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실손보험료 또 올리나?…“도수치료만 1조 넘게 지급”

입력 2022.12.15 (12:45) 수정 2022.12.1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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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 4천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 내년도 보험료 수준이 이달 중 결정됩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아 적자 부담이 크다며 잇단 보험료 인상을 예고했는데요.

하지만 보험사가 일부 과다 청구자들로 인한 손해를 보험금 청구가 적은 대부분 가입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나 질병에 대비해 가입하는 '실손보험'.

우리 국민 4천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죠.

매달 꼬박꼬박 내는 보험료, 갱신될 때마다 훌쩍 올라서 가입자들 부담이 큰데요.

내년에도 실손 보험료가 크게 오를 전망입니다.

보험사들은 내년도 10%대의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보험료 인상 근거로 실손보험의 심각한 적자를 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1에서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2%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보험사들이 보험료 100원을 받아서 보험금으로 132원을 내줬다는 뜻입니다.

실손 손해율은 2019년 135%를 기록한 이래 매년 130%가 넘었는데요.

올해는 나아졌을까요?

지금까지 추이로 보면 올해도 손해율은 120에서 130%대가 예상됩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진 이유는 '비급여 진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4대 비급여 의료비로 지급한 보험금은 1조 4천35억 원이었습니다.

2018년 7천535억 원에서 3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난 액수입니다.

이 가운데 물리치료사가 신체를 교정해 통증을 줄여주는 도수 치료는 지난해 지급된 보험금만 1조 1천3백여억 원에 달했습니다.

4대 비급여 의료비 중 80%를 넘게 차지합니다.

일부 안과 의원에서는 백내장 수술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최대 100배 넘게 급증했는데요.

보험사들이 과잉진료 때문이라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과 고발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사들의 잇단 보험료 인상에 불만이 큽니다.

병원을 한 번도 안 갔거나 꼭 필요한 진료만 받은 대다수 가입자가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금 누수와 그에 따른 보험료 급등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2020년 자료를 보면 60%가 넘는 가입자는 보험금을 한 푼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가입자의 2% 정도는 해마다 천만 원 넘는 보험금을 타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백내장과 도수치료 등 비싼 비급여 치료 명목입니다.

[김OO/실손보험 가입자 : "병원에 간 적은 별로 없어요. 오를 거라고 해서 너무 억울하다… 병원을 많이 안 가서 이때까지 받은 것도 사실 없는데."]

특히, 입원환자 가운데 95%는 보험금 청구를 아예 안 했거나 연 50만 원 이하의 소액만 받아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5대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 5천억 원이 넘는데요.

가입 기간 3년이 넘는 장기보험 등에서 이익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는 과잉 진료로 손해가 크다며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을 10% 후반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금융당국은 물가상승과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한 자릿수 인상을 유도하고 있는데요.

내년 보험료 인상 폭은 이달 중 결정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비급여 관리'와 함께, 보험금을 많이 타 갈수록 보험료를 올리는 등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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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5 12:45:55
    • 수정2022-12-15 13:06:54
    뉴스 12
[앵커]

국민 4천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 내년도 보험료 수준이 이달 중 결정됩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아 적자 부담이 크다며 잇단 보험료 인상을 예고했는데요.

하지만 보험사가 일부 과다 청구자들로 인한 손해를 보험금 청구가 적은 대부분 가입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나 질병에 대비해 가입하는 '실손보험'.

우리 국민 4천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죠.

매달 꼬박꼬박 내는 보험료, 갱신될 때마다 훌쩍 올라서 가입자들 부담이 큰데요.

내년에도 실손 보험료가 크게 오를 전망입니다.

보험사들은 내년도 10%대의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보험료 인상 근거로 실손보험의 심각한 적자를 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1에서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2%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보험사들이 보험료 100원을 받아서 보험금으로 132원을 내줬다는 뜻입니다.

실손 손해율은 2019년 135%를 기록한 이래 매년 130%가 넘었는데요.

올해는 나아졌을까요?

지금까지 추이로 보면 올해도 손해율은 120에서 130%대가 예상됩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진 이유는 '비급여 진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4대 비급여 의료비로 지급한 보험금은 1조 4천35억 원이었습니다.

2018년 7천535억 원에서 3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난 액수입니다.

이 가운데 물리치료사가 신체를 교정해 통증을 줄여주는 도수 치료는 지난해 지급된 보험금만 1조 1천3백여억 원에 달했습니다.

4대 비급여 의료비 중 80%를 넘게 차지합니다.

일부 안과 의원에서는 백내장 수술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최대 100배 넘게 급증했는데요.

보험사들이 과잉진료 때문이라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과 고발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사들의 잇단 보험료 인상에 불만이 큽니다.

병원을 한 번도 안 갔거나 꼭 필요한 진료만 받은 대다수 가입자가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금 누수와 그에 따른 보험료 급등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2020년 자료를 보면 60%가 넘는 가입자는 보험금을 한 푼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가입자의 2% 정도는 해마다 천만 원 넘는 보험금을 타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백내장과 도수치료 등 비싼 비급여 치료 명목입니다.

[김OO/실손보험 가입자 : "병원에 간 적은 별로 없어요. 오를 거라고 해서 너무 억울하다… 병원을 많이 안 가서 이때까지 받은 것도 사실 없는데."]

특히, 입원환자 가운데 95%는 보험금 청구를 아예 안 했거나 연 50만 원 이하의 소액만 받아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5대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 5천억 원이 넘는데요.

가입 기간 3년이 넘는 장기보험 등에서 이익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는 과잉 진료로 손해가 크다며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을 10% 후반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금융당국은 물가상승과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한 자릿수 인상을 유도하고 있는데요.

내년 보험료 인상 폭은 이달 중 결정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비급여 관리'와 함께, 보험금을 많이 타 갈수록 보험료를 올리는 등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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