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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범죄 아동학대…“국가차원 진상조사 해야”
입력 2022.02.07 (07:21) 수정 2022.02.07 (07:56) 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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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수범죄라는 단어, 아십니까?

실제 일어났지만,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범죄를 말합니다.

가까운 사람에 의해 은밀하게 일어나는 아동학대가 대표적입니다.

KBS 취재진이 최근 2년 동안의 아동학대 사건 판결문을 전수분석했더니 2,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대 피해를 입었습니다.

국가차원의 진상조사 등 아이들을 구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무용학원에서 무용수를 꿈꿨던 10대 소녀들.

2013년 10월, 맏언니였던 '보라'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범죄의 사인은 5년 뒤에서야 익명의 신고로 밝혀졌습니다.

학원 원장 A 씨가 수년간 아이들을 학대했던 겁니다.

[당시 무용학원 학대 피해아동/음성변조 : "'아킬레스건을 끊니 뭐니, 춤을 못 추게 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거든요. 갑자기 (흉기로) 탁 찔러 가지고..."]

수사 결과 '보라'는 숨지기 직전, 원장 A 씨에게 물고문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형적인 '암수범죄'였습니다.

[박주영/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 "(아동학대 범죄는) 은밀하게 이뤄지고, 또 피해 아동 나이가 어리거나 아니면 가해자로부터 억압을 당하는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어렵기 때문에..."]

2019년 2월, 숨진 채 응급실에 도착한 소망이의 죽음 역시 묻힐 뻔했습니다.

외상은 없었지만 너무 왜소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의사는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친모의 방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은 최근 2년간 아동학대 사건 1심 판결문 천4백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피해아동 2,367명, 가해자 1,406명.

가해자 상당수는 가족이나 교사 등 보호자였고, 범행 장소도 대부분 주거지였습니다.

알아채기 힘든 아동학대 암수성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아동학대 범죄는) 감춰져 있고 지속적이고, 아주 심각한 경우에만 발견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어린 연령대에 죽어서 많이 발견되는 거죠. 아니면 다쳐서 발견되거나."]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국가가 개입해야 합니다.

정부는 중대 사건이 일어나면 관련 대책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9년 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겪은 미국은 숱한 대책에도 범죄가 줄지 않자, 과거 아동학대 사망 사건들을 국가 차원에서 진상 조사했습니다.

[제니퍼 로드리게즈/전 백악관 직속 진상조사위원 : "아동학대 관련 징후가 (아동보호) 시스템상 초기에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아동학대를 공공보건 문제로 삼고 조기에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43명입니다.

아동학대 사망은 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 특별법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 암수범죄 아동학대…“국가차원 진상조사 해야”
    • 입력 2022-02-07 07:21:34
    • 수정2022-02-07 07:56:30
    뉴스광장
[앵커]

암수범죄라는 단어, 아십니까?

실제 일어났지만,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범죄를 말합니다.

가까운 사람에 의해 은밀하게 일어나는 아동학대가 대표적입니다.

KBS 취재진이 최근 2년 동안의 아동학대 사건 판결문을 전수분석했더니 2,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대 피해를 입었습니다.

국가차원의 진상조사 등 아이들을 구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무용학원에서 무용수를 꿈꿨던 10대 소녀들.

2013년 10월, 맏언니였던 '보라'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범죄의 사인은 5년 뒤에서야 익명의 신고로 밝혀졌습니다.

학원 원장 A 씨가 수년간 아이들을 학대했던 겁니다.

[당시 무용학원 학대 피해아동/음성변조 : "'아킬레스건을 끊니 뭐니, 춤을 못 추게 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거든요. 갑자기 (흉기로) 탁 찔러 가지고..."]

수사 결과 '보라'는 숨지기 직전, 원장 A 씨에게 물고문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형적인 '암수범죄'였습니다.

[박주영/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 "(아동학대 범죄는) 은밀하게 이뤄지고, 또 피해 아동 나이가 어리거나 아니면 가해자로부터 억압을 당하는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어렵기 때문에..."]

2019년 2월, 숨진 채 응급실에 도착한 소망이의 죽음 역시 묻힐 뻔했습니다.

외상은 없었지만 너무 왜소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의사는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친모의 방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은 최근 2년간 아동학대 사건 1심 판결문 천4백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피해아동 2,367명, 가해자 1,406명.

가해자 상당수는 가족이나 교사 등 보호자였고, 범행 장소도 대부분 주거지였습니다.

알아채기 힘든 아동학대 암수성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아동학대 범죄는) 감춰져 있고 지속적이고, 아주 심각한 경우에만 발견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어린 연령대에 죽어서 많이 발견되는 거죠. 아니면 다쳐서 발견되거나."]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국가가 개입해야 합니다.

정부는 중대 사건이 일어나면 관련 대책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9년 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겪은 미국은 숱한 대책에도 범죄가 줄지 않자, 과거 아동학대 사망 사건들을 국가 차원에서 진상 조사했습니다.

[제니퍼 로드리게즈/전 백악관 직속 진상조사위원 : "아동학대 관련 징후가 (아동보호) 시스템상 초기에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아동학대를 공공보건 문제로 삼고 조기에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43명입니다.

아동학대 사망은 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 특별법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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