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짜 필러·성형” 소문에 500명 몰려…‘맞춤형’ 보험사기

입력 2023.06.23 (19:18) 수정 2023.06.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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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필러 주사 같은 미용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비결은 알고 보니 실손 보험 사기였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건물.

한 때 타 지역에서 환자가 몰려들 정도로 유명한 병원이 있던 곳입니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미용 시술이나 성형을 받을 수 있다고 입소문을 탄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여기는 사람이 많이 있었어요. 차가 항상 꽉 차 있었는데, 30대 후반 40대 초반이 많았어요. 여자들이…"]

그런데 잘 나가던 병원은 지난해 말 돌연 폐업했습니다.

그리고 이사장 김 모 씨가 보험 사기로 최근 구속됐습니다.

김 씨가 병원으로 운영했던 건물 내부입니다.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텅 비어있는데요.

김 씨는 이곳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정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등 각종 진료과목을 입점시켰습니다.

다양한 진료과목을 이용해 환자들의 진료 항목을 바꿔치기해 보험 사기를 벌인 겁니다.

피부과 등에서 미용 시술이나 성형을 해주고 정형외과에서 도수 치료를 받았다고 서류를 꾸몄는데, 도수 치료에는 실손 보험금이 최대 90%까지 나온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시술 가격이 다른 병원의 10%도 안 된다는 소문에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보험 사기는 대담하게도 2016년부터 6년간 이어졌습니다.

비결은 치밀한 수법.

진료 기록 작성부터 보험회사 접수까지 원무과가 직접 했고, 보험금 청구를 소액으로 끊어 의심을 피했습니다.

환자가 가입한 보험 상품에 따라 맞춤형 시술 견적을 뽑아주기도 했습니다.

[최호진/보험사 관계자 : "본인한테는 돈이 들어갈게 하나도 없다.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알아서 다 접수하고, 치료해주고, 청구까지 다 해줄 것이다."]

병원 측이 보험 사기로 챙긴 보험금과 요양급여 비용은 24억여 원.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사장 김 씨와 직원 등 10여 명을 지난 15일 검찰에 송치했고, 보험 사기에 가담한 환자 370여 명을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고석훈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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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공짜 필러·성형” 소문에 500명 몰려…‘맞춤형’ 보험사기
    • 입력 2023-06-23 19:18:48
    • 수정2023-06-23 22: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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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필러 주사 같은 미용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비결은 알고 보니 실손 보험 사기였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건물.

한 때 타 지역에서 환자가 몰려들 정도로 유명한 병원이 있던 곳입니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미용 시술이나 성형을 받을 수 있다고 입소문을 탄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여기는 사람이 많이 있었어요. 차가 항상 꽉 차 있었는데, 30대 후반 40대 초반이 많았어요. 여자들이…"]

그런데 잘 나가던 병원은 지난해 말 돌연 폐업했습니다.

그리고 이사장 김 모 씨가 보험 사기로 최근 구속됐습니다.

김 씨가 병원으로 운영했던 건물 내부입니다.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텅 비어있는데요.

김 씨는 이곳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정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등 각종 진료과목을 입점시켰습니다.

다양한 진료과목을 이용해 환자들의 진료 항목을 바꿔치기해 보험 사기를 벌인 겁니다.

피부과 등에서 미용 시술이나 성형을 해주고 정형외과에서 도수 치료를 받았다고 서류를 꾸몄는데, 도수 치료에는 실손 보험금이 최대 90%까지 나온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시술 가격이 다른 병원의 10%도 안 된다는 소문에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보험 사기는 대담하게도 2016년부터 6년간 이어졌습니다.

비결은 치밀한 수법.

진료 기록 작성부터 보험회사 접수까지 원무과가 직접 했고, 보험금 청구를 소액으로 끊어 의심을 피했습니다.

환자가 가입한 보험 상품에 따라 맞춤형 시술 견적을 뽑아주기도 했습니다.

[최호진/보험사 관계자 : "본인한테는 돈이 들어갈게 하나도 없다.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알아서 다 접수하고, 치료해주고, 청구까지 다 해줄 것이다."]

병원 측이 보험 사기로 챙긴 보험금과 요양급여 비용은 24억여 원.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사장 김 씨와 직원 등 10여 명을 지난 15일 검찰에 송치했고, 보험 사기에 가담한 환자 370여 명을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고석훈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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