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천사’ 고 마가렛 간호사 추모 물결

입력 2023.10.04 (21:43) 수정 2023.10.04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헤어지는 아픔을 안겨드릴 수 없어 말없이 떠납니다."

18년 전 겨울, 소록도에서 40년 동안 한센인들을 돌보던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두 명이 남기고 간 편지입니다.

이젠 나이가 들었으니 주변에 폐만 끼칠 것 같다면서 조용한 작별인사를 전한 겁니다.

20대 푸른 나이부터 평생 동안 타인을 위해 살아온 마가렛.

한국 이름 백수선 간호사가 닷새 전 세상과 이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에도 작별인사를 나누진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소록도를 그리워한 마가렛을 기억하는 조용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외로움과 고통으로 얼룩진 소록도 사람들을 사랑으로 치유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지난 2005년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건강이 나빠진 뒤에도 평생 소록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고 마가렛 피사렉/2017년 다큐 '마리안느와 마가렛' : "일생 동안 저기 살았는데 생각나요. 저기 사람들, 저기 식구들..."]

최근까지도 전화로 안부를 물었던 소록도 주민 정봉업씨.

이제는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게 된 마가렛을 가슴 깊이 애도합니다.

[정봉업/소록도 주민 : "부모님이 세상을 뜬 것 같아요. 75년도에 만나서 계속 전화 통화하고 만남이 있잖아요. 너무 다정하게 대해 주셨기 때문에..."]

소록도에 마련된 분향소, 국화 한 송이에 그리움과 추모의 마음을 담아 헌화하고, 헌신적인 삶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김연준/신부/'마리안느와 마가렛' 법인 설립자 :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것이라는 것을 사랑을 통해서 깨우쳐 주는 거죠. 그러니까 엄마였고, 누나였고, 동생이었고..."]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먼 길을 달려온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김정화·이정희/부산시 금정구 : "환자들을 위해서 노력하신 모든 부분들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고 집사람이 한 말이 있는데 뭐라고 했죠? (하늘에서 보내주신 천사님이라고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의 손을 잡아준 소록도 천사 마가렛.

대한간호협회도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었고 8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소록도와 인연이 깊은 윤근일 주임 신부의 집전으로 임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열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류재현 정현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소록도 천사’ 고 마가렛 간호사 추모 물결
    • 입력 2023-10-04 21:43:03
    • 수정2023-10-04 21:51:12
    뉴스 9
[앵커]

"헤어지는 아픔을 안겨드릴 수 없어 말없이 떠납니다."

18년 전 겨울, 소록도에서 40년 동안 한센인들을 돌보던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두 명이 남기고 간 편지입니다.

이젠 나이가 들었으니 주변에 폐만 끼칠 것 같다면서 조용한 작별인사를 전한 겁니다.

20대 푸른 나이부터 평생 동안 타인을 위해 살아온 마가렛.

한국 이름 백수선 간호사가 닷새 전 세상과 이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에도 작별인사를 나누진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소록도를 그리워한 마가렛을 기억하는 조용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외로움과 고통으로 얼룩진 소록도 사람들을 사랑으로 치유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지난 2005년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건강이 나빠진 뒤에도 평생 소록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고 마가렛 피사렉/2017년 다큐 '마리안느와 마가렛' : "일생 동안 저기 살았는데 생각나요. 저기 사람들, 저기 식구들..."]

최근까지도 전화로 안부를 물었던 소록도 주민 정봉업씨.

이제는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게 된 마가렛을 가슴 깊이 애도합니다.

[정봉업/소록도 주민 : "부모님이 세상을 뜬 것 같아요. 75년도에 만나서 계속 전화 통화하고 만남이 있잖아요. 너무 다정하게 대해 주셨기 때문에..."]

소록도에 마련된 분향소, 국화 한 송이에 그리움과 추모의 마음을 담아 헌화하고, 헌신적인 삶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김연준/신부/'마리안느와 마가렛' 법인 설립자 :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것이라는 것을 사랑을 통해서 깨우쳐 주는 거죠. 그러니까 엄마였고, 누나였고, 동생이었고..."]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먼 길을 달려온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김정화·이정희/부산시 금정구 : "환자들을 위해서 노력하신 모든 부분들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고 집사람이 한 말이 있는데 뭐라고 했죠? (하늘에서 보내주신 천사님이라고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의 손을 잡아준 소록도 천사 마가렛.

대한간호협회도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었고 8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소록도와 인연이 깊은 윤근일 주임 신부의 집전으로 임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열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류재현 정현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