룡천은 폐허, 망연자실

⊙앵커: 룡천역 일대 사고현장은 폐허 그 자체였고 목숨을 건진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조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폭발사고가 일어난 바로 그곳.
10m 깊이의 구덩이 주변에는 이제 폐허만이 남았습니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채 나뒹구는 사고 열차를 보고 철도원들도 넋을 잃었습니다.
⊙레이건(세계식량계획 관계자): 폭발이 일어난 룡천의 중심 지역은 2/3가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기자: 주변에는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습니다.
⊙기자: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무너진 집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성거려 보지만 무엇 하나 건질 게 없고 목숨만 간신히 건진 세 모녀는 그 앞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재앙 앞에 아버지와 딸조차 서로 말을 걸지 못합니다.
쌀쌀한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지만 그래도 노모를 돌보는 손길만은 정성스럽습니다.
처참한 사고현장에서 어디부터 손을 댈지 엄두가 안 나는 듯 구호요원의 표정조차 망연자실, 그 자체입니다.
부서진 세간살이를 땔감으로나 쓰려는 듯 손수레에 싣고 가는 모습이 처량합니다.
전쟁터를 무색케 하는 참화 속.
룡천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KBS뉴스 조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