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의 고리, 여기서 끝냅시다”…‘뉴스 스튜디오’에 선 어머니의 눈물

입력 2022.11.23 (14:50) 수정 2022.11.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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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거의 한 달이 다 돼서야 희생자 유족들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KBS 취재진은 어렵게 용기를 내주신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를 9시 뉴스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다 말하지 못한 유족들의 심경과 입장을 더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는데, 방송이 나간 후 곳곳에서 유족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엄마 이름 석 자 부르기로 했는데…창 밖 손 뻗으면 아이 영혼 닿을까

신인 배우였던 고 이지한 씨는 신인배우상을 받으면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엄마 이름 석 자를 시상식에서 부를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어머니 조미은 씨는 "그렇게 온 가족이 시상식에서 할 말을 생각하며 즐겁게 웃고 있었는데, 지금 여기(뉴스 스튜디오)에 나와서 내 아들이 죽었다고 말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흐느꼈습니다.

조 씨는 "누구를 가장 존경하냐는 친구들의 말에 지한이가 '부모님'이라고 말했다던 이야기를 장례식장에서 들었을 때 더 억장이 무너졌다"면서 "지금도 창 밖에 손을 뻗으면 그 아이의 영혼이 내 손에 닿을까 생각한다. 참담하다"며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악성 댓글은 '비수'…"참사의 고리, 여기서 끝낼 수 있도록"

유족들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악성 댓글'이라고 조 씨는 말했습니다. 이런 일부 사람들의 시선은 지금까지 유족이 세상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조 씨는 "악성 댓글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며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5천만 분의 1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조 씨는 "과거 참사가 내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죄스런 생각도 한 적이 있다"며 "이태원 참사가 내 아이의 일이 되었고, 그렇다면 다음 참사는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서 그만 참사의 고리를 끝내려 한다" "그래서 숨지 않을 것이고 공개적으로 나서서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도 더 이상 슬픔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9시 뉴스에 출연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조 씨는 "다른 유족분들이 KBS 9시 뉴스 출연 덕분에 너무 힘이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KBS 취재진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저희 또한 유족들의 슬픔과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뉴스9 출연] “아직도 구둣발 소리에 아들 기다려요”…고 이지한 씨 어머니 인터뷰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07361


(디지털 영상편집 : 송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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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의 고리, 여기서 끝냅시다”…‘뉴스 스튜디오’에 선 어머니의 눈물
    • 입력 2022-11-23 14:50:43
    • 수정2022-11-23 14:53:09
    취재K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거의 한 달이 다 돼서야 희생자 유족들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KBS 취재진은 어렵게 용기를 내주신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를 9시 뉴스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다 말하지 못한 유족들의 심경과 입장을 더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는데, 방송이 나간 후 곳곳에서 유족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엄마 이름 석 자 부르기로 했는데…창 밖 손 뻗으면 아이 영혼 닿을까

신인 배우였던 고 이지한 씨는 신인배우상을 받으면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엄마 이름 석 자를 시상식에서 부를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어머니 조미은 씨는 "그렇게 온 가족이 시상식에서 할 말을 생각하며 즐겁게 웃고 있었는데, 지금 여기(뉴스 스튜디오)에 나와서 내 아들이 죽었다고 말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흐느꼈습니다.

조 씨는 "누구를 가장 존경하냐는 친구들의 말에 지한이가 '부모님'이라고 말했다던 이야기를 장례식장에서 들었을 때 더 억장이 무너졌다"면서 "지금도 창 밖에 손을 뻗으면 그 아이의 영혼이 내 손에 닿을까 생각한다. 참담하다"며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악성 댓글은 '비수'…"참사의 고리, 여기서 끝낼 수 있도록"

유족들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악성 댓글'이라고 조 씨는 말했습니다. 이런 일부 사람들의 시선은 지금까지 유족이 세상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조 씨는 "악성 댓글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며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5천만 분의 1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조 씨는 "과거 참사가 내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죄스런 생각도 한 적이 있다"며 "이태원 참사가 내 아이의 일이 되었고, 그렇다면 다음 참사는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서 그만 참사의 고리를 끝내려 한다" "그래서 숨지 않을 것이고 공개적으로 나서서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도 더 이상 슬픔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9시 뉴스에 출연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조 씨는 "다른 유족분들이 KBS 9시 뉴스 출연 덕분에 너무 힘이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KBS 취재진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저희 또한 유족들의 슬픔과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뉴스9 출연] “아직도 구둣발 소리에 아들 기다려요”…고 이지한 씨 어머니 인터뷰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07361


(디지털 영상편집 : 송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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