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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야 꼭 건강히!”…버려진 신생아에게 일어난 기적들
입력 2021.09.02 (06:01) 취재K
충북 청주 한 길가에서 구조된 신생아가 치료받고 있는 충북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센터충북 청주 한 길가에서 구조된 신생아가 치료받고 있는 충북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 "하루 먹고 하루 사는데…너무 미안해서"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육성은 굉장히 지쳐 보였고 슬프게 느껴졌어요."

충북 청주의 한 식당 앞에 버려졌다가 사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한 신생아의 안부를 묻는 한 남성. 한창 모금 문의 전화를 받던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은 이 남성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자신을 일용직 노동자로 소개한 이 남성은 신생아의 사연을 접하고, 곧장 모금회로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모금회 직원은 "이 남성이 '나도 막일하면서 하루 먹고 하루 사는데, 아기가 너무 불쌍하고 미안해서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할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잠시 뒤, 흐느끼는 한 여성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모금회 직원은 "젊은 엄마의 목소리였다"며 이 여성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같은 번호로 걸려온 건 이 여성의 어머니였다고 합니다.

"딸의 말을 대신 전하겠다"는 어머니는 이름도 남기지 않은 채 아이의 상태를 물은 뒤 기부 영수증 처리 없이 후원금을 입금했다고 전해졌습니다.

6살 아이가 신생아를 위해 써달라고 보내온 물티슈 한 상자에 아이가 직접 쓴 격려의 메시지가 적혀있다6살 아이가 신생아를 위해 써달라고 보내온 물티슈 한 상자에 아이가 직접 쓴 격려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 상자에 적힌 '삐뚤빼뚤 글씨'…"6살 김준수가..."

신생아를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에는 갓 한글을 뗀 6살 아이도 있었습니다. 자신보다 5살 어린 아기를 위해 써달라며 신생아가 입원한 충북대병원으로 물티슈 한 상자를 보내온 겁니다.

이 아이의 엄마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신생아에게 보내 줄 물티슈 한 상자를 택배로 주문했다"며, "'엄마, 왜 택배 시켰어?'라고 묻는 아이에게 신생아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줬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아기에게 편지 쓰고 싶다"던 이 아이는 서툰 글씨로 상자 위에 '아기야 건강하개(게) 지내~경기도 양주에서 6살 김준수가'를 한 자 한 자 소리 내며 적었습니다.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온라인 계좌에 시민들의 격려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있다.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온라인 계좌에 시민들의 격려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있다.

■ '기적의 신생아' 후원 나선 시민들…성금, 일주일 만에 1억 원 넘겨

'기적의 신생아'를 위해 시작된 모금 운동은 일주일 만에 1억 원을 넘겼습니다. 모금에는 시민 단체, 교회, 온라인 맘 카페 회원, 공무원 등 1,8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대부분 개인이었습니다. 많게는 5백만 원의 성금을 보내준 분도 있었습니다.

후원자들은 온라인 입금과 함께 아기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도 보내왔습니다. 기저귀, 물티슈, 옷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후원 물품들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아기는 여전히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만간, 피부 이식 수술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병원 측은 "그동안 식도와 연결된 관으로 영양분을 공급했는데, 이제는 입으로 섭취가 가능해졌다"며, "여전히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생아는 조만간 출생 신고 절차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생계와 의료 급여를 지원할 목적으로 임시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만 부여된 상태인데요. 퇴원 뒤 아기를 보호해줄 기관이나 가정도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흘간의 사투 끝에 '기적의 생존'을 보여준 신생아. 십시일반 온정의 손길이 또 하나의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적의 생존' 신생아 후원 정보]
▶후원 계좌: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043-238-9100~9200, 농협 301-0036-6830-11)
▶물품 기부: 충북 청주시 가경동 행정복지센터(043-201-7815)

[연관 기사]
①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신생아 발견…친모 구속 (2021.8.23/ KBS 뉴스)
②“쓰레기통에서 3일”…유기 신생아 ‘기적의 생존’ (2021.8.24/ KBS 뉴스)
③‘기적의 생존’ 신생아…온정 잇따라 (2021.8.25/ KBS 뉴스)
④ [취재후] ‘67시간의 사투’…‘기적의 생존’ 신생아에 온정의 물결 (2021.8.26/ 디지털 기사)
  • “아기야 꼭 건강히!”…버려진 신생아에게 일어난 기적들
    • 입력 2021-09-02 06:01:25
    취재K
충북 청주 한 길가에서 구조된 신생아가 치료받고 있는 충북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센터충북 청주 한 길가에서 구조된 신생아가 치료받고 있는 충북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 "하루 먹고 하루 사는데…너무 미안해서"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육성은 굉장히 지쳐 보였고 슬프게 느껴졌어요."

충북 청주의 한 식당 앞에 버려졌다가 사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한 신생아의 안부를 묻는 한 남성. 한창 모금 문의 전화를 받던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은 이 남성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자신을 일용직 노동자로 소개한 이 남성은 신생아의 사연을 접하고, 곧장 모금회로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모금회 직원은 "이 남성이 '나도 막일하면서 하루 먹고 하루 사는데, 아기가 너무 불쌍하고 미안해서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할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잠시 뒤, 흐느끼는 한 여성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모금회 직원은 "젊은 엄마의 목소리였다"며 이 여성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같은 번호로 걸려온 건 이 여성의 어머니였다고 합니다.

"딸의 말을 대신 전하겠다"는 어머니는 이름도 남기지 않은 채 아이의 상태를 물은 뒤 기부 영수증 처리 없이 후원금을 입금했다고 전해졌습니다.

6살 아이가 신생아를 위해 써달라고 보내온 물티슈 한 상자에 아이가 직접 쓴 격려의 메시지가 적혀있다6살 아이가 신생아를 위해 써달라고 보내온 물티슈 한 상자에 아이가 직접 쓴 격려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 상자에 적힌 '삐뚤빼뚤 글씨'…"6살 김준수가..."

신생아를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에는 갓 한글을 뗀 6살 아이도 있었습니다. 자신보다 5살 어린 아기를 위해 써달라며 신생아가 입원한 충북대병원으로 물티슈 한 상자를 보내온 겁니다.

이 아이의 엄마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신생아에게 보내 줄 물티슈 한 상자를 택배로 주문했다"며, "'엄마, 왜 택배 시켰어?'라고 묻는 아이에게 신생아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줬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아기에게 편지 쓰고 싶다"던 이 아이는 서툰 글씨로 상자 위에 '아기야 건강하개(게) 지내~경기도 양주에서 6살 김준수가'를 한 자 한 자 소리 내며 적었습니다.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온라인 계좌에 시민들의 격려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있다.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온라인 계좌에 시민들의 격려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있다.

■ '기적의 신생아' 후원 나선 시민들…성금, 일주일 만에 1억 원 넘겨

'기적의 신생아'를 위해 시작된 모금 운동은 일주일 만에 1억 원을 넘겼습니다. 모금에는 시민 단체, 교회, 온라인 맘 카페 회원, 공무원 등 1,8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대부분 개인이었습니다. 많게는 5백만 원의 성금을 보내준 분도 있었습니다.

후원자들은 온라인 입금과 함께 아기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도 보내왔습니다. 기저귀, 물티슈, 옷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후원 물품들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아기는 여전히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만간, 피부 이식 수술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병원 측은 "그동안 식도와 연결된 관으로 영양분을 공급했는데, 이제는 입으로 섭취가 가능해졌다"며, "여전히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생아는 조만간 출생 신고 절차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생계와 의료 급여를 지원할 목적으로 임시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만 부여된 상태인데요. 퇴원 뒤 아기를 보호해줄 기관이나 가정도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흘간의 사투 끝에 '기적의 생존'을 보여준 신생아. 십시일반 온정의 손길이 또 하나의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적의 생존' 신생아 후원 정보]
▶후원 계좌: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043-238-9100~9200, 농협 301-0036-6830-11)
▶물품 기부: 충북 청주시 가경동 행정복지센터(043-201-7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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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신생아 발견…친모 구속 (2021.8.23/ KBS 뉴스)
②“쓰레기통에서 3일”…유기 신생아 ‘기적의 생존’ (2021.8.24/ KBS 뉴스)
③‘기적의 생존’ 신생아…온정 잇따라 (2021.8.25/ KBS 뉴스)
④ [취재후] ‘67시간의 사투’…‘기적의 생존’ 신생아에 온정의 물결 (2021.8.26/ 디지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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