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인턴 늘었지만 청년은 ‘울상’

입력 2021.10.08 (21:31) 수정 2021.10.0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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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업자 수가 여섯 달 연속 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8월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1.7%입니다.

다섯에 한 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뜻입니다.

정부는 공공기관부터 일자리 만들겠다며 청년 인턴을 지난해에만 2만 천 명 넘게 뽑았습니다.

5년 동안 따져보면 6,000명 가까이 늘었는데 정작 청년과 공공기관들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공기관 채용 정보 사이트.

하반기 청년 인턴 공고 가운데, '체험형 인턴'만 눈에 띕니다.

말 그대로, 정규직 전환은 안 되고, 계약 기간도 서너 달로 짧은 단기 인턴입니다.

최근 5년간 이 같은 체험형 인턴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사이, 정규직으로 바뀔 수 있는 채용형 인턴은 반대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뽑은 공공기관 인턴 10개 중 8개가 단기 인턴일 정도입니다.

정부가 당장 공공기관 정원을 늘리기 어렵다 보니, 3년 전부터 체험형 인턴만 늘리도록 유도해 벌어진 일입니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정규직이 되려면 또 공채 전형을 거쳐야 해 준비 기간만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윤/대학 4학년 : "(체험형 인턴은) 자격증과 비슷한 경력사항으로만 쌓이니까 그런 점이 조금 아쉽긴 해요. 결론은 한 번 더 도전해야 하는 거니까."]

공공기관도 경영평가 때문에 정부 지침을 따르고는 있지만, 짧은 기간 일을 가르치기는 부담스럽습니다.

[A 공공기관/음성 변조 : "훈련 시켜서 우리 직원으로서 활용하는 게 제일 좋지, 내보내는 건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보는(거죠)."]

[B 공공기관/음성 변조 : "공공기관이다 보니까 평가나 이런 것들도 있고 일정 비율을 체험형 인턴으로 채용해야 한다 이런 것도 있기 때문에 (하는 거죠)."]

결국, 일자리 실적에 급급한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윤동열/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 "(일자리) 지표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정량적인 부분만 신경 쓴 거잖아요. 민간 부문의 일자리가 늘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고요."]

정부는 체험형 인턴도 일부를 정규직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대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김상민/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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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인턴 늘었지만 청년은 ‘울상’
    • 입력 2021-10-08 21:31:08
    • 수정2021-10-08 22:06:00
    뉴스 9
[앵커]

취업자 수가 여섯 달 연속 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8월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1.7%입니다.

다섯에 한 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뜻입니다.

정부는 공공기관부터 일자리 만들겠다며 청년 인턴을 지난해에만 2만 천 명 넘게 뽑았습니다.

5년 동안 따져보면 6,000명 가까이 늘었는데 정작 청년과 공공기관들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공기관 채용 정보 사이트.

하반기 청년 인턴 공고 가운데, '체험형 인턴'만 눈에 띕니다.

말 그대로, 정규직 전환은 안 되고, 계약 기간도 서너 달로 짧은 단기 인턴입니다.

최근 5년간 이 같은 체험형 인턴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사이, 정규직으로 바뀔 수 있는 채용형 인턴은 반대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뽑은 공공기관 인턴 10개 중 8개가 단기 인턴일 정도입니다.

정부가 당장 공공기관 정원을 늘리기 어렵다 보니, 3년 전부터 체험형 인턴만 늘리도록 유도해 벌어진 일입니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정규직이 되려면 또 공채 전형을 거쳐야 해 준비 기간만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윤/대학 4학년 : "(체험형 인턴은) 자격증과 비슷한 경력사항으로만 쌓이니까 그런 점이 조금 아쉽긴 해요. 결론은 한 번 더 도전해야 하는 거니까."]

공공기관도 경영평가 때문에 정부 지침을 따르고는 있지만, 짧은 기간 일을 가르치기는 부담스럽습니다.

[A 공공기관/음성 변조 : "훈련 시켜서 우리 직원으로서 활용하는 게 제일 좋지, 내보내는 건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보는(거죠)."]

[B 공공기관/음성 변조 : "공공기관이다 보니까 평가나 이런 것들도 있고 일정 비율을 체험형 인턴으로 채용해야 한다 이런 것도 있기 때문에 (하는 거죠)."]

결국, 일자리 실적에 급급한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윤동열/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 "(일자리) 지표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정량적인 부분만 신경 쓴 거잖아요. 민간 부문의 일자리가 늘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고요."]

정부는 체험형 인턴도 일부를 정규직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대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김상민/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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