로 지난 98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김만석기자(클로징 멘트): IMF 위기 때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무리한 사업확장 때문에 부도위기에 시달리면서 외국계 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등 주인이 바뀐 곳이 많습니다. 독과점 시장과 담합행위에 안주하면서 기업 경쟁력 향상과 체질개선을 게을리 한 시멘트 업계. 이번에도 중소기업 길들이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또 한 번 거센 비난에 직면할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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