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월세는 세입자 선택…자의일까? 타의일까?

입력 2022.06.15 (21:42) 수정 2022.06.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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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 월세나 반전세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40% 가까이가 월세를 낀 거래였습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뒤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전국적으로 봐도, 지난 4월 월세 거래가 전세를 처음으로 앞질렀습니다.

예전에 월세는 집주인은 원해도, 세입자는 다달이 나가는 돈 부담돼서 피하는 거래였는데 요즘은 월세를 받겠다는 집주인보다 월세를 살겠다는 세입자 수요가 더 많다고 합니다.

치솟는 금리에 전세대출 이자 내느니 월세가 낫다는 건데 현장 목소리, 계현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집주인은 전용면적 59㎡인 집을 8억 5천만 원에 전세로 내놨는데, 계약은 보증금 6억 원에 월세 80만 원, 이른바 반전세로 이뤄졌습니다.

오른 전세 대출 금리에 세입자가 먼저 반전세를 제안했습니다.

[배찬석/공인중개사 : "임차인들이 굳이 은행을 이용했을 때는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 있는데, 시장금리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월세를 그냥 계약 경우가 많습니다."]

영등포구의 이 아파트 단지도 최근 월세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인근 부동산/음성변조 : "(이곳 전·월세 전환율이) 3%가 약간 더 된다고 보면 되죠. 금리가 오르니까 월세를 좀 더 찾고, 굳이 전세대출 받아서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죠)."]

실제 지난해 8월부터 기준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전세 대출 최고 금리가, 보증금을 월세로 돌렸을 때 이율인 전·월세 전환율을 앞질렀습니다.

세입자로선 은행 빚 내 이자 내는 것보다 월세가 유리한 겁니다.

집주인도 2%도 안 되는 예금 금리를 감안하면 보증금을 예금하고 이자 받는 것보다 월세가 이득입니다.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다만, 이런 월세화 현상.

고금리뿐 아니라, 부쩍 올라버린 전셋값 영향도 큽니다.

[함영진/직방 빅데이터랩장 : "2년 사이 전셋값이 상당히 오르니까 같은 동네 살려면 그 차이를 메워야 되는데, 어쩔 수 없이 타의 반 그 차이를 대출보다 월세로 찾는 경향이 짙습니다."]

다만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지금의 금리와 전셋값이 반영된 것인 만큼 우리 임대차 시장의 특징인 전세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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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월세는 세입자 선택…자의일까? 타의일까?
    • 입력 2022-06-15 21:42:55
    • 수정2022-06-15 21: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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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 월세나 반전세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40% 가까이가 월세를 낀 거래였습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뒤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전국적으로 봐도, 지난 4월 월세 거래가 전세를 처음으로 앞질렀습니다.

예전에 월세는 집주인은 원해도, 세입자는 다달이 나가는 돈 부담돼서 피하는 거래였는데 요즘은 월세를 받겠다는 집주인보다 월세를 살겠다는 세입자 수요가 더 많다고 합니다.

치솟는 금리에 전세대출 이자 내느니 월세가 낫다는 건데 현장 목소리, 계현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집주인은 전용면적 59㎡인 집을 8억 5천만 원에 전세로 내놨는데, 계약은 보증금 6억 원에 월세 80만 원, 이른바 반전세로 이뤄졌습니다.

오른 전세 대출 금리에 세입자가 먼저 반전세를 제안했습니다.

[배찬석/공인중개사 : "임차인들이 굳이 은행을 이용했을 때는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 있는데, 시장금리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월세를 그냥 계약 경우가 많습니다."]

영등포구의 이 아파트 단지도 최근 월세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인근 부동산/음성변조 : "(이곳 전·월세 전환율이) 3%가 약간 더 된다고 보면 되죠. 금리가 오르니까 월세를 좀 더 찾고, 굳이 전세대출 받아서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죠)."]

실제 지난해 8월부터 기준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전세 대출 최고 금리가, 보증금을 월세로 돌렸을 때 이율인 전·월세 전환율을 앞질렀습니다.

세입자로선 은행 빚 내 이자 내는 것보다 월세가 유리한 겁니다.

집주인도 2%도 안 되는 예금 금리를 감안하면 보증금을 예금하고 이자 받는 것보다 월세가 이득입니다.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다만, 이런 월세화 현상.

고금리뿐 아니라, 부쩍 올라버린 전셋값 영향도 큽니다.

[함영진/직방 빅데이터랩장 : "2년 사이 전셋값이 상당히 오르니까 같은 동네 살려면 그 차이를 메워야 되는데, 어쩔 수 없이 타의 반 그 차이를 대출보다 월세로 찾는 경향이 짙습니다."]

다만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지금의 금리와 전셋값이 반영된 것인 만큼 우리 임대차 시장의 특징인 전세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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