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치고 빠뜨리고’…‘야간 해루질’ 동호회·해녀 충돌

입력 2022.11.16 (19:34) 수정 2022.11.16 (22: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둘러싸고 해녀와 레저 동호인 사이 갈등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까지 일어났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캄캄한 밤, 바닷가 마을에 욕설이 섞인 고성이 오갑니다.

["들어가지 마! 우리 바다에는 들어가지 마!"]

수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바다에 들어가려던 해루질 동호인들을 해녀들이 막아선 겁니다.

해경까지 출동했지만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잡지 말라고요, 잡지 말라고요!"]

바다에 빠지는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충돌이 벌어진 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이 과정에서 해녀 1명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동호인들은 잡은 문어를 빼앗기고 장비가 부서졌다며 일부 해녀를 고소했습니다.

[최현우/해루질 동호인 : "제 벨트를 잡고 "너랑 나랑 같이 빠져 죽자" 그렇게 하면서 밀쳤고. 한 차례 더 물에 빠뜨려서 (생명의 위협도 느꼈습니다.)"]

이곳은 마을 어장이 아닌 '어항 구역'으로 야간에 해루질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녀들은 어촌계와 수산물을 채취·관리하는 계약을 맺고 해삼과 전복 씨를 뿌리는 등 생업의 터로 가꾸는 곳이라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장영미/한림읍 귀덕1리 어촌계장 : "제주 지자체에서 좀 정리를 해 주셔야죠. 취미생활이 말이 됩니까, 그게. 취미? 우리는 생계가 걸려있습니다."]

지난 3월에도 서귀포시의 한 어항 구역에서 양측의 충돌이 일어나 고소전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제주해경에 접수된 해루질 관련 신고는 250여 건.

올해도 190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해루질 허용 시간과 포획 기준 등을 정하는 관련 법 개정안들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가운데 양측의 갈등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장하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밀치고 빠뜨리고’…‘야간 해루질’ 동호회·해녀 충돌
    • 입력 2022-11-16 19:34:20
    • 수정2022-11-16 22:19:31
    뉴스7(제주)
[앵커]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둘러싸고 해녀와 레저 동호인 사이 갈등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까지 일어났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캄캄한 밤, 바닷가 마을에 욕설이 섞인 고성이 오갑니다.

["들어가지 마! 우리 바다에는 들어가지 마!"]

수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바다에 들어가려던 해루질 동호인들을 해녀들이 막아선 겁니다.

해경까지 출동했지만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잡지 말라고요, 잡지 말라고요!"]

바다에 빠지는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충돌이 벌어진 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이 과정에서 해녀 1명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동호인들은 잡은 문어를 빼앗기고 장비가 부서졌다며 일부 해녀를 고소했습니다.

[최현우/해루질 동호인 : "제 벨트를 잡고 "너랑 나랑 같이 빠져 죽자" 그렇게 하면서 밀쳤고. 한 차례 더 물에 빠뜨려서 (생명의 위협도 느꼈습니다.)"]

이곳은 마을 어장이 아닌 '어항 구역'으로 야간에 해루질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녀들은 어촌계와 수산물을 채취·관리하는 계약을 맺고 해삼과 전복 씨를 뿌리는 등 생업의 터로 가꾸는 곳이라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장영미/한림읍 귀덕1리 어촌계장 : "제주 지자체에서 좀 정리를 해 주셔야죠. 취미생활이 말이 됩니까, 그게. 취미? 우리는 생계가 걸려있습니다."]

지난 3월에도 서귀포시의 한 어항 구역에서 양측의 충돌이 일어나 고소전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제주해경에 접수된 해루질 관련 신고는 250여 건.

올해도 190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해루질 허용 시간과 포획 기준 등을 정하는 관련 법 개정안들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가운데 양측의 갈등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장하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