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책임회피 의혹’에 경찰청장 “몰랐다·기억 안 나”

입력 2023.10.26 (12:27) 수정 2023.10.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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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휴대전화에 11번 참사 알림 메시지가 왔던 사실을 축소해서 해명하고, 경찰 책임을 회피하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단 의혹에 대해 ‘당시엔 몰랐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어제 KBS가 보도한 윤 청장의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한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 밤 11시에 잠들어 참사 보고를 2번 놓쳤고, 0시 14분에 기상했다고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KBS 보도로 윤 청장이 참사 당일 밤 관련 연락을 11차례 받았지만 1시간 넘게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동안 두 차례 보고를 받았다고 이야기했던 것은 축소 해명인가” 묻자, 윤 청장은 “보도를 보면서 그 이후에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윤 청장은 “제가 여러 차례 보고드린대로 0시 14분 이전에 있던 보고나 상황관리관 전화를 제가 확인하지 못한 건 맞다. 그게 보고라인”이라며 “당시에 뉴스 링크 등이 와 있던 사실은 추후에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천 의원은 “(국민들은 윤 청장의 해명을) 책임 회피를 위해 거짓 해명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청장은 구조에 집중해야 할 사고 직후 새벽 시간, 경찰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얘기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발신자를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가 0시 40분쯤 “경찰이 주도적으로 신속 수사해 구청장급 이상에 안전 책임을 귀책시켜 초기 가닥을 명쾌히 가져야 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윤 청장은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희생자가 속출하던 새벽 3시 이후에는 경찰 책임을 회피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경찰 간부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나와 어디선가 책임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신속히 우리 청 조치사항이 대통령(V) 등에게 실시간 보고돼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천 의원이 “0시 40분 메시지를 누구한테 받았냐”고 묻자 윤 청장은 “보도를 보면서 ‘당시에 이런 게 있었구나’라고 다시 인식했다”고 답했습니다. 천 의원이 “당시에 몰랐다는 말인가” 다시 물으니 “네”라고 윤 청장은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청장은 “이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텔레그램 기능을 활용해서 어제 오늘 확인하려 했는데 지금 제 전화기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충분히 그런 게 있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보내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 경황이 없었고, 서울청장 등 참모들과 업무 연락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청장은 메시지를 보낸 곳이 대통령실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새벽 3시 이후 메시지와 관련해서도 윤 청장은 “보도를 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말했습니다.

이러한 윤 청장의 답변에 대해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책임 소재에 대한 일종의 전략적 메시지가 오고 갔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윤 청장은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경찰이 해야 할 일이고, 증거인멸 전에 수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책임 회피를 위한 수사 지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억이 안 나는 이유가 술에 많이 취해서인지 물었을 때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윤 청장은 “당일 저녁 (술을 마시다가) 8시 30분에서 9시 정도 자리가 파했다”며 “ 1년 전을 돌이켜보면 굉장히 아쉽고, 스스로 회한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입이 열 개라도 유족들이나 희생된 분들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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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참사 ‘책임회피 의혹’에 경찰청장 “몰랐다·기억 안 나”
    • 입력 2023-10-26 12:27:09
    • 수정2023-10-26 12:30:37
    사회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휴대전화에 11번 참사 알림 메시지가 왔던 사실을 축소해서 해명하고, 경찰 책임을 회피하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단 의혹에 대해 ‘당시엔 몰랐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어제 KBS가 보도한 윤 청장의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한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 밤 11시에 잠들어 참사 보고를 2번 놓쳤고, 0시 14분에 기상했다고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KBS 보도로 윤 청장이 참사 당일 밤 관련 연락을 11차례 받았지만 1시간 넘게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동안 두 차례 보고를 받았다고 이야기했던 것은 축소 해명인가” 묻자, 윤 청장은 “보도를 보면서 그 이후에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윤 청장은 “제가 여러 차례 보고드린대로 0시 14분 이전에 있던 보고나 상황관리관 전화를 제가 확인하지 못한 건 맞다. 그게 보고라인”이라며 “당시에 뉴스 링크 등이 와 있던 사실은 추후에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천 의원은 “(국민들은 윤 청장의 해명을) 책임 회피를 위해 거짓 해명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청장은 구조에 집중해야 할 사고 직후 새벽 시간, 경찰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얘기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발신자를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가 0시 40분쯤 “경찰이 주도적으로 신속 수사해 구청장급 이상에 안전 책임을 귀책시켜 초기 가닥을 명쾌히 가져야 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윤 청장은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희생자가 속출하던 새벽 3시 이후에는 경찰 책임을 회피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경찰 간부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나와 어디선가 책임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신속히 우리 청 조치사항이 대통령(V) 등에게 실시간 보고돼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천 의원이 “0시 40분 메시지를 누구한테 받았냐”고 묻자 윤 청장은 “보도를 보면서 ‘당시에 이런 게 있었구나’라고 다시 인식했다”고 답했습니다. 천 의원이 “당시에 몰랐다는 말인가” 다시 물으니 “네”라고 윤 청장은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청장은 “이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텔레그램 기능을 활용해서 어제 오늘 확인하려 했는데 지금 제 전화기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충분히 그런 게 있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보내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 경황이 없었고, 서울청장 등 참모들과 업무 연락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청장은 메시지를 보낸 곳이 대통령실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새벽 3시 이후 메시지와 관련해서도 윤 청장은 “보도를 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말했습니다.

이러한 윤 청장의 답변에 대해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책임 소재에 대한 일종의 전략적 메시지가 오고 갔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윤 청장은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경찰이 해야 할 일이고, 증거인멸 전에 수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책임 회피를 위한 수사 지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억이 안 나는 이유가 술에 많이 취해서인지 물었을 때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윤 청장은 “당일 저녁 (술을 마시다가) 8시 30분에서 9시 정도 자리가 파했다”며 “ 1년 전을 돌이켜보면 굉장히 아쉽고, 스스로 회한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입이 열 개라도 유족들이나 희생된 분들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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