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관영 도지사 후보 석사 논문 표절 의혹…문장 218개 ‘동일’

입력 2022.05.25 (19:24) 수정 2022.05.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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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는 1995년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낸 논문을 KBS가 검증해봤더니, 인용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상당한 분량을 다른 논문에서 가져다 쓴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오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썼다는 서울대 행정학 석사 논문.

'오염배출권 거래제도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1995년 2월 발간됐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전체 104 페이지 분량 가운데 41페이지에서 표절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김 후보 논문보다 1년가량 먼저 나온 두 연구논문에서 문장과 표까지 그대로 가져다 쓴 흔적입니다.

취재진이 김 후보 석사 논문 전체 문장을 분석해 대조해보니, 표절 정황이 확인된 41페이지 가운데 2백18개 문장은 동일했고, 18개 문장은 길이를 조금 줄이거나 서술 방식을 달리한 수준이었습니다.

연속되는 단어의 한자 표기만 바꾸는 꼼수는 거의 모든 문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원저자가 단 인용 표기까지 그대로 베낀 것으로 의심되는 '재인용 표절' 정황도 적지 않습니다.

김 후보는 당시 논문에서 단락 첫머리 일부에만 출처를 표시하거나 베껴 쓴 논문의 제목만 참고문헌 목록에 올렸습니다.

특히 원저자가 "총량규제 대신 권역별 관리제도로 부르자"고 한 정책 제안을 "관리제도로 명명하는 게 좋을 듯 하다"로 표현만 바꿔 자기 의견인 듯 서술했는데, 당시 논문 표절과 관련해 명시된 기준이 없었던 걸 감안해도 연구 윤리 부정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엄창섭/대학연구윤리협의회장/고려대 의대 교수 : "굉장히 독창적인 (원저자) 개인의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경우 방법론에 인용 (표기를) 안 하면 심각한 표절이 되죠."]

2019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시절 김 후보는 다주택 보유 등의 문제로 결국 낙마한 최정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의혹을 두고 청와대 인사검증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관영/당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이제 청와대는 세금 탈루와 논문 표절쯤은 아무런 문제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계속된 인사 참사를 불러온 조국 민정수석을 이제는 놓아줘야 합니다."]

김관영 후보 측은 이번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당시 지도교수의 꼼꼼한 지도 아래 작성된 만큼, 연구 부정 여부는 고려하지 못했다." 라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3년 전 최정호 당시 장관 후보자와 비슷한 해명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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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김관영 도지사 후보 석사 논문 표절 의혹…문장 218개 ‘동일’
    • 입력 2022-05-25 19:24:33
    • 수정2022-05-25 20:01:42
    뉴스7(전주)
[앵커]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는 1995년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낸 논문을 KBS가 검증해봤더니, 인용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상당한 분량을 다른 논문에서 가져다 쓴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오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관영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썼다는 서울대 행정학 석사 논문.

'오염배출권 거래제도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1995년 2월 발간됐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전체 104 페이지 분량 가운데 41페이지에서 표절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김 후보 논문보다 1년가량 먼저 나온 두 연구논문에서 문장과 표까지 그대로 가져다 쓴 흔적입니다.

취재진이 김 후보 석사 논문 전체 문장을 분석해 대조해보니, 표절 정황이 확인된 41페이지 가운데 2백18개 문장은 동일했고, 18개 문장은 길이를 조금 줄이거나 서술 방식을 달리한 수준이었습니다.

연속되는 단어의 한자 표기만 바꾸는 꼼수는 거의 모든 문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원저자가 단 인용 표기까지 그대로 베낀 것으로 의심되는 '재인용 표절' 정황도 적지 않습니다.

김 후보는 당시 논문에서 단락 첫머리 일부에만 출처를 표시하거나 베껴 쓴 논문의 제목만 참고문헌 목록에 올렸습니다.

특히 원저자가 "총량규제 대신 권역별 관리제도로 부르자"고 한 정책 제안을 "관리제도로 명명하는 게 좋을 듯 하다"로 표현만 바꿔 자기 의견인 듯 서술했는데, 당시 논문 표절과 관련해 명시된 기준이 없었던 걸 감안해도 연구 윤리 부정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엄창섭/대학연구윤리협의회장/고려대 의대 교수 : "굉장히 독창적인 (원저자) 개인의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경우 방법론에 인용 (표기를) 안 하면 심각한 표절이 되죠."]

2019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시절 김 후보는 다주택 보유 등의 문제로 결국 낙마한 최정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의혹을 두고 청와대 인사검증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관영/당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이제 청와대는 세금 탈루와 논문 표절쯤은 아무런 문제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계속된 인사 참사를 불러온 조국 민정수석을 이제는 놓아줘야 합니다."]

김관영 후보 측은 이번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당시 지도교수의 꼼꼼한 지도 아래 작성된 만큼, 연구 부정 여부는 고려하지 못했다." 라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3년 전 최정호 당시 장관 후보자와 비슷한 해명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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