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씨 마른 국산 명태, 돌아와주오”…국내 복원 박차

입력 2022.03.17 (18:03) 수정 2022.03.17 (18: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어서 ET콕입니다.

길고 홀쭉한 몸통에 짧은 턱, 이름마저 정겨운 명태입니다.

명태가 어떤 생선인가.

멸치 다음으로 많이 찾는 국민 생선입니다.

갓 잡은 생태부터 얼린 동태, 바짝 말린 북어, 반만 말린 코다리, 내장은 창난젓, 알은 명란젓, 머리는 아가미젓으로 담갔습니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맛깔스런 음식으로 만들어낸 지혜는 예술에 가깝습니다.

최근 명태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3주 새 13% 가까이 뛰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명태 60% 이상이 바로 '러시아'산이기 때문입니다.

80년대 초만 해도 이 땅엔 국산 명태 천지였습니다.

개가 물어가도 쫓지 않던 생선이었습니다.

[대한뉴스/1981년 : "명태 대풍을 맞은 동해안은 올들어 최고의 경기를 맞고 있습니다."]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

명태전은 제사상에 빠지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국이나 찌개로 쓰린 속을 달랬습니다.

명태 구이나 김치,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힙니다.

하지만 어린 명태, 노가리 잡이가 허용되면서 운명이 갈렸습니다.

알을 배기도 전에 잡아들여 씨가 말랐습니다.

1980년대 16만 톤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더니 2008년엔 어획량 '제로'. 올 것이 왔습니다.

해수온 상승을 부른 지구 온난화 영향도 큽니다.

최근 50년간 한국 연근해 수온은 약 1.05℃ 올랐습니다.

해수온 1도 상승은 육지에서 5도 이상의 변화와 맞먹습니다.

국산 명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보니 급기야 현상금까지 내걸렸습니다.

'명태를 찾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사례금 50만 원을 내걸고 활어, 즉 살아있는 명태 찾기에 나섰습니다.

명태 암컷 한마리가 많게는 100만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살아있는 어미 명태 확보는 개체 복원의 중요한 열쇱니다.

명태를 발견했다는 제보가 각지에서 잇따랐지만 대부분 숨이 멎은 뒤였습니다.

마침내 2015년 1월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 눈동자가 생생한 '희망의 씨'를 찾았습니다.

암컷으로부터 얻은 수정란을 인공 부화시켜 어린 치어를 탄생시켰습니다.

갓 태어난 명태 치어들, 마치 봄날 개울가 송사리떼 같습니다.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이렇게 등번호, 이력관리용 전자칩을 달고 동해로 방류됩니다.

명태 개체수를 인공 증식하는 이른바 명태 복원 프로젝틉니다.

지금까지 치어 163만 마리를 동해로 돌려보냈습니다.

명태는 바다 깊은 곳에서 자라 몸에 좋은 미네랄을 듬뿍 먹고 자란다죠.

음식이자 보약인 명태가 다시 동해를 주름잡을 그 날이 언제일지,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씨 마른 국산 명태, 돌아와주오”…국내 복원 박차
    • 입력 2022-03-17 18:03:45
    • 수정2022-03-17 18:31:38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길고 홀쭉한 몸통에 짧은 턱, 이름마저 정겨운 명태입니다.

명태가 어떤 생선인가.

멸치 다음으로 많이 찾는 국민 생선입니다.

갓 잡은 생태부터 얼린 동태, 바짝 말린 북어, 반만 말린 코다리, 내장은 창난젓, 알은 명란젓, 머리는 아가미젓으로 담갔습니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맛깔스런 음식으로 만들어낸 지혜는 예술에 가깝습니다.

최근 명태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3주 새 13% 가까이 뛰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명태 60% 이상이 바로 '러시아'산이기 때문입니다.

80년대 초만 해도 이 땅엔 국산 명태 천지였습니다.

개가 물어가도 쫓지 않던 생선이었습니다.

[대한뉴스/1981년 : "명태 대풍을 맞은 동해안은 올들어 최고의 경기를 맞고 있습니다."]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

명태전은 제사상에 빠지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국이나 찌개로 쓰린 속을 달랬습니다.

명태 구이나 김치,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힙니다.

하지만 어린 명태, 노가리 잡이가 허용되면서 운명이 갈렸습니다.

알을 배기도 전에 잡아들여 씨가 말랐습니다.

1980년대 16만 톤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더니 2008년엔 어획량 '제로'. 올 것이 왔습니다.

해수온 상승을 부른 지구 온난화 영향도 큽니다.

최근 50년간 한국 연근해 수온은 약 1.05℃ 올랐습니다.

해수온 1도 상승은 육지에서 5도 이상의 변화와 맞먹습니다.

국산 명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보니 급기야 현상금까지 내걸렸습니다.

'명태를 찾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사례금 50만 원을 내걸고 활어, 즉 살아있는 명태 찾기에 나섰습니다.

명태 암컷 한마리가 많게는 100만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살아있는 어미 명태 확보는 개체 복원의 중요한 열쇱니다.

명태를 발견했다는 제보가 각지에서 잇따랐지만 대부분 숨이 멎은 뒤였습니다.

마침내 2015년 1월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 눈동자가 생생한 '희망의 씨'를 찾았습니다.

암컷으로부터 얻은 수정란을 인공 부화시켜 어린 치어를 탄생시켰습니다.

갓 태어난 명태 치어들, 마치 봄날 개울가 송사리떼 같습니다.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이렇게 등번호, 이력관리용 전자칩을 달고 동해로 방류됩니다.

명태 개체수를 인공 증식하는 이른바 명태 복원 프로젝틉니다.

지금까지 치어 163만 마리를 동해로 돌려보냈습니다.

명태는 바다 깊은 곳에서 자라 몸에 좋은 미네랄을 듬뿍 먹고 자란다죠.

음식이자 보약인 명태가 다시 동해를 주름잡을 그 날이 언제일지,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