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남해 황금어장이 썩어간다

입력 2005.09.19 (22:1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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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해 바닷속이 방치된 폐그물로, 청정해역의 명성을 잃고 있습니다.

해마디 이맘때면 만선의 기쁨을 안겨주던 전어와 멸치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재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산항에서 1시간 거리인 진동 앞바다.

가을철이면 전어와 멸치로 만선을 이루던 황금어장이지만 요즘은 물고기 구경이 쉽지 않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바다 밑에 들어가 봤습니다.

시커먼 진흙으로 뒤덮인 대형 그물이 바다 속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산란장이자 서식처 역할을 하는 수중 여는 그물에 뒤엉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그물을 당기자 부유 물질이 시야를 가립니다. 바닷속을 점령한 폐 그물들은 어류와 해조류에 치명적입니다.

지나가던 물고기가 폐 그물에 갇혀 죽어가고 해초가 사라진 자리는 불가사리가 점령했습니다.

<인터뷰>박대현(스쿠버다이버): "전체가 그물에 다 덮여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통발부터 대형 그물까지 깔려 있습니다"

인근의 바다 밑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통발 어구가 굴러다니고, 찢어진 폐 그물이 널려 있습니다.

조업을 하던 어선들이 잃어버리거나 수중 바위에 걸린 그물을 잘라버린 것들입니다.

폐 그물에 뒤덮여 황폐화되고 있는 이 같은 수중 바위들은 진동만 일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발견됩니다.

남해안 연안 바다는 각종 어류의 서식처이자 산란장이어서 이들 폐 그물의 생태계 파괴는 더욱 심각합니다.

<인터뷰> 전한수(합포만 살리기 연합회): "해초나 고기들이 그물에 엉켜 죽으면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남해안 바다가 폐 그물들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수거 대책은 물론이고 얼마나 되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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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남해 황금어장이 썩어간다
    • 입력 2005-09-19 21:22:47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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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해 바닷속이 방치된 폐그물로, 청정해역의 명성을 잃고 있습니다. 해마디 이맘때면 만선의 기쁨을 안겨주던 전어와 멸치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재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산항에서 1시간 거리인 진동 앞바다. 가을철이면 전어와 멸치로 만선을 이루던 황금어장이지만 요즘은 물고기 구경이 쉽지 않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바다 밑에 들어가 봤습니다. 시커먼 진흙으로 뒤덮인 대형 그물이 바다 속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산란장이자 서식처 역할을 하는 수중 여는 그물에 뒤엉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그물을 당기자 부유 물질이 시야를 가립니다. 바닷속을 점령한 폐 그물들은 어류와 해조류에 치명적입니다. 지나가던 물고기가 폐 그물에 갇혀 죽어가고 해초가 사라진 자리는 불가사리가 점령했습니다. <인터뷰>박대현(스쿠버다이버): "전체가 그물에 다 덮여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통발부터 대형 그물까지 깔려 있습니다" 인근의 바다 밑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통발 어구가 굴러다니고, 찢어진 폐 그물이 널려 있습니다. 조업을 하던 어선들이 잃어버리거나 수중 바위에 걸린 그물을 잘라버린 것들입니다. 폐 그물에 뒤덮여 황폐화되고 있는 이 같은 수중 바위들은 진동만 일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발견됩니다. 남해안 연안 바다는 각종 어류의 서식처이자 산란장이어서 이들 폐 그물의 생태계 파괴는 더욱 심각합니다. <인터뷰> 전한수(합포만 살리기 연합회): "해초나 고기들이 그물에 엉켜 죽으면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남해안 바다가 폐 그물들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수거 대책은 물론이고 얼마나 되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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