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상담하다 ‘스트레스 장애’…치료는 자비로?

입력 2022.08.25 (21:46) 수정 2022.08.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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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부대 안엔 병영생활 상담관이란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병들의 각종 고충을 상담해 주는데, 모두 민간인들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 상담관들이 업무 스트레스와 고용 불안 등의 고충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육군 부대에서 병영생활 상담관으로 5년 넘게 일한 이 모 씨, 한 해에 담당 부대에서 3건의 극단적 선택 사고가 났습니다.

[이○○/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사고 후에)얼마 안 있다가 제가 이제 상담을 진행했었던 병사가 또 이제.. 일단 슬픈 마음이 제일 컸었고 죄책감들 이런 것들(감정)이 또 올라오더라고요."]

갑자기 온 수면 장애, 4개월간의 정신과 치료로 이어졌지만 군의 지원은 없었습니다.

[이○○/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업무상 재해인 게 분명한데 이거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구나..."]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산재 신청을 한 상담관도 있습니다.

40여 차례의 상담과 2년여의 정신과 치료, 모두 자비로 했습니다.

[이△△/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일에 지장을 주고 스스로도 너무나 견디기가 힘들다고 느껴져서..."]

노조에서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이 외부 상담을 받는데, 대부분 자비 치료였습니다.

군부대에 소속된 상담관은 630명, 모두 민간인 신분입니다.

1명이 서너 개 대대를 맡다 보니 장거리 출장도 잦습니다.

[김○○/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왕복) 12시간 운전을 해서 두 시간 반 내담자 만나고 오는 거예요. 섹터가 너무 넓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지속 상담을 할 수가 없어요."]

국방부 훈령 상 상담관들은 기간제로 5년을 일해야 무기계약직 전환이 가능합니다.

매년 7차례 지휘관 등의 평가를 받는데, 평균 근속 연한은 3년 10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고용도 불안합니다.

[최○○/병영생활전문상담관 : "'넌 재계약이 안 됐다' 이러면 이제 그냥 끝인 거죠.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른다..."]

이 때문에 인권위도 '최소 5년 근무' 조건을 줄여, 불안정한 지위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철/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 "'장병들의 심리 안정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봤을 때도 독자적으로 심리 업무에 전담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

국방부는 상담관의 정신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인권위 의견을 고려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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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병 상담하다 ‘스트레스 장애’…치료는 자비로?
    • 입력 2022-08-25 21:46:25
    • 수정2022-08-26 07:01:22
    뉴스 9
[앵커]

군부대 안엔 병영생활 상담관이란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병들의 각종 고충을 상담해 주는데, 모두 민간인들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 상담관들이 업무 스트레스와 고용 불안 등의 고충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육군 부대에서 병영생활 상담관으로 5년 넘게 일한 이 모 씨, 한 해에 담당 부대에서 3건의 극단적 선택 사고가 났습니다.

[이○○/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사고 후에)얼마 안 있다가 제가 이제 상담을 진행했었던 병사가 또 이제.. 일단 슬픈 마음이 제일 컸었고 죄책감들 이런 것들(감정)이 또 올라오더라고요."]

갑자기 온 수면 장애, 4개월간의 정신과 치료로 이어졌지만 군의 지원은 없었습니다.

[이○○/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업무상 재해인 게 분명한데 이거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구나..."]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산재 신청을 한 상담관도 있습니다.

40여 차례의 상담과 2년여의 정신과 치료, 모두 자비로 했습니다.

[이△△/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일에 지장을 주고 스스로도 너무나 견디기가 힘들다고 느껴져서..."]

노조에서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이 외부 상담을 받는데, 대부분 자비 치료였습니다.

군부대에 소속된 상담관은 630명, 모두 민간인 신분입니다.

1명이 서너 개 대대를 맡다 보니 장거리 출장도 잦습니다.

[김○○/병영생활전문상담관 : "(왕복) 12시간 운전을 해서 두 시간 반 내담자 만나고 오는 거예요. 섹터가 너무 넓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지속 상담을 할 수가 없어요."]

국방부 훈령 상 상담관들은 기간제로 5년을 일해야 무기계약직 전환이 가능합니다.

매년 7차례 지휘관 등의 평가를 받는데, 평균 근속 연한은 3년 10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고용도 불안합니다.

[최○○/병영생활전문상담관 : "'넌 재계약이 안 됐다' 이러면 이제 그냥 끝인 거죠.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른다..."]

이 때문에 인권위도 '최소 5년 근무' 조건을 줄여, 불안정한 지위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철/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 "'장병들의 심리 안정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봤을 때도 독자적으로 심리 업무에 전담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

국방부는 상담관의 정신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인권위 의견을 고려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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