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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국립대 교수 채용’ 공판, 전임 총장까지 증인 채택 배경은?
입력 2022.09.02 (06:02) 수정 2022.09.02 (06:19) 취재후·사건후

지난달(8월) 30일 창원지법 123호 법정. 국립 창원대학교 교수 채용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신문사 임원과 전직 창원대 산학협력중점교수의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들은 2016년 1월 음악과 교수 지원자의 부모에게 "학교 발전기금을 현금으로 내면, 책임지고 교수로 임용시켜 주겠다"라고 약속해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립 창원대학교 관계자 2명 증인 채택...전임 총장 측 "사건과 무관"

검찰은 이날 제3의 인물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한 명은 최근 퇴직한 창원대 전 교수입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이들의 범행 당시 창원대 총장이었던 현직 교수입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주요 참고인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인물로, 검찰의 증인 신청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인 채택 된 창원대 전임 총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사건과의 관련성을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구속된 전직 신문사 임원이 당시 자신에게 "부정한 방법의 교수 채용을 청탁했다"라면서도 자신은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창원대의 인사는 총장이 관여할 수도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임 총장을 포함한 창원대 전·현직 교수 2명에 대한 증인 신문 공판은 오는 15일로 잡혔습니다.

알선수재 사건뿐 아닙니다. 음악과 현직 교수(지난해 직위해제)는 지원자에게 2억 원대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1심 공판이 진행 중입니다. 사건 당시 녹취록과 수사기록, 법정 증언들(“브로커 두면 돈 올라” 녹취록에 담긴 추가 의혹)을 보면 이 사건을 특정인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포착됩니다.

국립 창원대 음악과 교수 지원자가 전·현직 교수 2명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국립 창원대 음악과 교수 지원자가 전·현직 교수 2명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

시일이 흘러 수사기관이 다 규명하지 못한 의혹들도 여전합니다. 돈을 주면 교수로 채용해주겠다는 이 불의한 약속이 어떻게 국립대 안에서 유효했는지, 상식적이지 않은 약속이 특정한 학과(음악과)를 중심으로 반복된 배경 역시 규명해야 할 과제입니다.

학과별 정원 배정 규정과 세부 전공 선정 과정이 적합한지, 외부 심사위원의 비율이나 심사위원 선정 방식에서 담합(점수 몰아주기) 가능성이 없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교수님의 집요한 돈 요구, 거절의 대가는?

현대음악 작곡가인 A 씨는 한때 스승이었던 현직 교수의 뇌물 요구를 거절했고,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폭로한 인물입니다. 돈을 주고 교수가 되었더라면, 자신 역시 또 다른 지원자들을 상대로 돈을 요구하며 살아갔을 것이며, 각종 콩쿠르와 마스터 클래스, 먼 이국 땅에서 유학하며 키워온 음악가의 꿈을 그렇게 초라한 미래와 바꾸고 싶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폭로의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2021학년도 1학기 교수 채용의 사실상 마지막 문턱에서 1순위 임용 후보자가 되었지만, 최종 면접을 보지 못한 채 채용 절차는 중단됐습니다. (석연치 않은 ‘두 차례 채용 중단’…지원자·학생들만 피해)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 교수는 A 씨의 채용 절차를 중단시킨 것도 모자라, 지난해에는 A 씨를 뇌물 공여와 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명절 때 포도를 보낸 걸 문제 삼았는데, 보관해둔 영수증 덕분에 해당 사건은 모두 '불송치' 되었습니다.

현재 창원대 음악과는 학부 전공이 한 명도 없는 '음악이론과 음악교육' 전공 교수 채용 공고를 내고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통상 작곡과 교수가 음악이론 수업을 담당하는데, 공고에 나온 지원 자격 조건은 '음악이론 박사학위 소지자'로 제한되었습니다. '작곡' 박사 학위만 있는 A 씨는 이 추가 공고에도 지원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혹여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힐까, 학교를 상대로 소송조차 못 하는 상황입니다.

■창원대 대학본부 “일부 교수님들 일탈"일 뿐?

창원대 음악과 교수채용 관련 KBS 연속 보도가 나간 뒤, 창원대는 총장 명의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음악과 교수 채용을 놓고 전·현직 교수 2명이 구속된 이번 사건에 대해 대학은 '일부 교수님들의 일탈로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된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발 방지와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국립 창원대학교 대학 본부국립 창원대학교 대학 본부

하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소된 전·현직 교수 외에도 학교 관계자 상당수가 이미 수사 기관에서 피고인이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임 총장을 포함한 관계자 2명이 법정 증인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일부 교수님들의 일탈'로 섣불리 규정하기 이전에,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단된 '작곡' 전공 교수 채용 문제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창원대 음악과 동문회는 이제라도 당시 교원 채용심의위 결정이 적절했는지를 대학 본부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심의위가 열릴 당시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해당 교수(당시 기소 전)가 회의장에 와서 심의위원들을 면담했다"라며 이 같은 행동이 심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창원대 임용 시행 세칙상 채용 심의위는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심의ㆍ의결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작곡과 채용 중단이 결정될 당시 최종 표결 결과는 5:6이었습니다. 정상적으로 진행된 채용 절차를, 단 한 표차로 중단시킨 심의위의 결정에는 분명 다툼의 소지가 있습니다.

창원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구성원들의 자긍심이 손상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 해소되지 않은 물음에 대한 대학 본부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답변이야말로 이 약속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겁니다.
  • [취재후] ‘국립대 교수 채용’ 공판, 전임 총장까지 증인 채택 배경은?
    • 입력 2022-09-02 06:02:39
    • 수정2022-09-02 06:19:02
    취재후·사건후

지난달(8월) 30일 창원지법 123호 법정. 국립 창원대학교 교수 채용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신문사 임원과 전직 창원대 산학협력중점교수의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들은 2016년 1월 음악과 교수 지원자의 부모에게 "학교 발전기금을 현금으로 내면, 책임지고 교수로 임용시켜 주겠다"라고 약속해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립 창원대학교 관계자 2명 증인 채택...전임 총장 측 "사건과 무관"

검찰은 이날 제3의 인물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한 명은 최근 퇴직한 창원대 전 교수입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이들의 범행 당시 창원대 총장이었던 현직 교수입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주요 참고인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인물로, 검찰의 증인 신청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인 채택 된 창원대 전임 총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사건과의 관련성을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구속된 전직 신문사 임원이 당시 자신에게 "부정한 방법의 교수 채용을 청탁했다"라면서도 자신은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창원대의 인사는 총장이 관여할 수도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임 총장을 포함한 창원대 전·현직 교수 2명에 대한 증인 신문 공판은 오는 15일로 잡혔습니다.

알선수재 사건뿐 아닙니다. 음악과 현직 교수(지난해 직위해제)는 지원자에게 2억 원대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1심 공판이 진행 중입니다. 사건 당시 녹취록과 수사기록, 법정 증언들(“브로커 두면 돈 올라” 녹취록에 담긴 추가 의혹)을 보면 이 사건을 특정인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포착됩니다.

국립 창원대 음악과 교수 지원자가 전·현직 교수 2명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국립 창원대 음악과 교수 지원자가 전·현직 교수 2명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

시일이 흘러 수사기관이 다 규명하지 못한 의혹들도 여전합니다. 돈을 주면 교수로 채용해주겠다는 이 불의한 약속이 어떻게 국립대 안에서 유효했는지, 상식적이지 않은 약속이 특정한 학과(음악과)를 중심으로 반복된 배경 역시 규명해야 할 과제입니다.

학과별 정원 배정 규정과 세부 전공 선정 과정이 적합한지, 외부 심사위원의 비율이나 심사위원 선정 방식에서 담합(점수 몰아주기) 가능성이 없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교수님의 집요한 돈 요구, 거절의 대가는?

현대음악 작곡가인 A 씨는 한때 스승이었던 현직 교수의 뇌물 요구를 거절했고,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폭로한 인물입니다. 돈을 주고 교수가 되었더라면, 자신 역시 또 다른 지원자들을 상대로 돈을 요구하며 살아갔을 것이며, 각종 콩쿠르와 마스터 클래스, 먼 이국 땅에서 유학하며 키워온 음악가의 꿈을 그렇게 초라한 미래와 바꾸고 싶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폭로의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2021학년도 1학기 교수 채용의 사실상 마지막 문턱에서 1순위 임용 후보자가 되었지만, 최종 면접을 보지 못한 채 채용 절차는 중단됐습니다. (석연치 않은 ‘두 차례 채용 중단’…지원자·학생들만 피해)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 교수는 A 씨의 채용 절차를 중단시킨 것도 모자라, 지난해에는 A 씨를 뇌물 공여와 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명절 때 포도를 보낸 걸 문제 삼았는데, 보관해둔 영수증 덕분에 해당 사건은 모두 '불송치' 되었습니다.

현재 창원대 음악과는 학부 전공이 한 명도 없는 '음악이론과 음악교육' 전공 교수 채용 공고를 내고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통상 작곡과 교수가 음악이론 수업을 담당하는데, 공고에 나온 지원 자격 조건은 '음악이론 박사학위 소지자'로 제한되었습니다. '작곡' 박사 학위만 있는 A 씨는 이 추가 공고에도 지원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혹여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힐까, 학교를 상대로 소송조차 못 하는 상황입니다.

■창원대 대학본부 “일부 교수님들 일탈"일 뿐?

창원대 음악과 교수채용 관련 KBS 연속 보도가 나간 뒤, 창원대는 총장 명의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음악과 교수 채용을 놓고 전·현직 교수 2명이 구속된 이번 사건에 대해 대학은 '일부 교수님들의 일탈로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된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발 방지와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국립 창원대학교 대학 본부국립 창원대학교 대학 본부

하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소된 전·현직 교수 외에도 학교 관계자 상당수가 이미 수사 기관에서 피고인이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임 총장을 포함한 관계자 2명이 법정 증인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일부 교수님들의 일탈'로 섣불리 규정하기 이전에,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단된 '작곡' 전공 교수 채용 문제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창원대 음악과 동문회는 이제라도 당시 교원 채용심의위 결정이 적절했는지를 대학 본부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심의위가 열릴 당시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해당 교수(당시 기소 전)가 회의장에 와서 심의위원들을 면담했다"라며 이 같은 행동이 심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창원대 임용 시행 세칙상 채용 심의위는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심의ㆍ의결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작곡과 채용 중단이 결정될 당시 최종 표결 결과는 5:6이었습니다. 정상적으로 진행된 채용 절차를, 단 한 표차로 중단시킨 심의위의 결정에는 분명 다툼의 소지가 있습니다.

창원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구성원들의 자긍심이 손상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 해소되지 않은 물음에 대한 대학 본부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답변이야말로 이 약속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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