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XX야!” 또 경비원에 갑질…금지법만으론 미흡

입력 2022.04.23 (06:44) 수정 2022.04.2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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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작년 5월,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 씨가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죠.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 등이 제정돼 일부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경비원들이 폭언,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경비원에게 거친 욕설을 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 "시끄러워 이 XX들 팀장 오라 그래봐. 팀장오라 그래. 비켜.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이렇게 시간이 남아? 빨리 비켜, 비키세요. 아저씨. 비키세요, 아저씨."]

들고 있던 종이로 경비원의 얼굴을 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경비원 : "야! 이렇게 붙여 너나, 이렇게 붙여 놓으나 똑같은 거니까 하지마. (사장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사람 얼굴 치셨죠.)"]

발단은 주차 문제였습니다.

남성이 문제 삼은 종이는 이 주차 위반 안내문입니다.

당시 남성이 자신의 SUV 차량을 경차전용주차구역에 세웠고 경비원이 이 안내문을 차량 앞 유리에 두고 온 겁니다.

정당한 업무를 하다 화를 입은 건데,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라고 합니다.

[피해 경비원/음성변조 : "또, 또 이런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주차하시면 안 된다고 하면 칼로 찔러 버리겠다고 하셨던 분도 계시고..."]

보다 못한 다른 입주민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딱 보는데 욕도 하시는 것 같고, 보안팀은 입주민이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2020년 경비원 고 최희석 씨의 사망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 등이 마련됐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상담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는 분위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올 4월까지 관내에 접수된 경비노동자 피해 상담 사례 218건 가운데 '갑질'과 관련된 건 10건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 "우리 사회에서 갑, 을, 병 중에 병이거든요. 개별 아파트 경비 노동자가 관리사무소나 입주민들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부담이 되거든요."]

갑질과 괴롭힘은 판단이 모호한 경우도 많아, 법적 처벌 기준을 더 구체화시킬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경비원과 상생하는 모범 아파트 단지에는 재건축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현민/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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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XX야!” 또 경비원에 갑질…금지법만으론 미흡
    • 입력 2022-04-23 06:44:45
    • 수정2022-04-23 06:52:34
    뉴스광장 1부
[앵커]

재작년 5월,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 씨가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죠.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 등이 제정돼 일부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경비원들이 폭언,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경비원에게 거친 욕설을 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 "시끄러워 이 XX들 팀장 오라 그래봐. 팀장오라 그래. 비켜.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이렇게 시간이 남아? 빨리 비켜, 비키세요. 아저씨. 비키세요, 아저씨."]

들고 있던 종이로 경비원의 얼굴을 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경비원 : "야! 이렇게 붙여 너나, 이렇게 붙여 놓으나 똑같은 거니까 하지마. (사장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사람 얼굴 치셨죠.)"]

발단은 주차 문제였습니다.

남성이 문제 삼은 종이는 이 주차 위반 안내문입니다.

당시 남성이 자신의 SUV 차량을 경차전용주차구역에 세웠고 경비원이 이 안내문을 차량 앞 유리에 두고 온 겁니다.

정당한 업무를 하다 화를 입은 건데,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라고 합니다.

[피해 경비원/음성변조 : "또, 또 이런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주차하시면 안 된다고 하면 칼로 찔러 버리겠다고 하셨던 분도 계시고..."]

보다 못한 다른 입주민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딱 보는데 욕도 하시는 것 같고, 보안팀은 입주민이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2020년 경비원 고 최희석 씨의 사망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 등이 마련됐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상담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는 분위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올 4월까지 관내에 접수된 경비노동자 피해 상담 사례 218건 가운데 '갑질'과 관련된 건 10건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 "우리 사회에서 갑, 을, 병 중에 병이거든요. 개별 아파트 경비 노동자가 관리사무소나 입주민들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부담이 되거든요."]

갑질과 괴롭힘은 판단이 모호한 경우도 많아, 법적 처벌 기준을 더 구체화시킬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경비원과 상생하는 모범 아파트 단지에는 재건축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현민/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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