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의사, 정규직 빌미로 계약직 직원 상습 성희롱”

입력 2021.12.13 (21:27) 수정 2021.12.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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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암센터의 한 간부 의사가 계약직 여직원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성희롱 발언도 해 왔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정규직 채용을 빌미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

국립암센터는 이 의사를 보직 해임했습니다.

​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직원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부적절한 발언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은 국립암센터 과장급 의사입니다.

[전 병원 직원 A 씨 : "회식 한 번 하면 아예 A4 지에 계약직 여자애들 이름 다 써가지고, (의사) 옆자리 의자에 이름표를 붙여놨었어요."]

[전 병원 직원 B 씨 : "본인의 손을 제 손 위에 올리셨어요. 그 순간 나는 얼어붙어서 가만히 아무런 것도 못하고 가만히..."]

신입 계약직원을 뽑는 면접에서 노래나 춤을 시킨 적도 있다는 게 전직 계약직 직원 주장입니다.

술자리에서 수시로 정규직 채용을 언급했다고도 합니다.

[전 병원 직원 C씨/음성변조 : "어깨동무를 한다든지 손을 잡는다든지 '정규직 누구 뽑았으면 좋겠어? 너 뽑아줄게. 정규직 지원하면'…."]

국립암센터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이 의사에게 갑질이나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10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윤은정/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 부지부장 : "지금도 그 당시 입었던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노조는 지난 8월 병원 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이 의사에게 구두경고 조처만 했습니다.

이 병원 규정에 채용 비리 등 일부 범죄를 제외하면 3년이 지난 일은 징계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의사는 여직원들에게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른바 갑질 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뀐 뒤로는 술자리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해당 의사를 보직 해임했고, 곧 수사도 의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황종원/자료제공: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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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암센터 의사, 정규직 빌미로 계약직 직원 상습 성희롱”
    • 입력 2021-12-13 21:27:20
    • 수정2021-12-13 21: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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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암센터의 한 간부 의사가 계약직 여직원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성희롱 발언도 해 왔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정규직 채용을 빌미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

국립암센터는 이 의사를 보직 해임했습니다.

​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직원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부적절한 발언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은 국립암센터 과장급 의사입니다.

[전 병원 직원 A 씨 : "회식 한 번 하면 아예 A4 지에 계약직 여자애들 이름 다 써가지고, (의사) 옆자리 의자에 이름표를 붙여놨었어요."]

[전 병원 직원 B 씨 : "본인의 손을 제 손 위에 올리셨어요. 그 순간 나는 얼어붙어서 가만히 아무런 것도 못하고 가만히..."]

신입 계약직원을 뽑는 면접에서 노래나 춤을 시킨 적도 있다는 게 전직 계약직 직원 주장입니다.

술자리에서 수시로 정규직 채용을 언급했다고도 합니다.

[전 병원 직원 C씨/음성변조 : "어깨동무를 한다든지 손을 잡는다든지 '정규직 누구 뽑았으면 좋겠어? 너 뽑아줄게. 정규직 지원하면'…."]

국립암센터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이 의사에게 갑질이나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10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윤은정/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 부지부장 : "지금도 그 당시 입었던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노조는 지난 8월 병원 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이 의사에게 구두경고 조처만 했습니다.

이 병원 규정에 채용 비리 등 일부 범죄를 제외하면 3년이 지난 일은 징계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의사는 여직원들에게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른바 갑질 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뀐 뒤로는 술자리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해당 의사를 보직 해임했고, 곧 수사도 의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황종원/자료제공: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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