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성 대신 엄마 성 쓸게요”…“부성우선주의 폐지해야”

입력 2021.11.10 (07:42) 수정 2021.11.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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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에게 아빠 성 대신 엄마 성을 물려준다.

아직 우리에겐 꽤 낯선 이야기인데요.

당연하게 여겨지던 관행에 맞서 엄마 성을 대신 물려준 가족들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 법원이 혼인 중인 부부의 자녀 성본 변경 청구를 허가한 사례도 알려졌는데요.

최유경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아빠 정민구, 엄마 김지예, 딸 김정원.

[김지예 : "처음에는 양성을 그냥 쓰자고 했었어요. '정김' 뭐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예쁜 이름이 없는 거예요. 그럴 바에는 그럼 '김정'으로 하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부성주의, 즉 '아빠 성 따르기'에 맞서는 건 아빠에겐 조금 더 힘든 일이었습니다.

[정민구 : "'나는 왜 당연히 내 거라고 생각했고, 왜 뺏긴다는 마음이 들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 이거는 좀 뭔가 평등한 구조가 아니다.'"]

출생신고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현행법상 엄마 성을 쓰려면 8년 전 혼인신고 때 미리 신청했어야 했던 상황.

이혼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정민구 :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혼 후에 다시 혼인신고를 하고 거기에 엄마 성 쓰기를 체크하는 거더라고요. 아무리 서류적인 거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해서 할 일인가?"]

결국 아빠 성을 붙인 뒤 법원에 엄마 성으로의 변경을 청구했는데, 한 달 만에 허가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편견에 맞서야 한다는 현실은 여전히 남은 숙젭니다.

[이수연 : "부모님이 많이 화를 내시긴 했죠. 아이가 나중에 놀림을 당하거나 편견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기본이었던 것 같고요."]

[박기용 : "(엄마 성을 쓴다는 것이) 차별이 되고, 그걸로 연결시킨다는 것 자체가 그 사회가 여전히 한부모 가정이나 재혼 가정에 대해서 안 좋은 처우를 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거잖아요."]

법원의 이번 결정이 부성 우선주의를 폐지하고 성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이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이수연 : "한국 사회가 더 다양해지고 포용적인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 자기 이름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거를 이제 알게 되면 그걸 되게 자랑스러워해 줬으면 좋겠고."]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 윤재구 김정은/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민영/문자그래픽: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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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성 대신 엄마 성 쓸게요”…“부성우선주의 폐지해야”
    • 입력 2021-11-10 07:42:12
    • 수정2021-11-10 07: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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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에게 아빠 성 대신 엄마 성을 물려준다.

아직 우리에겐 꽤 낯선 이야기인데요.

당연하게 여겨지던 관행에 맞서 엄마 성을 대신 물려준 가족들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 법원이 혼인 중인 부부의 자녀 성본 변경 청구를 허가한 사례도 알려졌는데요.

최유경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아빠 정민구, 엄마 김지예, 딸 김정원.

[김지예 : "처음에는 양성을 그냥 쓰자고 했었어요. '정김' 뭐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예쁜 이름이 없는 거예요. 그럴 바에는 그럼 '김정'으로 하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부성주의, 즉 '아빠 성 따르기'에 맞서는 건 아빠에겐 조금 더 힘든 일이었습니다.

[정민구 : "'나는 왜 당연히 내 거라고 생각했고, 왜 뺏긴다는 마음이 들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 이거는 좀 뭔가 평등한 구조가 아니다.'"]

출생신고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현행법상 엄마 성을 쓰려면 8년 전 혼인신고 때 미리 신청했어야 했던 상황.

이혼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정민구 :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혼 후에 다시 혼인신고를 하고 거기에 엄마 성 쓰기를 체크하는 거더라고요. 아무리 서류적인 거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해서 할 일인가?"]

결국 아빠 성을 붙인 뒤 법원에 엄마 성으로의 변경을 청구했는데, 한 달 만에 허가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편견에 맞서야 한다는 현실은 여전히 남은 숙젭니다.

[이수연 : "부모님이 많이 화를 내시긴 했죠. 아이가 나중에 놀림을 당하거나 편견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기본이었던 것 같고요."]

[박기용 : "(엄마 성을 쓴다는 것이) 차별이 되고, 그걸로 연결시킨다는 것 자체가 그 사회가 여전히 한부모 가정이나 재혼 가정에 대해서 안 좋은 처우를 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거잖아요."]

법원의 이번 결정이 부성 우선주의를 폐지하고 성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이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이수연 : "한국 사회가 더 다양해지고 포용적인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 자기 이름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거를 이제 알게 되면 그걸 되게 자랑스러워해 줬으면 좋겠고."]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 윤재구 김정은/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민영/문자그래픽: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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