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깊은 반성”…스가는 ‘가해 책임·반성’ 외면

입력 2021.08.16 (09:51) 수정 2021.08.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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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광복절이자, 일본에겐 76주년 종전기념일인 어제,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 이후 3년 연속으로 '깊은 반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스가, 아베 등 전현직 총리와 각료들은 일제가 저지른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또다시 외면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8월15일 열고 있는 전몰자 추도식.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3년 연속 '깊은 반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친 아키히토 일왕이 써 오던 표현을 올해도 계승한 겁니다.

[나루히토/일왕 :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반면, 총리 자격으로 처음 참석한 스가 총리는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과 가해 책임에 대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난해 아베 당시 총리가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주창한 '적극적 평화주의'를 올해 행사에서 강조했습니다.

[스가/총리 : "우리나라는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의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도 보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아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는데, 지난해 9월 총리 퇴임 이후 확인된 것만 이번이 4번째입니다.

고이즈미 환경상과 아베 전 총리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 등 올해 패전일을 계기로 한 현직 각료 5명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잇따랐습니다.

우익 정치인뿐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엔 궂은 날씨 속에도 적지 않은 일반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반성의 목소린 줄어들고 과거 침략 전쟁의 향수만 짙어질까, 우려가 큽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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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왕 “깊은 반성”…스가는 ‘가해 책임·반성’ 외면
    • 입력 2021-08-16 09:51:24
    • 수정2021-08-16 09: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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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광복절이자, 일본에겐 76주년 종전기념일인 어제,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 이후 3년 연속으로 '깊은 반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스가, 아베 등 전현직 총리와 각료들은 일제가 저지른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또다시 외면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8월15일 열고 있는 전몰자 추도식.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3년 연속 '깊은 반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친 아키히토 일왕이 써 오던 표현을 올해도 계승한 겁니다.

[나루히토/일왕 :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반면, 총리 자격으로 처음 참석한 스가 총리는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과 가해 책임에 대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난해 아베 당시 총리가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주창한 '적극적 평화주의'를 올해 행사에서 강조했습니다.

[스가/총리 : "우리나라는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의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도 보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아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는데, 지난해 9월 총리 퇴임 이후 확인된 것만 이번이 4번째입니다.

고이즈미 환경상과 아베 전 총리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 등 올해 패전일을 계기로 한 현직 각료 5명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잇따랐습니다.

우익 정치인뿐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엔 궂은 날씨 속에도 적지 않은 일반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반성의 목소린 줄어들고 과거 침략 전쟁의 향수만 짙어질까, 우려가 큽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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