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트라, 살아남은 자의 슬픔

입력 2004.12.30 (22:0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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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워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에 KBS 특파원이 어렵게 들어갔습니다.
처참한 현장,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이근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수마가 휩쓸고 간 아체주.
자연의 대재앙 앞에는 모든 것이 무력했습니다.
마을은 완전히 초토화됐습니다.
여기저기 부서지 가옥 잔해들이 널려 있습니다.
아체주 경계에서 주도로 들어가는 곳에 위치한 이 마을 주민 60여 명이 이번 지진해일로 실종됐습니다.
20여 구의 시신만 발굴됐을 뿐 나머지는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마을 주민: 해일이 밀려와 도망치다 여기까지 와서 많이 죽었습니다.
⊙기자: 집밖에서 놀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이는 부모와 친지 모두를 지진에 뺏겨버렸습니다.
탄식만이 시간이 정지한 듯한 이 무서운 고요를 흔들어 깨우고 있습니다.
임시병원에는 부상자들로 넘치지만 의약품 등 구호물품이 턱없이 모자라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고 있습니다.
잔해더미를 여기저기 뒤지며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 모를 가족, 친지들을 찾는 사람들의 애처로움을 보는 일도 이제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체는 곳곳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 아무도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더디지만 시신 발굴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일이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지 닷새째가 됐지만 이처럼 시신발굴 작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살았어도 산목숨이 아닌 처참한 광경만이 취재진의 앞길에 놓여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아체 참사현장에서 KBS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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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마트라, 살아남은 자의 슬픔
    • 입력 2004-12-30 21:10:3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워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에 KBS 특파원이 어렵게 들어갔습니다. 처참한 현장,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이근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수마가 휩쓸고 간 아체주. 자연의 대재앙 앞에는 모든 것이 무력했습니다. 마을은 완전히 초토화됐습니다. 여기저기 부서지 가옥 잔해들이 널려 있습니다. 아체주 경계에서 주도로 들어가는 곳에 위치한 이 마을 주민 60여 명이 이번 지진해일로 실종됐습니다. 20여 구의 시신만 발굴됐을 뿐 나머지는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마을 주민: 해일이 밀려와 도망치다 여기까지 와서 많이 죽었습니다. ⊙기자: 집밖에서 놀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이는 부모와 친지 모두를 지진에 뺏겨버렸습니다. 탄식만이 시간이 정지한 듯한 이 무서운 고요를 흔들어 깨우고 있습니다. 임시병원에는 부상자들로 넘치지만 의약품 등 구호물품이 턱없이 모자라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고 있습니다. 잔해더미를 여기저기 뒤지며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 모를 가족, 친지들을 찾는 사람들의 애처로움을 보는 일도 이제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체는 곳곳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 아무도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더디지만 시신 발굴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일이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지 닷새째가 됐지만 이처럼 시신발굴 작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살았어도 산목숨이 아닌 처참한 광경만이 취재진의 앞길에 놓여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아체 참사현장에서 KBS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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