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 육성으로 들어본 ‘18시 34분 이태원’

입력 2022.11.16 (21:03) 수정 2022.11.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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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수요일 밤 KBS 아홉시 뉴스입니다.

그날 밤 이태원.

한시라도 빨리 도움이 필요하다는 다급한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 112 신고입니다.

보름 넘게 지나 이렇게 되짚어보는 이유는 또 다시 뒤늦게 후회하고 아파해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비좁은 골목에서 겨우 빠져나와 '압사'를 막아달라 요청했던 신고자, 만나봤습니다.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10월 29일 저녁 6시 34분, 가족과 이태원을 찾았던 박 모 씨가 112에 전화를 건 건, 다급하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신고자 : "해밀톤 호텔 그 골목에 이마트24 있잖아요. 지금 사람들하고 올라가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위험하거든요."]

'압사' 가능성도 직접적으로 언급합니다.

[신고자 : "그러니까 사람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경찰관 :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 되고 막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것 같다는 거죠?"]

신고자 본인도 골목에 갇혔다 가까스로 탈출한 상황이었습니다.

[박○○/저녁 6시 34분 112 신고자 : "모여 있는 젊은 친구들보다 체구가 키가 작으니까 분명히 그런 대나무 숲속에 파묻힌 저 자신이 무섭고…."]

이 당시의 '공포'는 신고 녹취에서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신고자 : "네네.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그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사람들이 다 나와서 그 골목으로 다 들어가요."]

[경찰관 : "이태원 역에서, 아 그쪽에서 골목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들 막 인파로 섞여서?"]

신고자는 '통제'라는, 해법까지도 제시했습니다.

[신고자 :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이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좀 뺀 다음에 그 다음에 안으로 저기 들어오게 해줘야죠."]

[경찰관 : "네 알겠습니다. 경찰관이 출동해서 확인할게요."]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사고가 날 만큼 위험하진 않다며 신고 건을 종결 처리했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때 손을 썼더라면….' 하는 통한이, 신고자 마음에는 두고두고 남게 됐습니다.

[박○○/저녁 6시 34분 112 신고자 : "정말 속마음으로 '인간 띠라도 만들어서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릴까?'라는 그 생각을 했거든요. (참사가 터지고) 제가 염려했던 부분하고 너무 일치하는 부분을 보고서, 허탈하고…."]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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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 신고 육성으로 들어본 ‘18시 34분 이태원’
    • 입력 2022-11-16 21:03:57
    • 수정2022-11-17 08:54:17
    뉴스 9
[앵커]

안녕하십니까, 수요일 밤 KBS 아홉시 뉴스입니다.

그날 밤 이태원.

한시라도 빨리 도움이 필요하다는 다급한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 112 신고입니다.

보름 넘게 지나 이렇게 되짚어보는 이유는 또 다시 뒤늦게 후회하고 아파해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비좁은 골목에서 겨우 빠져나와 '압사'를 막아달라 요청했던 신고자, 만나봤습니다.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10월 29일 저녁 6시 34분, 가족과 이태원을 찾았던 박 모 씨가 112에 전화를 건 건, 다급하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신고자 : "해밀톤 호텔 그 골목에 이마트24 있잖아요. 지금 사람들하고 올라가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위험하거든요."]

'압사' 가능성도 직접적으로 언급합니다.

[신고자 : "그러니까 사람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경찰관 :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 되고 막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것 같다는 거죠?"]

신고자 본인도 골목에 갇혔다 가까스로 탈출한 상황이었습니다.

[박○○/저녁 6시 34분 112 신고자 : "모여 있는 젊은 친구들보다 체구가 키가 작으니까 분명히 그런 대나무 숲속에 파묻힌 저 자신이 무섭고…."]

이 당시의 '공포'는 신고 녹취에서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신고자 : "네네.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그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사람들이 다 나와서 그 골목으로 다 들어가요."]

[경찰관 : "이태원 역에서, 아 그쪽에서 골목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들 막 인파로 섞여서?"]

신고자는 '통제'라는, 해법까지도 제시했습니다.

[신고자 :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이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좀 뺀 다음에 그 다음에 안으로 저기 들어오게 해줘야죠."]

[경찰관 : "네 알겠습니다. 경찰관이 출동해서 확인할게요."]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사고가 날 만큼 위험하진 않다며 신고 건을 종결 처리했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때 손을 썼더라면….' 하는 통한이, 신고자 마음에는 두고두고 남게 됐습니다.

[박○○/저녁 6시 34분 112 신고자 : "정말 속마음으로 '인간 띠라도 만들어서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릴까?'라는 그 생각을 했거든요. (참사가 터지고) 제가 염려했던 부분하고 너무 일치하는 부분을 보고서, 허탈하고…."]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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