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영어 배우는 탈북민들…“북한 실상 알린다”
입력 2021.11.06 (08:18)
수정 2021.11.06 (08: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거리 곳곳의 영어 간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네, 그래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온 비영리 민간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최효은 리포터가 다녀왔죠?
[답변]
네, FSI라는 단체의 케이시 라티그 대표와 이은구 대표를 만나고 왔는데요.
벌써 9년째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탈북민들이 영어를 배워서 강연까지 하고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건데요.
탈북민들은 영어 강연뿐만 아니라 출판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영어를 배워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탈북민 지원단체.
탈북민들의 멘토라고 불리는 케이시 라티그 대표의 영어 강의가 한창입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대표님, 지우개랑 칠판용 펜이 필요해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케이시 대표.
북한학을 전공한 이은구 대표와 함께 9년째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했는데요.
NGO 단체에서 일할 때 우연히 만난 탈북민의 요청으로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고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탈북 주민들보다 더 교육의 자유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 세계에 할 기회, 그들이 어떤 미래로 나아가는지 생각하기 위해서 말이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한송미 씨.
2011년 탈북해 한국에 왔을 때 알파벳도 제대로 몰랐다고 하는데요.
케이시 대표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영어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한송미/탈북민 : "저 같은 경우엔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북한에선 전 학교를 못 다녔어요. 아예. 초등학교도 못 다녔었거든요. 여기서 영어 배우고 나니까 자신감이 올라가서 좋은 거 같아요."]
송미 씨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영어로 발표할 만큼 실력을 갖췄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삼촌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했어요. 하지만 저는 삼촌이랑 놀고 싶었어요."]
송미 씨처럼 그동안 케이시 대표와 이은구 대표로부터 영어 강의를 들은 탈북민은 무려 470여 명.
2014년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북한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도 이곳에서 영어를 배웠는데요.
[박연미/탈북민/2014년 美 국무부 북한 인권토론회 : "당시 13살이었습니다. (브로커는)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당했습니다."]
모든 강의가 무료로 진행되다 보니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많은 분들이 내가 머리에 이상이 생겨서 갑자기 탈북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전문적으로 해 온 일은 교육의 자유,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탈북민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큰 노력과 고민을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지원을 받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탈북민들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두 대표는 그동안 탈북민들과 함께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이들의 이야기를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은구/FSI 공동대표 : "영어로 자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런 이야기들이 국제사회에 더 알려지면 북한에 대해서, 탈북민들의 생활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로 스피치나 출판의 일을 돕고 있어요."]
영어를 배운 탈북민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강연회를 열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양강도 혜산 출신인 엄영남 씨가 북한에서 경험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엄영남/탈북민 : "기아가 전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범죄자들의 꼬임에 빠져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엄영남/탈북민 :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힘드니까 생계형 범죄라고 하죠. 정부 전화선이 있는데, 구리로 된 선을 잘라서 그걸 팔아서 돈을, 음식을 사 먹은 거예요."]
처음 듣는 북한의 참혹한 실상.
강연을 들은 청소년들은 무척 놀란 표정입니다.
[송형민/고등학생 : "한반도가 좀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어요. 북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 남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가 아니라, 북한도 있고 남한도 있고 다 잘 살아 보자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두 대표가 어디론가 향합니다.
아버지가 작성한 탈북 수기를 영어로 출판하기로 한 한봉희 씨를 만나러 온 건데요.
[한봉희/탈북민 : "표지를 잘 만드신 거 같아요. 일단은 분단을 상징하잖아요. 분계선. 세계 유일하게 분단국가고, 이렇게 같은 민족인데 갈라져 있고..."]
한봉희 씨의 책 안에는 중국으로 탈북을 했다가 북송된 아버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봉희/탈북민 : "외국 사람들이 북한에 관해 관심이 있더라도 정확하게 정말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잖아요.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해서 북한이 빨리 변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셨어요."]
한봉희 씨 아버지의 탈북 수기는 영어로 번역돼 다음 달 해외에서 먼저 발간될 예정인데요.
묵묵히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온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두 대표는 요즘 뿌듯하기만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하고 싶은 일을 이루는 탈북민들을 보면 그런 성과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마음에 품은 목표를 이루어 가는 것을 볼 때면 행복합니다."]
낯선 땅에 와서 배운 영어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시작한 탈북민들.
북한을 바꾸려는 그들의 정성을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바랍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거리 곳곳의 영어 간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네, 그래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온 비영리 민간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최효은 리포터가 다녀왔죠?
[답변]
네, FSI라는 단체의 케이시 라티그 대표와 이은구 대표를 만나고 왔는데요.
벌써 9년째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탈북민들이 영어를 배워서 강연까지 하고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건데요.
탈북민들은 영어 강연뿐만 아니라 출판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영어를 배워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탈북민 지원단체.
탈북민들의 멘토라고 불리는 케이시 라티그 대표의 영어 강의가 한창입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대표님, 지우개랑 칠판용 펜이 필요해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케이시 대표.
북한학을 전공한 이은구 대표와 함께 9년째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했는데요.
NGO 단체에서 일할 때 우연히 만난 탈북민의 요청으로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고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탈북 주민들보다 더 교육의 자유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 세계에 할 기회, 그들이 어떤 미래로 나아가는지 생각하기 위해서 말이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한송미 씨.
2011년 탈북해 한국에 왔을 때 알파벳도 제대로 몰랐다고 하는데요.
케이시 대표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영어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한송미/탈북민 : "저 같은 경우엔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북한에선 전 학교를 못 다녔어요. 아예. 초등학교도 못 다녔었거든요. 여기서 영어 배우고 나니까 자신감이 올라가서 좋은 거 같아요."]
송미 씨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영어로 발표할 만큼 실력을 갖췄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삼촌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했어요. 하지만 저는 삼촌이랑 놀고 싶었어요."]
송미 씨처럼 그동안 케이시 대표와 이은구 대표로부터 영어 강의를 들은 탈북민은 무려 470여 명.
2014년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북한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도 이곳에서 영어를 배웠는데요.
[박연미/탈북민/2014년 美 국무부 북한 인권토론회 : "당시 13살이었습니다. (브로커는)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당했습니다."]
모든 강의가 무료로 진행되다 보니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많은 분들이 내가 머리에 이상이 생겨서 갑자기 탈북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전문적으로 해 온 일은 교육의 자유,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탈북민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큰 노력과 고민을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지원을 받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탈북민들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두 대표는 그동안 탈북민들과 함께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이들의 이야기를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은구/FSI 공동대표 : "영어로 자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런 이야기들이 국제사회에 더 알려지면 북한에 대해서, 탈북민들의 생활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로 스피치나 출판의 일을 돕고 있어요."]
영어를 배운 탈북민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강연회를 열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양강도 혜산 출신인 엄영남 씨가 북한에서 경험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엄영남/탈북민 : "기아가 전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범죄자들의 꼬임에 빠져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엄영남/탈북민 :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힘드니까 생계형 범죄라고 하죠. 정부 전화선이 있는데, 구리로 된 선을 잘라서 그걸 팔아서 돈을, 음식을 사 먹은 거예요."]
처음 듣는 북한의 참혹한 실상.
강연을 들은 청소년들은 무척 놀란 표정입니다.
[송형민/고등학생 : "한반도가 좀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어요. 북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 남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가 아니라, 북한도 있고 남한도 있고 다 잘 살아 보자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두 대표가 어디론가 향합니다.
아버지가 작성한 탈북 수기를 영어로 출판하기로 한 한봉희 씨를 만나러 온 건데요.
[한봉희/탈북민 : "표지를 잘 만드신 거 같아요. 일단은 분단을 상징하잖아요. 분계선. 세계 유일하게 분단국가고, 이렇게 같은 민족인데 갈라져 있고..."]
한봉희 씨의 책 안에는 중국으로 탈북을 했다가 북송된 아버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봉희/탈북민 : "외국 사람들이 북한에 관해 관심이 있더라도 정확하게 정말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잖아요.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해서 북한이 빨리 변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셨어요."]
한봉희 씨 아버지의 탈북 수기는 영어로 번역돼 다음 달 해외에서 먼저 발간될 예정인데요.
묵묵히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온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두 대표는 요즘 뿌듯하기만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하고 싶은 일을 이루는 탈북민들을 보면 그런 성과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마음에 품은 목표를 이루어 가는 것을 볼 때면 행복합니다."]
낯선 땅에 와서 배운 영어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시작한 탈북민들.
북한을 바꾸려는 그들의 정성을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바랍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영어 배우는 탈북민들…“북한 실상 알린다”
-
- 입력 2021-11-06 08:18:40
- 수정2021-11-06 08:31:23
[앵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거리 곳곳의 영어 간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네, 그래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온 비영리 민간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최효은 리포터가 다녀왔죠?
[답변]
네, FSI라는 단체의 케이시 라티그 대표와 이은구 대표를 만나고 왔는데요.
벌써 9년째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탈북민들이 영어를 배워서 강연까지 하고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건데요.
탈북민들은 영어 강연뿐만 아니라 출판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영어를 배워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탈북민 지원단체.
탈북민들의 멘토라고 불리는 케이시 라티그 대표의 영어 강의가 한창입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대표님, 지우개랑 칠판용 펜이 필요해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케이시 대표.
북한학을 전공한 이은구 대표와 함께 9년째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했는데요.
NGO 단체에서 일할 때 우연히 만난 탈북민의 요청으로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고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탈북 주민들보다 더 교육의 자유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 세계에 할 기회, 그들이 어떤 미래로 나아가는지 생각하기 위해서 말이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한송미 씨.
2011년 탈북해 한국에 왔을 때 알파벳도 제대로 몰랐다고 하는데요.
케이시 대표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영어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한송미/탈북민 : "저 같은 경우엔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북한에선 전 학교를 못 다녔어요. 아예. 초등학교도 못 다녔었거든요. 여기서 영어 배우고 나니까 자신감이 올라가서 좋은 거 같아요."]
송미 씨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영어로 발표할 만큼 실력을 갖췄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삼촌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했어요. 하지만 저는 삼촌이랑 놀고 싶었어요."]
송미 씨처럼 그동안 케이시 대표와 이은구 대표로부터 영어 강의를 들은 탈북민은 무려 470여 명.
2014년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북한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도 이곳에서 영어를 배웠는데요.
[박연미/탈북민/2014년 美 국무부 북한 인권토론회 : "당시 13살이었습니다. (브로커는)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당했습니다."]
모든 강의가 무료로 진행되다 보니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많은 분들이 내가 머리에 이상이 생겨서 갑자기 탈북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전문적으로 해 온 일은 교육의 자유,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탈북민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큰 노력과 고민을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지원을 받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탈북민들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두 대표는 그동안 탈북민들과 함께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이들의 이야기를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은구/FSI 공동대표 : "영어로 자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런 이야기들이 국제사회에 더 알려지면 북한에 대해서, 탈북민들의 생활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로 스피치나 출판의 일을 돕고 있어요."]
영어를 배운 탈북민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강연회를 열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양강도 혜산 출신인 엄영남 씨가 북한에서 경험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엄영남/탈북민 : "기아가 전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범죄자들의 꼬임에 빠져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엄영남/탈북민 :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힘드니까 생계형 범죄라고 하죠. 정부 전화선이 있는데, 구리로 된 선을 잘라서 그걸 팔아서 돈을, 음식을 사 먹은 거예요."]
처음 듣는 북한의 참혹한 실상.
강연을 들은 청소년들은 무척 놀란 표정입니다.
[송형민/고등학생 : "한반도가 좀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어요. 북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 남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가 아니라, 북한도 있고 남한도 있고 다 잘 살아 보자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두 대표가 어디론가 향합니다.
아버지가 작성한 탈북 수기를 영어로 출판하기로 한 한봉희 씨를 만나러 온 건데요.
[한봉희/탈북민 : "표지를 잘 만드신 거 같아요. 일단은 분단을 상징하잖아요. 분계선. 세계 유일하게 분단국가고, 이렇게 같은 민족인데 갈라져 있고..."]
한봉희 씨의 책 안에는 중국으로 탈북을 했다가 북송된 아버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봉희/탈북민 : "외국 사람들이 북한에 관해 관심이 있더라도 정확하게 정말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잖아요.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해서 북한이 빨리 변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셨어요."]
한봉희 씨 아버지의 탈북 수기는 영어로 번역돼 다음 달 해외에서 먼저 발간될 예정인데요.
묵묵히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온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두 대표는 요즘 뿌듯하기만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하고 싶은 일을 이루는 탈북민들을 보면 그런 성과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마음에 품은 목표를 이루어 가는 것을 볼 때면 행복합니다."]
낯선 땅에 와서 배운 영어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시작한 탈북민들.
북한을 바꾸려는 그들의 정성을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바랍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거리 곳곳의 영어 간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네, 그래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온 비영리 민간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최효은 리포터가 다녀왔죠?
[답변]
네, FSI라는 단체의 케이시 라티그 대표와 이은구 대표를 만나고 왔는데요.
벌써 9년째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탈북민들이 영어를 배워서 강연까지 하고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건데요.
탈북민들은 영어 강연뿐만 아니라 출판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영어를 배워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탈북민 지원단체.
탈북민들의 멘토라고 불리는 케이시 라티그 대표의 영어 강의가 한창입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대표님, 지우개랑 칠판용 펜이 필요해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케이시 대표.
북한학을 전공한 이은구 대표와 함께 9년째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했는데요.
NGO 단체에서 일할 때 우연히 만난 탈북민의 요청으로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고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탈북 주민들보다 더 교육의 자유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 세계에 할 기회, 그들이 어떤 미래로 나아가는지 생각하기 위해서 말이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한송미 씨.
2011년 탈북해 한국에 왔을 때 알파벳도 제대로 몰랐다고 하는데요.
케이시 대표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영어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한송미/탈북민 : "저 같은 경우엔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북한에선 전 학교를 못 다녔어요. 아예. 초등학교도 못 다녔었거든요. 여기서 영어 배우고 나니까 자신감이 올라가서 좋은 거 같아요."]
송미 씨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영어로 발표할 만큼 실력을 갖췄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삼촌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했어요. 하지만 저는 삼촌이랑 놀고 싶었어요."]
송미 씨처럼 그동안 케이시 대표와 이은구 대표로부터 영어 강의를 들은 탈북민은 무려 470여 명.
2014년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북한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도 이곳에서 영어를 배웠는데요.
[박연미/탈북민/2014년 美 국무부 북한 인권토론회 : "당시 13살이었습니다. (브로커는)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당했습니다."]
모든 강의가 무료로 진행되다 보니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많은 분들이 내가 머리에 이상이 생겨서 갑자기 탈북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전문적으로 해 온 일은 교육의 자유,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탈북민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큰 노력과 고민을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지원을 받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탈북민들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두 대표는 그동안 탈북민들과 함께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이들의 이야기를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은구/FSI 공동대표 : "영어로 자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런 이야기들이 국제사회에 더 알려지면 북한에 대해서, 탈북민들의 생활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로 스피치나 출판의 일을 돕고 있어요."]
영어를 배운 탈북민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강연회를 열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양강도 혜산 출신인 엄영남 씨가 북한에서 경험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엄영남/탈북민 : "기아가 전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범죄자들의 꼬임에 빠져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엄영남/탈북민 :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힘드니까 생계형 범죄라고 하죠. 정부 전화선이 있는데, 구리로 된 선을 잘라서 그걸 팔아서 돈을, 음식을 사 먹은 거예요."]
처음 듣는 북한의 참혹한 실상.
강연을 들은 청소년들은 무척 놀란 표정입니다.
[송형민/고등학생 : "한반도가 좀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어요. 북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 남한이라고 안 좋게 보거나가 아니라, 북한도 있고 남한도 있고 다 잘 살아 보자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두 대표가 어디론가 향합니다.
아버지가 작성한 탈북 수기를 영어로 출판하기로 한 한봉희 씨를 만나러 온 건데요.
[한봉희/탈북민 : "표지를 잘 만드신 거 같아요. 일단은 분단을 상징하잖아요. 분계선. 세계 유일하게 분단국가고, 이렇게 같은 민족인데 갈라져 있고..."]
한봉희 씨의 책 안에는 중국으로 탈북을 했다가 북송된 아버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봉희/탈북민 : "외국 사람들이 북한에 관해 관심이 있더라도 정확하게 정말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잖아요.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해서 북한이 빨리 변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셨어요."]
한봉희 씨 아버지의 탈북 수기는 영어로 번역돼 다음 달 해외에서 먼저 발간될 예정인데요.
묵묵히 탈북민 영어 강의를 이어 온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두 대표는 요즘 뿌듯하기만 합니다.
[케이시 라티그/FSI 공동대표 : "하고 싶은 일을 이루는 탈북민들을 보면 그런 성과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마음에 품은 목표를 이루어 가는 것을 볼 때면 행복합니다."]
낯선 땅에 와서 배운 영어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시작한 탈북민들.
북한을 바꾸려는 그들의 정성을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바랍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