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출자출연]③ 출자·출연 기관장의 절반 ‘공무원 출신’

입력 2022.09.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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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강원 출자출연기관 기관장 절반 '공무원 출신'
"공무원 출신이 조직 통솔 능력 우수"
"인사 적체 해소 및 퇴직자 자리 마련"

KBS춘천은 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의 설립 현황과 재무현황을 잇달아 분석했습니다. 전국에서 재정 여건이 비해 기관 수가 가장 많은 것도 모자라, 기관의 40%가 적자 경영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시군까지 확대하면 업무 중복 문제도 많다는 걸 짚었습니다.
(참고 기사 ① 출자·출연기관 ‘우후죽순’…강원도, 전국 최다 ② 출자출연기관, 만성 부채·적자에 업무 중복까지)

이번에는 강원도의 출자·출연기관 역대 기관장 이력을 살폈습니다. 강원도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 원 안팎인데요. 이들이 소위 말하는 '밥값'을 하는 사람들인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 강원 출자출연 기관장의 50% '공무원 출신'

강원도 출자출연기관 역대 공모 기관장 78명 가운데 51%가 퇴직 공무원이었다.강원도 출자출연기관 역대 공모 기관장 78명 가운데 51%가 퇴직 공무원이었다.

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의 역대 기관장은 총 78명입니다. 강원도지사나 경제부지사, 행정부지사 등이 당연직으로 이사장을 맡는 경우는 제외했습니다. 관선 시대 공무원 파견직도 뺐습니다. 오롯이 공개모집 등을 통해 뽑은 민간 이사장을 대상으로 살폈습니다.

그 결과, 78명 가운데 40명이 공무원 출신이었습니다. 51%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나머지는 교수 등 전문가이거나 공기업 출신 등이었습니다.

구체적인 기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춘천 레고랜드테마파크를 추친한 '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역대 기관장 6명 가운데 3명이 강원도청 국·과장 출신입니다. 각각 체육과장올림픽운영국 건설추진단장, 글로벌통상국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2008년 설립된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현직을 포함해 원장 4명이 모두 강원도 농정국장, 녹색국장, 에너지과장 등을 지내온 퇴직 공무원들입니다. 원장 모집공고문에 '관련 분야 4급 이상 공무원으로 근무 경력이 있는 자'라는 자격요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관련 분야라고 함은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산림, 농업, 산업경제, 기상, 건축 및 이와 유사한 분야'를 뜻해서 상당히 광범위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역대 원장 모두 전직 강원도 국·과장이었다.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역대 원장 모두 전직 강원도 국·과장이었다.

그동안 강원대학교 의과전문대학원 교수가 수장을 맡아온 '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은 최근엔 강원도 전력산업과장 출신이 그 자리를 맡았습니다.

2020년 설립된 ' 강원도일자리재단'의 이사장 2명 모두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을 역임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강원도일자리재단의 역대 원장 2명 모두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이 맡았다.강원도일자리재단의 역대 원장 2명 모두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이 맡았다.

■ "조직 통솔 능력 우수" Vs. "노후 일자리 보장"

강원도 산하기관 기관장으로 퇴직 공무원이 대거 포진했다는 사실에 대해 강원도가 내놓은 해명은 ' 조직 관리 능력'입니다. 기관장이라는 자리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조직 통솔 능력, 즉 리더십이 더 필요한 자리라는 겁니다.

강원도의 한 공무원은 "전문가가 오히려 업무 추진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공무원 출신이 이미 행정기관 내에 네트워크 등이 형성돼 있어서 업무를 수월하게 수행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강원도가 조직의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출자출연기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퇴직 공무원 출신의 한 전직 출자출연기관장은 "기관장 임기가 남아있었는데도 강원도의 인사 시즌과 맞물려서 다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라며 "공무원 출신 기관장들은 대부분 강원도 인사에 따라 움직인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또,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입장에서도 노후 일자리가 보장되는데다 기관장 자리에 앉아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한 출자출연기관의 내부 관계자는 "자리가 잡힐수록 전문가가 오는 게 맞는데, 공무원이 퇴직할 시기에 산하기관이 있으면 정년 연장도 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퇴직 공무원들이 업무 추진 능력이 높다고 하지만, 이들이 기관장으로 앉은 대부분 출자출연기관은 만성 적자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점도 비판적인 시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기관장 절반이 공무원 출신…“퇴직자 일자리용?”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46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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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출자출연]③ 출자·출연 기관장의 절반 ‘공무원 출신’
    • 입력 2022-09-04 17:02:30
    취재K
<strong>강원 출자출연기관 기관장 절반 '공무원 출신'<br /></strong><strong>"공무원 출신이 조직 통솔 능력 우수" </strong><br /><strong>"인사 적체 해소 및 퇴직자 자리 마련"</strong>
KBS춘천은 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의 설립 현황과 재무현황을 잇달아 분석했습니다. 전국에서 재정 여건이 비해 기관 수가 가장 많은 것도 모자라, 기관의 40%가 적자 경영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시군까지 확대하면 업무 중복 문제도 많다는 걸 짚었습니다.
(참고 기사 ① 출자·출연기관 ‘우후죽순’…강원도, 전국 최다 ② 출자출연기관, 만성 부채·적자에 업무 중복까지)

이번에는 강원도의 출자·출연기관 역대 기관장 이력을 살폈습니다. 강원도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 원 안팎인데요. 이들이 소위 말하는 '밥값'을 하는 사람들인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 강원 출자출연 기관장의 50% '공무원 출신'

강원도 출자출연기관 역대 공모 기관장 78명 가운데 51%가 퇴직 공무원이었다.
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의 역대 기관장은 총 78명입니다. 강원도지사나 경제부지사, 행정부지사 등이 당연직으로 이사장을 맡는 경우는 제외했습니다. 관선 시대 공무원 파견직도 뺐습니다. 오롯이 공개모집 등을 통해 뽑은 민간 이사장을 대상으로 살폈습니다.

그 결과, 78명 가운데 40명이 공무원 출신이었습니다. 51%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나머지는 교수 등 전문가이거나 공기업 출신 등이었습니다.

구체적인 기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춘천 레고랜드테마파크를 추친한 '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역대 기관장 6명 가운데 3명이 강원도청 국·과장 출신입니다. 각각 체육과장올림픽운영국 건설추진단장, 글로벌통상국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2008년 설립된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현직을 포함해 원장 4명이 모두 강원도 농정국장, 녹색국장, 에너지과장 등을 지내온 퇴직 공무원들입니다. 원장 모집공고문에 '관련 분야 4급 이상 공무원으로 근무 경력이 있는 자'라는 자격요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관련 분야라고 함은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산림, 농업, 산업경제, 기상, 건축 및 이와 유사한 분야'를 뜻해서 상당히 광범위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역대 원장 모두 전직 강원도 국·과장이었다.
그동안 강원대학교 의과전문대학원 교수가 수장을 맡아온 '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은 최근엔 강원도 전력산업과장 출신이 그 자리를 맡았습니다.

2020년 설립된 ' 강원도일자리재단'의 이사장 2명 모두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을 역임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강원도일자리재단의 역대 원장 2명 모두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이 맡았다.
■ "조직 통솔 능력 우수" Vs. "노후 일자리 보장"

강원도 산하기관 기관장으로 퇴직 공무원이 대거 포진했다는 사실에 대해 강원도가 내놓은 해명은 ' 조직 관리 능력'입니다. 기관장이라는 자리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조직 통솔 능력, 즉 리더십이 더 필요한 자리라는 겁니다.

강원도의 한 공무원은 "전문가가 오히려 업무 추진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공무원 출신이 이미 행정기관 내에 네트워크 등이 형성돼 있어서 업무를 수월하게 수행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강원도가 조직의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출자출연기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퇴직 공무원 출신의 한 전직 출자출연기관장은 "기관장 임기가 남아있었는데도 강원도의 인사 시즌과 맞물려서 다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라며 "공무원 출신 기관장들은 대부분 강원도 인사에 따라 움직인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또,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입장에서도 노후 일자리가 보장되는데다 기관장 자리에 앉아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한 출자출연기관의 내부 관계자는 "자리가 잡힐수록 전문가가 오는 게 맞는데, 공무원이 퇴직할 시기에 산하기관이 있으면 정년 연장도 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퇴직 공무원들이 업무 추진 능력이 높다고 하지만, 이들이 기관장으로 앉은 대부분 출자출연기관은 만성 적자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점도 비판적인 시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기관장 절반이 공무원 출신…“퇴직자 일자리용?”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46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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