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국가비밀보호법’ 채택…“정보 유출 말라”

입력 2023.02.11 (08:19) 수정 2023.02.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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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드라마 등을 본 북한 주민들이 남한식 말투나 호칭을 쓰는 경향이 생기자 북한 당국이 ‘평양 문화어 보호법’이란 걸 만들어 단속을 강화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이번에 새로운 법을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합니다.

네. 바로 ‘국가비밀보호법’ 인데요.

어떤 비밀을 보호하겠다는 건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북한 내부 사정을 외부로 유출하는 걸 단속하는,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법으로 읽힙니다.

처벌을 강화한다니 주민들이 더 조심하고 하겠지만, 통신기술이 발달한 이 시대에 정보 유통이나 문화 욕구를 통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네, 북한은 왜 이리 내부 정보 유출에 민감한지, 이번에 만든 법은 효과가 있을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의 입법부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채택한 ‘국가비밀보호법’.

["국가 비밀보호법은 비밀보호 사업에서 제도와 질서를 세워 국가의 안전과 이익, 사회주의 건설의 성과적 전진을 보장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 비밀’이란 무게감과는 달리 일상생활을 포함한 북한 내부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막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주민들에게 보고, 들은 내용을 절대 밖으로 발설하지 말라는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국가기밀이라고 그러면 기존에도 보위부라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공안기관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굳이 다시 국가기밀보호법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일반적인 검찰 중앙 검찰소 같은 사법체계에서도 강력한 정보를 통제하겠다 그런 의도거든요. 말이 국가기밀이지 사실은 대부분은 일상적인 내용들이거든요. 시장 정보 사회동향 그 다음에 학습자료들. 그런데 그것까지 모두 틀어쥐겠다는 거죠."]

법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앞선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킬 때 최대 사형까지 가능한 만큼, 강력한 처벌이 예상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열람만 해도 열람만 해도 중벌이 내려지게 되어 있는데 제작 유포 대량으로 했을 경우에는 최고 사형입니다. 근데 그건 외부 일반 문물이거든요 사실은. 근데 이거 국가기밀이거든요. 국가기밀이면 지금도 사실은 지금 있는 기존 체제에서도 정치범으로 다뤄지고 목숨이 위태롭거든요. 근데 이걸 다시 국가기밀법이라는 뭘 만들었다는 얘기는 보다 훨씬 더 가혹한 광범위한 처벌 규정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요."]

철저한 사회통제와 체제 결속, 사상과 이념에 대한 감시, 단속, 처벌은 북한의 폐쇄성을 보여주는데요.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습니다.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외부 문화는 아무리 차단해도 막기 어려워진 겁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김정은 집권해서부터는 CD가 들어오기 시작해서 (외부문화 확산이) 광범위해졌어요. 이후 CD도 불편해서 USB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한국 영화 몇 백 개를 담아서 명절날, 설날에 보면서 놀았습니다."]

여기에 손전화로 부르는 휴대전화 사용까지 급증하면서 내부 정보 유출도 더 손쉬워졌는데요.

주민들이 담은 생생한 사진과 녹음이 북·중 접경에서의 국제 통화를 통해 외부에 전해진 겁니다.

2016년 4차 핵실험 뒤엔 북한 주민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대북 제재에 따른 장마당 물가 상승과 주민 생활고를 직접 들었고.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특히 중국 상품들이, 중국산 합영 제품들, 담배, 맛내기, 사탕가루 이런 것들이 비싸졌단 말입니다."]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많이 올랐습니다. 상당히 많이 올라갔습니다. 설탕가루도 값이 한 5백원 정도 올랐다고..."]

같은 해 수해로 두만강 둑이 무너졌을 때의 처참했던 상황도 생생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제지 공장 두만강 둑 밑에 있는 집들 다 쓸고 논밭 그 집들을 다 밀었다고..."]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몇 백 명 죽었다쟤. 한 100명은 죽은 거 같아. 100명은. 회령시만."]

더딘 복구 작업, 식량과 식수 부족 등 주민들의 불만 쌓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살기 힘들다하지, 앞에서 정면에서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요. 가고싶은(탈북) 마음이 간절해도 표현은 못한다 말입니다."]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신음하고 있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세상에 전해졌습니다.

[해외 파견 北 노동자/2016년 인터뷰 : "사실 눈물 납니다. 우리가 돈 벌러 왔지 누구 돈 벌어주러 왔습니까?"]

[해외 파견 北 노동자/2016년 인터뷰 : "우리 동지들이 나가서 작은 집에 변소 만들고 거기에 식당 전개(설치)를 했대. 근데 한쪽에선 국 푸고, 하는데 한쪽에선 소변보고, 대변 보고 한다는 거야. 그런데 거기에서 그냥 국 퍼다가 먹는데 똥 냄새 가득한데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되나?"]

최근엔 코로나19 확산 초기 북한 당국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보여주는 내부 문건이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 아니더라도 내부 방역상황을 철저하게 비밀로 하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주민의 학습 자료나 사상강연자료들 이런 것들이 나가게 되면 북한 당국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거죠. 그런 것들을 모아도 기밀이 형성이 될 수가 있죠. 그리고 북한 내부 동향들 예를 들면 평양 봉쇄라든지 아니면 코로나 동향이라든지 아니면 김정은에 대한 여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가감 없이 지금 휴대전화 스마트폰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이와 함께 한국에 있는 탈북민 가족을 둔 주민은 감시 대상 1호로 여겨지는데요.

국가보위성이 작성한 대책 보고 자료엔 탈북민을 외부의 적으로 여깁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지금 제일 크게 보는 게 한국 가족과 연락. 탈북해서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쓰지 않습니까. 탈북민 가족들이 휴대전화를 쓰다가 들키면 기본 간첩으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옛날에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간첩 취급까지는 안 했습니다."]

탈북민을 가족으로 둔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데요.

[北 주민/2022년 전화 녹취 : "우리 동네에 한집을 요 근래에 잡아갔단 말입니다. 보위부에서 잡아갔는데 왜 잡아갔는가. 그 집도 엄마가 (남한으로)넘어갔는데 (남한에서)기자 회견 같은 거 한 게 인터넷에 올라와서 우리나라(북한당국)에게 그게 알려졌단 말입니다. 사진하고. 그래서 그 가족을 몽땅 다 잡아갔습니다. 여기 이 땅에선 (가족이) 죽는 일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하지만 아무리 단속을 해도 탈북민의 송금은 생명줄과 같다 보니 연락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산에 올라가서 (전화를)합니다. 마을에서는 못합니다. 마을에는 매일 (휴대전화)탐지기차가 있습니다. 기계를 탐지하는 탐지기차가 계속 마을 돌아다닙니다. 돌다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무조건 그 집에 들어와서 수색하고 휴대전화를 뺏고. 무서우니까 산에 올라간단 말입니다."]

게다가 서로 안부를 묻다 보면 내부 상황이 전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요.

[최송죽/2016년 탈북 : "우리는 평범한 문안이란 말입니다. 코로나 걸려서 어떻게 약은 있어 마스크는 있어 이렇게 물어보는 게 (이상할 게) 하나도 없죠. 그런데 결국 그게 정보가 돼서 한국으로 오면 마실 것도 없다, 약도 없다, 흔하디흔한 해열제 한 알도 못 먹는다, 이렇게 뉴스랑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는 생각지 않게 물어보는 문안들이 다 정보가 된단 말입니다."]

특히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등의 복합 위기가 겹치면서 최근엔 내부 정보 유출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북한에 대해서 뭘 알고 싶다고 하면 이제 돈을 주고 정보를 사는 게 됐단 말입니다. 마을에 뭐 이런 게 뭐 있는가 지금 돌아가는 정세는 어떤가. 돈을 주고 어디에 있는, 이런 거 사진 좀 찍어달라 해서 사진 찍어 주고 돈 받고. 지금 브로커들이 그런 짓 하는 게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국가비밀보호법’을 채택해 더 강력한 단속을 예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가비밀보호법’은 주민들의 눈과 귀, 입을 막을 수 있을까?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금 북한 내부 경제상황이 아주 절박합니다. 식량 사정도 아주 절박하고 거의 고난의 행군기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남 쪽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안 할 수가 없죠. 굶어죽거나 아니면 생계에 위협을 받는 상황인데 그 생계를 막을 수가 없죠. 그렇기 때문에 생계형 외부와의 접촉 생계형 통화는 절대 막을 수가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핵과 미사일을 내세워 최강의 국방력을 갖췄다며 통치 정당성을 강변하는 북한.

하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바깥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주민들을 억압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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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국가비밀보호법’ 채택…“정보 유출 말라”
    • 입력 2023-02-11 08:19:13
    • 수정2023-02-11 09: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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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드라마 등을 본 북한 주민들이 남한식 말투나 호칭을 쓰는 경향이 생기자 북한 당국이 ‘평양 문화어 보호법’이란 걸 만들어 단속을 강화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이번에 새로운 법을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합니다.

네. 바로 ‘국가비밀보호법’ 인데요.

어떤 비밀을 보호하겠다는 건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북한 내부 사정을 외부로 유출하는 걸 단속하는,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법으로 읽힙니다.

처벌을 강화한다니 주민들이 더 조심하고 하겠지만, 통신기술이 발달한 이 시대에 정보 유통이나 문화 욕구를 통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네, 북한은 왜 이리 내부 정보 유출에 민감한지, 이번에 만든 법은 효과가 있을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의 입법부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채택한 ‘국가비밀보호법’.

["국가 비밀보호법은 비밀보호 사업에서 제도와 질서를 세워 국가의 안전과 이익, 사회주의 건설의 성과적 전진을 보장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 비밀’이란 무게감과는 달리 일상생활을 포함한 북한 내부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막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주민들에게 보고, 들은 내용을 절대 밖으로 발설하지 말라는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국가기밀이라고 그러면 기존에도 보위부라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공안기관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굳이 다시 국가기밀보호법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일반적인 검찰 중앙 검찰소 같은 사법체계에서도 강력한 정보를 통제하겠다 그런 의도거든요. 말이 국가기밀이지 사실은 대부분은 일상적인 내용들이거든요. 시장 정보 사회동향 그 다음에 학습자료들. 그런데 그것까지 모두 틀어쥐겠다는 거죠."]

법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앞선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킬 때 최대 사형까지 가능한 만큼, 강력한 처벌이 예상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열람만 해도 열람만 해도 중벌이 내려지게 되어 있는데 제작 유포 대량으로 했을 경우에는 최고 사형입니다. 근데 그건 외부 일반 문물이거든요 사실은. 근데 이거 국가기밀이거든요. 국가기밀이면 지금도 사실은 지금 있는 기존 체제에서도 정치범으로 다뤄지고 목숨이 위태롭거든요. 근데 이걸 다시 국가기밀법이라는 뭘 만들었다는 얘기는 보다 훨씬 더 가혹한 광범위한 처벌 규정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요."]

철저한 사회통제와 체제 결속, 사상과 이념에 대한 감시, 단속, 처벌은 북한의 폐쇄성을 보여주는데요.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습니다.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외부 문화는 아무리 차단해도 막기 어려워진 겁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김정은 집권해서부터는 CD가 들어오기 시작해서 (외부문화 확산이) 광범위해졌어요. 이후 CD도 불편해서 USB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한국 영화 몇 백 개를 담아서 명절날, 설날에 보면서 놀았습니다."]

여기에 손전화로 부르는 휴대전화 사용까지 급증하면서 내부 정보 유출도 더 손쉬워졌는데요.

주민들이 담은 생생한 사진과 녹음이 북·중 접경에서의 국제 통화를 통해 외부에 전해진 겁니다.

2016년 4차 핵실험 뒤엔 북한 주민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대북 제재에 따른 장마당 물가 상승과 주민 생활고를 직접 들었고.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특히 중국 상품들이, 중국산 합영 제품들, 담배, 맛내기, 사탕가루 이런 것들이 비싸졌단 말입니다."]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많이 올랐습니다. 상당히 많이 올라갔습니다. 설탕가루도 값이 한 5백원 정도 올랐다고..."]

같은 해 수해로 두만강 둑이 무너졌을 때의 처참했던 상황도 생생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제지 공장 두만강 둑 밑에 있는 집들 다 쓸고 논밭 그 집들을 다 밀었다고..."]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몇 백 명 죽었다쟤. 한 100명은 죽은 거 같아. 100명은. 회령시만."]

더딘 복구 작업, 식량과 식수 부족 등 주민들의 불만 쌓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北 주민/2016년 인터뷰 : "살기 힘들다하지, 앞에서 정면에서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요. 가고싶은(탈북) 마음이 간절해도 표현은 못한다 말입니다."]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신음하고 있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세상에 전해졌습니다.

[해외 파견 北 노동자/2016년 인터뷰 : "사실 눈물 납니다. 우리가 돈 벌러 왔지 누구 돈 벌어주러 왔습니까?"]

[해외 파견 北 노동자/2016년 인터뷰 : "우리 동지들이 나가서 작은 집에 변소 만들고 거기에 식당 전개(설치)를 했대. 근데 한쪽에선 국 푸고, 하는데 한쪽에선 소변보고, 대변 보고 한다는 거야. 그런데 거기에서 그냥 국 퍼다가 먹는데 똥 냄새 가득한데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되나?"]

최근엔 코로나19 확산 초기 북한 당국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보여주는 내부 문건이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 아니더라도 내부 방역상황을 철저하게 비밀로 하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주민의 학습 자료나 사상강연자료들 이런 것들이 나가게 되면 북한 당국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거죠. 그런 것들을 모아도 기밀이 형성이 될 수가 있죠. 그리고 북한 내부 동향들 예를 들면 평양 봉쇄라든지 아니면 코로나 동향이라든지 아니면 김정은에 대한 여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가감 없이 지금 휴대전화 스마트폰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이와 함께 한국에 있는 탈북민 가족을 둔 주민은 감시 대상 1호로 여겨지는데요.

국가보위성이 작성한 대책 보고 자료엔 탈북민을 외부의 적으로 여깁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지금 제일 크게 보는 게 한국 가족과 연락. 탈북해서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쓰지 않습니까. 탈북민 가족들이 휴대전화를 쓰다가 들키면 기본 간첩으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옛날에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간첩 취급까지는 안 했습니다."]

탈북민을 가족으로 둔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데요.

[北 주민/2022년 전화 녹취 : "우리 동네에 한집을 요 근래에 잡아갔단 말입니다. 보위부에서 잡아갔는데 왜 잡아갔는가. 그 집도 엄마가 (남한으로)넘어갔는데 (남한에서)기자 회견 같은 거 한 게 인터넷에 올라와서 우리나라(북한당국)에게 그게 알려졌단 말입니다. 사진하고. 그래서 그 가족을 몽땅 다 잡아갔습니다. 여기 이 땅에선 (가족이) 죽는 일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하지만 아무리 단속을 해도 탈북민의 송금은 생명줄과 같다 보니 연락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산에 올라가서 (전화를)합니다. 마을에서는 못합니다. 마을에는 매일 (휴대전화)탐지기차가 있습니다. 기계를 탐지하는 탐지기차가 계속 마을 돌아다닙니다. 돌다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무조건 그 집에 들어와서 수색하고 휴대전화를 뺏고. 무서우니까 산에 올라간단 말입니다."]

게다가 서로 안부를 묻다 보면 내부 상황이 전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요.

[최송죽/2016년 탈북 : "우리는 평범한 문안이란 말입니다. 코로나 걸려서 어떻게 약은 있어 마스크는 있어 이렇게 물어보는 게 (이상할 게) 하나도 없죠. 그런데 결국 그게 정보가 돼서 한국으로 오면 마실 것도 없다, 약도 없다, 흔하디흔한 해열제 한 알도 못 먹는다, 이렇게 뉴스랑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는 생각지 않게 물어보는 문안들이 다 정보가 된단 말입니다."]

특히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등의 복합 위기가 겹치면서 최근엔 내부 정보 유출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최송죽/2016년 탈북 : "북한에 대해서 뭘 알고 싶다고 하면 이제 돈을 주고 정보를 사는 게 됐단 말입니다. 마을에 뭐 이런 게 뭐 있는가 지금 돌아가는 정세는 어떤가. 돈을 주고 어디에 있는, 이런 거 사진 좀 찍어달라 해서 사진 찍어 주고 돈 받고. 지금 브로커들이 그런 짓 하는 게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국가비밀보호법’을 채택해 더 강력한 단속을 예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가비밀보호법’은 주민들의 눈과 귀, 입을 막을 수 있을까?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금 북한 내부 경제상황이 아주 절박합니다. 식량 사정도 아주 절박하고 거의 고난의 행군기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남 쪽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안 할 수가 없죠. 굶어죽거나 아니면 생계에 위협을 받는 상황인데 그 생계를 막을 수가 없죠. 그렇기 때문에 생계형 외부와의 접촉 생계형 통화는 절대 막을 수가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핵과 미사일을 내세워 최강의 국방력을 갖췄다며 통치 정당성을 강변하는 북한.

하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바깥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주민들을 억압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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