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무연고자 장례 지연까지…안치실 ‘포화’ 악화일로

입력 2022.03.31 (21:37) 수정 2022.03.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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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식장 시신 안치실이 포화 상태라는 소식, 얼마전 전해드렸는데요.

여기에 장례를 치르지 못해 길게는 몇 달씩 안치돼 있는 무연고 사망자들도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의 시신 안치실입니다.

최대 마흔 구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안치실 자리의 여분은 서너 기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시신 안치실에는 유족을 찾기 어려운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도 15구나 보관돼 있습니다.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관계자 : "발인 일자가 계속 지연이 되면서, 고인분들이 계속 옆으로 쭉쭉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엄청 힘든 상황이네요."]

다른 장례식장 안치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곳의 시신 안치실엔 한 무연고자 시신이 석 달째 보관 중입니다.

[서울 강동구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한 분은 한 달 반, 두 달 정도 된 것 같고요. 한 분은 석 달 정도 된 것 같고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치르기까지 거쳐야 할 행정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유족을 찾아 시신 인수 의사를 확인하고, 거부할 경우 다시 2주를 기다린 다음 시신 처리 위임서를 받아야 합니다.

[박일도/한국장례협회장 :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다 보니까, 일반인들까지도 그 안치실을 사용할 수 없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절차도 복잡하지만, 인력과 시설 문제로 서울시 공영장례업체가 대행하는 무연고자의 장례도 하루 4건에 불과합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20년 한 달 평균 55명에서 올해는 80명 가까이로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보다 원활하게 장례를 치르려면, 무연고 사망자 처리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 기자:최석규/영상 편집:김형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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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무연고자 장례 지연까지…안치실 ‘포화’ 악화일로
    • 입력 2022-03-31 21:37:46
    • 수정2022-03-31 21: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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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식장 시신 안치실이 포화 상태라는 소식, 얼마전 전해드렸는데요.

여기에 장례를 치르지 못해 길게는 몇 달씩 안치돼 있는 무연고 사망자들도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의 시신 안치실입니다.

최대 마흔 구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안치실 자리의 여분은 서너 기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시신 안치실에는 유족을 찾기 어려운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도 15구나 보관돼 있습니다.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관계자 : "발인 일자가 계속 지연이 되면서, 고인분들이 계속 옆으로 쭉쭉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엄청 힘든 상황이네요."]

다른 장례식장 안치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곳의 시신 안치실엔 한 무연고자 시신이 석 달째 보관 중입니다.

[서울 강동구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한 분은 한 달 반, 두 달 정도 된 것 같고요. 한 분은 석 달 정도 된 것 같고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치르기까지 거쳐야 할 행정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유족을 찾아 시신 인수 의사를 확인하고, 거부할 경우 다시 2주를 기다린 다음 시신 처리 위임서를 받아야 합니다.

[박일도/한국장례협회장 :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다 보니까, 일반인들까지도 그 안치실을 사용할 수 없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절차도 복잡하지만, 인력과 시설 문제로 서울시 공영장례업체가 대행하는 무연고자의 장례도 하루 4건에 불과합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20년 한 달 평균 55명에서 올해는 80명 가까이로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보다 원활하게 장례를 치르려면, 무연고 사망자 처리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 기자:최석규/영상 편집:김형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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