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산야, 외래식물에 점령돼

입력 2000.04.2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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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요즘 산과 들에 봄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우리 토종 꽃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
고 있습니다. 공해에 강하고 번식력이 좋은 외래종들이 토종 꽃들의 설 땅을 빼앗아 가
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박성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박성래 기자 :
서울 남산입니다. 능선을 온통 뒤덮은 식물은 서양 등골나물이라는 외래 식물입니다. 남
산 식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 해 버린 서양 등골나물의 등살에 우리 꽃들은 한쪽으로 밀
려났습니다. 번식력이 좋고 공해에도 강해 다른 식물들은 자라지도 못하는 침엽수 아래
에서도 거침없이 뿌리를 내립니다. 여름이 되면 1m까지 커 흰색꽃으로 남산을 뒤덮어버
립니다.
⊙ 이은주 /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
우리 꽃이나 풀들이 자랄 수 있는 그러한 면적이 점점 줄어들게 되죠. 그래서 아마 우리
나라 꽃 보기가 점점 힘들어 질 것 같고요.
⊙ 박성래 기자 :
70년 대 말 우리나라에 들어와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불과 20년만에 남산과 인왕산, 안
산 등 서울의 주요 산들을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서양 등골나물의 등살에 몸집이 훨씬
큰 장미는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어 십수년 안에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종묘입니다. 여기서도 우리 꽃
들은 외래종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종지나물로 알려진 이 꽃은 미국 제비꽃
입니다. 해방을 전후해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토종 제비꽃보다 꽃도 몇 배나 크고 뿌
리도 깊어 우리 꽃들을 몰아내고 있습니다. 우리 꽃을 포위하고 양분을 독점하고 있어
우리 꽃이 자랄 수 없습니다.
⊙ 김태정 / 한국야생화연구소장 :
또 이제 이거 못살게 구는 거죠. 나중에는 이게 죽게 되요. 지독하게 아주 생명력이 강해
요. 미국 제비꽃이.

⊙ 박성래 기자 :
지금까지는 남부지방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후 온난화의 영향인지 중부지방
까지 세력을 뻗친 것입니다. 이밖에 밭에 생기기만 하면 농사를 망쳐버린다는 개망초는
이미 전국에 퍼져 농작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돼지풀은 우리 꽃들보다 먼저
싹을 틔워 땅을 차지 해 버립니다. 여름이 되면 꽃가루를 날려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
으키는 등 사람에게 해를 끼칩니다. 무분별한 외래종 도입과 무관심 때문에 우리 산에서
우리 꽃들이 차츰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KBS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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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산야, 외래식물에 점령돼
    • 입력 2000-04-2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요즘 산과 들에 봄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우리 토종 꽃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 고 있습니다. 공해에 강하고 번식력이 좋은 외래종들이 토종 꽃들의 설 땅을 빼앗아 가 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박성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박성래 기자 : 서울 남산입니다. 능선을 온통 뒤덮은 식물은 서양 등골나물이라는 외래 식물입니다. 남 산 식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 해 버린 서양 등골나물의 등살에 우리 꽃들은 한쪽으로 밀 려났습니다. 번식력이 좋고 공해에도 강해 다른 식물들은 자라지도 못하는 침엽수 아래 에서도 거침없이 뿌리를 내립니다. 여름이 되면 1m까지 커 흰색꽃으로 남산을 뒤덮어버 립니다. ⊙ 이은주 /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 우리 꽃이나 풀들이 자랄 수 있는 그러한 면적이 점점 줄어들게 되죠. 그래서 아마 우리 나라 꽃 보기가 점점 힘들어 질 것 같고요. ⊙ 박성래 기자 : 70년 대 말 우리나라에 들어와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불과 20년만에 남산과 인왕산, 안 산 등 서울의 주요 산들을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서양 등골나물의 등살에 몸집이 훨씬 큰 장미는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어 십수년 안에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종묘입니다. 여기서도 우리 꽃 들은 외래종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종지나물로 알려진 이 꽃은 미국 제비꽃 입니다. 해방을 전후해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토종 제비꽃보다 꽃도 몇 배나 크고 뿌 리도 깊어 우리 꽃들을 몰아내고 있습니다. 우리 꽃을 포위하고 양분을 독점하고 있어 우리 꽃이 자랄 수 없습니다. ⊙ 김태정 / 한국야생화연구소장 : 또 이제 이거 못살게 구는 거죠. 나중에는 이게 죽게 되요. 지독하게 아주 생명력이 강해 요. 미국 제비꽃이. ⊙ 박성래 기자 : 지금까지는 남부지방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후 온난화의 영향인지 중부지방 까지 세력을 뻗친 것입니다. 이밖에 밭에 생기기만 하면 농사를 망쳐버린다는 개망초는 이미 전국에 퍼져 농작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돼지풀은 우리 꽃들보다 먼저 싹을 틔워 땅을 차지 해 버립니다. 여름이 되면 꽃가루를 날려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 으키는 등 사람에게 해를 끼칩니다. 무분별한 외래종 도입과 무관심 때문에 우리 산에서 우리 꽃들이 차츰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KBS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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