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담] 이태원 참사 100일…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입력 2023.02.06 (19:31) 수정 2023.02.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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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했지만 지난 시간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지 유가족 모시고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태원에서 동생 시연 양을 잃었고 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를 이끌고 있는 박도현 지부장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날짜로 참사 100일이 됐어요.

어제 그리고 또 국회와 광화문에서도 각각 추모제가 진행이 됐는데 현장에 함께 계셨었죠?

[답변]

현장에 갔었는데요.

그때 저희 유가족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이 강제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저희 유가족들이 많이 깔아 뭉개지는 분들, 넘어지시는 분들도 있었고 그 인파 속에 묻히는 경우가 저도 직접 목격을 했는데요.

저도 뭐 그렇게 좀 압박을 많이 느꼈고요.

되돌아오려고 하는 마음이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앵커]

유가족분들께서도 어제 추모 집회를 하시면서 비슷한 마음으로 함께하셨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광주전남지구가 전체 협의회가 구성된 이후에 꾸려졌거든요.

배경이 있을까요?

[답변]

제가 처음에 49제 추모를 했을 때 전주나 광주에도 그런 추모 공간이 있었다.

마련이 됐다고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49제가 끝나고 한번 찾아가 보고 싶더라고요.

가까우니까 그나마 마음을 위로를 할 수 있잖아요.

유가족들도 만나고 보려고 했는데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그래서 왜 없는지 이거는 누가 또 도와주신 건지 그런 걸 알아야겠다.

그 마음으로 유가족들 한 분 한 분을 찾아서 저희가 또 유가족 명단을 못 받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한 분 한 분 연락하다 보니까 저는 목포에 저 혼자만 있는 줄 알았고 광주에 있는 줄도 몰랐었습니다.

그때 이제 찾다 보니까 어렵게 찾아서 연락해서 다 같이 위로를 하는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유가족들의 마음을 그런 또 참사의 상처를 많이 다독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데요.

2차 가해 때문에도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고 계신 분들 계시죠?

[답변]

개인적으로, 저는 2차 가해를 댓글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보시는 국민들은 마음 아프고 가족들도 마음 아프겠지만 저는 국회의원들이 말하는 그런 말들이 더 2차 가해가 심하다고 보고요.

믿었던 국회의원들.

국민을 위해서 해줄 거라고 믿었던 국회의원들이 정반대로 하고 있으니 마음이 더 아프고 그게 더 가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국민을 대변해야 되는 상황이고 또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그런 막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상처다 그렇게 말씀으로 이해를 하겠습니다.

100일이 지났습니다.

유가족으로서 지난 상황들에 대해서 가장 궁금하신 내용 그리고 가장 바라는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답변]

저희 유가족들끼리 이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 가장 궁금한 거, 그리고 가족들끼리 있었을 때 가장 궁금한 게 희생자가 어떻게 어떤 순간까지 숨을 쉬고 그리고 정신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그런 자세한 내용들을 전혀 모른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아요.

그게, 그게 출발은 아니지만 물론 긴급 전화를 받아도 아무 대처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가족들이 제일 궁금해한 것은 제 아이고 제 형제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이 굉장히 궁금한데요.

저는 구급 일지를 찾아봤는데 뒷부분은 있는데 첫 부분은 구조 일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러면 바디캠이나 구급차에 있는 CCTV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요청을 했는데 삭제됐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삭제됐다 뭐 물론 다른 데에서 보관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릅니다.

근데 이런 모르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답변을 국가에서 먼저 와서 우리 이렇게 보관을 하고 있으니 나중에 궁금하면 연락 가능하게 해주겠다.

도와주겠다.

이런 말을 해주셔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안 되고 있어서 그런 출발점부터가 이미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부터 좀 알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주장하는 것들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 이런 내용들이 외면받고 있다.

그런 생각도 드실 것 같아요.

시민들에게 혹시 당부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좀 전해 주시겠습니까?

[답변]

사실대로 느꼈던 대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카메라가 꺼지기 전에는 참 도와주실 것처럼 많이 말씀을 해주세요.

카메라가 꺼지면 그때는 저희를 보는 시선이 아예 눈빛이 틀려집니다.

그나마 시민 여러분들이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시니 지금 조금이라도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용기를 낼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광주 시민 여러분들도 많이 이 사건에 대해서 생각을, 기억을 해주시고 저희를 좀 도와주시는 목소리를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덤덤히 한 말씀 한 말씀 해 주셨지만 갖고 계시는 슬픔과 상실의 무게를 저희가 감히 가늠하기는 무척 힘듭니다.

오늘 자리하시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용기 내서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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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대담] 이태원 참사 100일…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 입력 2023-02-06 19:31:23
    • 수정2023-02-06 21:09:23
    뉴스7(광주)
[앵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했지만 지난 시간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지 유가족 모시고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태원에서 동생 시연 양을 잃었고 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를 이끌고 있는 박도현 지부장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날짜로 참사 100일이 됐어요.

어제 그리고 또 국회와 광화문에서도 각각 추모제가 진행이 됐는데 현장에 함께 계셨었죠?

[답변]

현장에 갔었는데요.

그때 저희 유가족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이 강제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저희 유가족들이 많이 깔아 뭉개지는 분들, 넘어지시는 분들도 있었고 그 인파 속에 묻히는 경우가 저도 직접 목격을 했는데요.

저도 뭐 그렇게 좀 압박을 많이 느꼈고요.

되돌아오려고 하는 마음이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앵커]

유가족분들께서도 어제 추모 집회를 하시면서 비슷한 마음으로 함께하셨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광주전남지구가 전체 협의회가 구성된 이후에 꾸려졌거든요.

배경이 있을까요?

[답변]

제가 처음에 49제 추모를 했을 때 전주나 광주에도 그런 추모 공간이 있었다.

마련이 됐다고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49제가 끝나고 한번 찾아가 보고 싶더라고요.

가까우니까 그나마 마음을 위로를 할 수 있잖아요.

유가족들도 만나고 보려고 했는데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그래서 왜 없는지 이거는 누가 또 도와주신 건지 그런 걸 알아야겠다.

그 마음으로 유가족들 한 분 한 분을 찾아서 저희가 또 유가족 명단을 못 받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한 분 한 분 연락하다 보니까 저는 목포에 저 혼자만 있는 줄 알았고 광주에 있는 줄도 몰랐었습니다.

그때 이제 찾다 보니까 어렵게 찾아서 연락해서 다 같이 위로를 하는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유가족들의 마음을 그런 또 참사의 상처를 많이 다독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데요.

2차 가해 때문에도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고 계신 분들 계시죠?

[답변]

개인적으로, 저는 2차 가해를 댓글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보시는 국민들은 마음 아프고 가족들도 마음 아프겠지만 저는 국회의원들이 말하는 그런 말들이 더 2차 가해가 심하다고 보고요.

믿었던 국회의원들.

국민을 위해서 해줄 거라고 믿었던 국회의원들이 정반대로 하고 있으니 마음이 더 아프고 그게 더 가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국민을 대변해야 되는 상황이고 또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그런 막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상처다 그렇게 말씀으로 이해를 하겠습니다.

100일이 지났습니다.

유가족으로서 지난 상황들에 대해서 가장 궁금하신 내용 그리고 가장 바라는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답변]

저희 유가족들끼리 이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 가장 궁금한 거, 그리고 가족들끼리 있었을 때 가장 궁금한 게 희생자가 어떻게 어떤 순간까지 숨을 쉬고 그리고 정신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그런 자세한 내용들을 전혀 모른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아요.

그게, 그게 출발은 아니지만 물론 긴급 전화를 받아도 아무 대처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가족들이 제일 궁금해한 것은 제 아이고 제 형제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이 굉장히 궁금한데요.

저는 구급 일지를 찾아봤는데 뒷부분은 있는데 첫 부분은 구조 일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러면 바디캠이나 구급차에 있는 CCTV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요청을 했는데 삭제됐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삭제됐다 뭐 물론 다른 데에서 보관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릅니다.

근데 이런 모르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답변을 국가에서 먼저 와서 우리 이렇게 보관을 하고 있으니 나중에 궁금하면 연락 가능하게 해주겠다.

도와주겠다.

이런 말을 해주셔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안 되고 있어서 그런 출발점부터가 이미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부터 좀 알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주장하는 것들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 이런 내용들이 외면받고 있다.

그런 생각도 드실 것 같아요.

시민들에게 혹시 당부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좀 전해 주시겠습니까?

[답변]

사실대로 느꼈던 대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카메라가 꺼지기 전에는 참 도와주실 것처럼 많이 말씀을 해주세요.

카메라가 꺼지면 그때는 저희를 보는 시선이 아예 눈빛이 틀려집니다.

그나마 시민 여러분들이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시니 지금 조금이라도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용기를 낼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광주 시민 여러분들도 많이 이 사건에 대해서 생각을, 기억을 해주시고 저희를 좀 도와주시는 목소리를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덤덤히 한 말씀 한 말씀 해 주셨지만 갖고 계시는 슬픔과 상실의 무게를 저희가 감히 가늠하기는 무척 힘듭니다.

오늘 자리하시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용기 내서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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