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짓밟힌 ‘트위스트 김’

입력 2005.06.15 (20:35) 수정 2005.06.1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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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왕년의 인기배우 트위스트 김이 인터넷 여론재판으로 인생이 망가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자신이 음란사이트의 운영자로 잘못 알려져 일방적 사이버폭력을 당했습니다.
⊙앵커: 이 같은 피해가 크게 늘어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독특한 춤과 개성 있는 연기.
70대 초로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무대를 사로잡았던 스타 트위스트 김.
왕성한 활동을 꾸준히 해 오던 그가 2, 3년 전부터 갑자기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김 씨가 자신의 이름이 인터넷 음란사이트의 도메인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130 몇 개고 뭐고 그냥 계속 트위스트 김이에요.
쫙 트위스트 김이 전부 음란물이에요.
⊙기자: 학교에서 돌아온 손녀딸이 할아버지 때문에 놀림을 당했다며 하소연하고 난 뒤였습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음란물 장사꾼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는 사람을...
⊙기자: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에 계속 실패해 온 지난 3년.
방송출연이 하나둘 끊긴 것과 비례해 주변의 비난과 욕설 섞인 전화는 늘었습니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저는 솔직한 얘기로 이 사회에 완전히 매장입니다.
50년 가깝게 쌓아온 내 명예는...
⊙기자: 3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는 사람을...
⊙기자: 지난 3월 장대순 씨의 딸이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한 것도 사이버공간 때문이었습니다.
딸의 체벌문제로 진술을 했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한 달 사이 딸에 대한 욕설이 한꺼번에 수천건씩 올라온 것입니다.
잘잘못을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민재판식으로 공격부터 해 버리는 네티즌이 원망스러웠다고 장 씨는 말합니다.
⊙장대순(학부모): 엄마가 설명한 것보다 (인터넷 욕설이) 훨씬 강하더라...
직접 당한 우리 딸은 힘든 거죠.
왜냐하면 인터넷 상에 본명도, 사진까지 다 뜨니까...
⊙기자: 사이버 테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서러움은 반론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무조건적인 공격.
이름과 얼굴이 공개되는 사생활 침해도 막을 길이 없습니다.
⊙황경식(서울대 철학과 교수): 얼굴을 감출 수 있다는 것이 저는 비윤리, 탈윤리, 무윤리로 빠질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기자: 또 사생활을 지켜줄 만한 안전장치도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강지원(정보통신윤리위원장): 우리 사회의 도덕지수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이 흉기가 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사용자를 가진 우리나라.
그만큼 우리는 지금 잠정적인 피해자이며 가해자로 인터넷의 일방적인 공격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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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에 짓밟힌 ‘트위스트 김’
    • 입력 2005-06-15 20:13:47
    • 수정2005-06-15 21:14:18
    뉴스타임
⊙앵커: 왕년의 인기배우 트위스트 김이 인터넷 여론재판으로 인생이 망가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자신이 음란사이트의 운영자로 잘못 알려져 일방적 사이버폭력을 당했습니다. ⊙앵커: 이 같은 피해가 크게 늘어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독특한 춤과 개성 있는 연기. 70대 초로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무대를 사로잡았던 스타 트위스트 김. 왕성한 활동을 꾸준히 해 오던 그가 2, 3년 전부터 갑자기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김 씨가 자신의 이름이 인터넷 음란사이트의 도메인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130 몇 개고 뭐고 그냥 계속 트위스트 김이에요. 쫙 트위스트 김이 전부 음란물이에요. ⊙기자: 학교에서 돌아온 손녀딸이 할아버지 때문에 놀림을 당했다며 하소연하고 난 뒤였습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음란물 장사꾼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는 사람을... ⊙기자: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에 계속 실패해 온 지난 3년. 방송출연이 하나둘 끊긴 것과 비례해 주변의 비난과 욕설 섞인 전화는 늘었습니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저는 솔직한 얘기로 이 사회에 완전히 매장입니다. 50년 가깝게 쌓아온 내 명예는... ⊙기자: 3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배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는 사람을... ⊙기자: 지난 3월 장대순 씨의 딸이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한 것도 사이버공간 때문이었습니다. 딸의 체벌문제로 진술을 했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한 달 사이 딸에 대한 욕설이 한꺼번에 수천건씩 올라온 것입니다. 잘잘못을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민재판식으로 공격부터 해 버리는 네티즌이 원망스러웠다고 장 씨는 말합니다. ⊙장대순(학부모): 엄마가 설명한 것보다 (인터넷 욕설이) 훨씬 강하더라... 직접 당한 우리 딸은 힘든 거죠. 왜냐하면 인터넷 상에 본명도, 사진까지 다 뜨니까... ⊙기자: 사이버 테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서러움은 반론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무조건적인 공격. 이름과 얼굴이 공개되는 사생활 침해도 막을 길이 없습니다. ⊙황경식(서울대 철학과 교수): 얼굴을 감출 수 있다는 것이 저는 비윤리, 탈윤리, 무윤리로 빠질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기자: 또 사생활을 지켜줄 만한 안전장치도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강지원(정보통신윤리위원장): 우리 사회의 도덕지수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이 흉기가 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사용자를 가진 우리나라. 그만큼 우리는 지금 잠정적인 피해자이며 가해자로 인터넷의 일방적인 공격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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