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등산·음주’ 윤희근 경찰청장, ‘참사 알림’ 11번 못 봤다

입력 2023.10.26 (12:22) 수정 2023.10.26 (12: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전해드리는 연속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이태원 참사로 시민들이 숨지던 순간, 윤희근 경찰청장은 충북 제천의 캠핑장에 있었는데, 술을 먹고 잠들어 참사 2시간 뒤 대응한 걸로 알려졌었죠.

당일 윤 청장의 공개되지 않은 행적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윤 청장은 잠이 든 탓에 두 차례 보고를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실제 보고는 10차례 넘게 쏟아졌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원동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당일 밤, 윤희근 경찰청장은 충북 제천의 캠핑장에 있었고 개인 일정을 가졌다고만 밝혀왔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습니다. 그것까지 밝혀 드려야 되나요?"]

주말인데 뭐가 문제냐던 윤 청장의 당일 구체적인 행적을 KBS가 처음 확인했습니다.

제천으로 출발한 건 새벽 6시 50분쯤.

등산을 위한 거였는데 동행한 건 우 모 총경 등 경찰관들이었습니다.

10월 29일은 핼러윈 행사뿐 아니라 대통령실 앞 대규모 집회 등도 예고됐던 날.

동행한 우 모 총경은 "큰 집회가 있는데 형님의 대범함은 가늠할 수 없다"고 윤 청장을 추켜세웠습니다.

KBS가 확보한 당일 모임 사진.

등산 뒤 술자리가 이어졌는데 윤 청장은 최소 저녁 8시 30분까지 함께 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 쓰러진다"는 이태원 신고가 쏟아지기 시작한 시각입니다.

윤 청장은 그날 밤, 11시에 잠들어 참사 보고를 '2번' 놓쳤고, 12시 14분에 기상했다고 해명했었습니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은 SNS 보고가 9차례 더 있었습니다.

당일 모임에 참석했던 경찰이 밤 11시 40분, '수십명이 실신했다'는 기사를 전송했고, 20여 분 뒤 교통정보센터장이 '다수에게 CPR 시행중'이란 보고를 합니다.

홍보담당관도 두 차례, 사상자가 100명이라는 기사를 보냅니다.

기존에 공개한 참사 보고 2건을 포함하면, 모두 11차례, 연락이 빗발쳤지만, 한 시간 넘게 답하지 않은 겁니다.

[정우택/의원/지난해 11월 7일 : "참사 사건이 난 뒤 2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참사를 인지하셨다는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윤 청장은 근무지인 서울을 벗어나면서 내부 시스템에 입력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조응천·경찰청장 : "(입력을 했어요? 안 했어요?) 안 했습니다."]

경찰청은 KBS의 질의에 제천에 간 건 개인 일정이란 답변을 그대로 반복했고, 상황관리관의 공식 참사 보고는 2차례가 맞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최창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등산·음주’ 윤희근 경찰청장, ‘참사 알림’ 11번 못 봤다
    • 입력 2023-10-26 12:22:56
    • 수정2023-10-26 12:32:37
    뉴스 12
[앵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전해드리는 연속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이태원 참사로 시민들이 숨지던 순간, 윤희근 경찰청장은 충북 제천의 캠핑장에 있었는데, 술을 먹고 잠들어 참사 2시간 뒤 대응한 걸로 알려졌었죠.

당일 윤 청장의 공개되지 않은 행적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윤 청장은 잠이 든 탓에 두 차례 보고를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실제 보고는 10차례 넘게 쏟아졌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원동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당일 밤, 윤희근 경찰청장은 충북 제천의 캠핑장에 있었고 개인 일정을 가졌다고만 밝혀왔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습니다. 그것까지 밝혀 드려야 되나요?"]

주말인데 뭐가 문제냐던 윤 청장의 당일 구체적인 행적을 KBS가 처음 확인했습니다.

제천으로 출발한 건 새벽 6시 50분쯤.

등산을 위한 거였는데 동행한 건 우 모 총경 등 경찰관들이었습니다.

10월 29일은 핼러윈 행사뿐 아니라 대통령실 앞 대규모 집회 등도 예고됐던 날.

동행한 우 모 총경은 "큰 집회가 있는데 형님의 대범함은 가늠할 수 없다"고 윤 청장을 추켜세웠습니다.

KBS가 확보한 당일 모임 사진.

등산 뒤 술자리가 이어졌는데 윤 청장은 최소 저녁 8시 30분까지 함께 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 쓰러진다"는 이태원 신고가 쏟아지기 시작한 시각입니다.

윤 청장은 그날 밤, 11시에 잠들어 참사 보고를 '2번' 놓쳤고, 12시 14분에 기상했다고 해명했었습니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은 SNS 보고가 9차례 더 있었습니다.

당일 모임에 참석했던 경찰이 밤 11시 40분, '수십명이 실신했다'는 기사를 전송했고, 20여 분 뒤 교통정보센터장이 '다수에게 CPR 시행중'이란 보고를 합니다.

홍보담당관도 두 차례, 사상자가 100명이라는 기사를 보냅니다.

기존에 공개한 참사 보고 2건을 포함하면, 모두 11차례, 연락이 빗발쳤지만, 한 시간 넘게 답하지 않은 겁니다.

[정우택/의원/지난해 11월 7일 : "참사 사건이 난 뒤 2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참사를 인지하셨다는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윤 청장은 근무지인 서울을 벗어나면서 내부 시스템에 입력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조응천·경찰청장 : "(입력을 했어요? 안 했어요?) 안 했습니다."]

경찰청은 KBS의 질의에 제천에 간 건 개인 일정이란 답변을 그대로 반복했고, 상황관리관의 공식 참사 보고는 2차례가 맞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최창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KBS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댓글 작성을 지지합니다.
다만 해당 기사는 댓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자체 논의를 거쳐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