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7일 아기 숨져…“엉덩이 짓무르고 분유 하루 3번”

입력 2021.12.20 (19:21) 수정 2021.12.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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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지 77일 된 아기가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숨진 아기는 배에는 멍자국이, 몸 곳곳에는 진물이 확인됐는데요,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말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버지가 신고를 해왔습니다.

태어난 지 77일 된 아기였습니다.

[경상남도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의식, 호흡, 맥박 다 없었고요. 동공이 열린 채로 있었고. 병원 도착 전까지 회복 관찰 안 됐고요."]

아기는 병원에 도착한 지 한 시간여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검안 결과, 아기의 배 왼쪽에는 멍자국이 있었고, 엉덩이와 항문에서 진물이 심하게 나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진술기록을 보니 아버지는 21살, 어머니는 18살입니다.

사건 발생 전 어머니는 친정에 갔고, 아버지는 사건 당일 자정 아기를 놔두고 5시간 동안 PC방을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새벽 5시쯤 돌아와 분유를 먹였고, 7시간이 지난 낮 12시쯤 분유를 준 뒤 다른 방에서 잠을 잤습니다.

70여 일 된 아기는 최소 3시간 마다 분유를 먹어야 하지만 아버지는 18시간 넘게 단 두 차례만 주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평소 아기에게 하루에 불과 3번만 분유를 주었고 일회용 기저귀는 말려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기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이나 병원 치료 이력도 없습니다.

숨진 아이의 부모는 새 기저귀를 사지 못할 정도로 돈이 부족했지만, 일을 구하지도, 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거제시에 확인한 결과, 이들 부부는 긴급생계비나 기초생활수급자격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기 장례비용도 없어 거제시가 지원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모에 대해 아동학대 방임과 치사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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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후 77일 아기 숨져…“엉덩이 짓무르고 분유 하루 3번”
    • 입력 2021-12-20 19:21:30
    • 수정2021-12-20 19: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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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지 77일 된 아기가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숨진 아기는 배에는 멍자국이, 몸 곳곳에는 진물이 확인됐는데요,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말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버지가 신고를 해왔습니다.

태어난 지 77일 된 아기였습니다.

[경상남도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의식, 호흡, 맥박 다 없었고요. 동공이 열린 채로 있었고. 병원 도착 전까지 회복 관찰 안 됐고요."]

아기는 병원에 도착한 지 한 시간여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검안 결과, 아기의 배 왼쪽에는 멍자국이 있었고, 엉덩이와 항문에서 진물이 심하게 나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진술기록을 보니 아버지는 21살, 어머니는 18살입니다.

사건 발생 전 어머니는 친정에 갔고, 아버지는 사건 당일 자정 아기를 놔두고 5시간 동안 PC방을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새벽 5시쯤 돌아와 분유를 먹였고, 7시간이 지난 낮 12시쯤 분유를 준 뒤 다른 방에서 잠을 잤습니다.

70여 일 된 아기는 최소 3시간 마다 분유를 먹어야 하지만 아버지는 18시간 넘게 단 두 차례만 주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평소 아기에게 하루에 불과 3번만 분유를 주었고 일회용 기저귀는 말려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기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이나 병원 치료 이력도 없습니다.

숨진 아이의 부모는 새 기저귀를 사지 못할 정도로 돈이 부족했지만, 일을 구하지도, 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거제시에 확인한 결과, 이들 부부는 긴급생계비나 기초생활수급자격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기 장례비용도 없어 거제시가 지원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모에 대해 아동학대 방임과 치사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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