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로 밀반입 ‘고려불상’ 소유권 일본으로…1심 뒤집혀

[앵커]

일본 한 사찰에 있다가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밀반입된 고려시대 불상에 대해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는 2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1심 판결이 뒤집힌 건데요.

불상을 제작했다는 충남 한 사찰이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오랜 기간 점유해 와 취득시효를 넘긴 일본 사찰의 소유권을 인정했습니다.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년 절도범에 의해 일본의 한 사찰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

정부는 압수한 불상을 일본에 돌려주려다 불상 안에서 충남 서산의 옛 이름인 서주 부석사에서 만들어졌다는 문서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불상 소유권을 두고 부석사와 정부 간 법적 다툼이 시작돼 1심 재판부는 왜구 약탈에 의한 반출을 인정해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6년 뒤 열린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전고법은 부석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불상이 제작된 서주 부석사와 현재 소유권을 주장하는 부석사를 같은 곳으로 보기 어렵고, 도난되기 전까지 일본 사찰에 60년간 있었던 사실이 인정돼 20년의 취득시효를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문화재 반환 문제는 국제법이나 문화재 환수 협약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석사 측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원우/서산 부석사 전 주지 스님 : "저희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용기 있는 대한민국의 판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판결이 나오자 불상의 조기반환을 우리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불상은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10년째 보관돼 있습니다.

부석사 측이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혀 불상 소유권은 다시 긴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