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송어 서식지 확대·연중 산란 가능성 확인 [갈색 이방인]②

입력 2023.12.11 (07:01) 수정 2023.12.1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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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KBS 취재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브라운송어의 서식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포획조사와 환경 DNA 조사 2가지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브라운송어 서식지가 기존의 연구 결과보다 두 배 이상 확장된 사실과 소양강 수계를 벗어나 영동지역에도 이식되었을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브라운송어 해부에서는 한 여름에도 알을 품고 있는 것이 확인돼 연중 산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사 연재 순서]
①생태교란종 브라운송어, 왜 소양강에 정착했을까?
②브라운송어 시식지 확대·연중 산란 가능성 확인
③외래종 퇴치 왜 안 될까? 오락가락·주먹구구 환경정책
④영혼을 갈아 넣은 10달…취재 뒷이야기

■ 브라운송어 서식 실태, 지금까지 분석 자료가 없다?… "취재진이 직접 잡아봤습니다."

국립생태원이 조사한 브라운송어의 서식지는 소양강댐 바로 아래부터 소양 3교까지 8km 구간입니다. 낚시꾼들에게 알려진 서식지 범위도 동일합니다. 냉수성 어종이기 때문에 찬물이 흐르는 소양강 수계 밖으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정말 그럴까? 하지만 관련해서는 실체를 알 수 있는 조사 결과가 없었습니다. 연구 자료도 거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브라운송어가 어디에 얼마나 사는지 깊은 물 속 사정을 당장 알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결 국 취재진은 직접 어망을 설치해 물고기를 낚아 서식 범위를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포획 조사 지점은 소양강과 북한강수계 합수부를 중심으로 반경 6km 구간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조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 구간은 이미 2017년도에 어업권이 폐지돼 레저 낚시 이외의 어업 활동은 금지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어망을 설치하는 것도 불법입니다.

관할기관인 춘천시에 조사 개요를 설명하고 방송·연구 목적의 특별 어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잡고자 하는 어종이 '브라운송어'라는 것이 또 문제가 됐습니다. 1편에서 설명했듯이 브라운송어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교란생물' 입니다. 보관·운반 등이 모두 법으로 금지됐고,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겁니다. 결국, 방송 촬영과 조사용으로만 사용하고 폐기하겠다고 약속을 한 뒤에야 환경부의 허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포획허가증'을 가진 진짜 '어부'가 될 자격을 얻은 것입니다.

■ 환경 적응력 좋은 브라운송어, 북한강 수계까지 진출

'허가증'만 가졌을 뿐 물고기에 대한 지식도 없고, 그물도 칠 줄 모르는 취재팀, 두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먼저, 어업 전문가인 옛 의암호 어민들의 도움을 받아 배를 띄워 그물을 치고 걷었습니다. 이 과정에 원주지방환경청과 함께 브라운송어 연구를 수행해 온 강원대학교 어류센터 연구진이 동행해 전문 자문을 해줬습니다.

포획 조사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넓은 입구가 서서히 좁아지면서 물고기를 가두는 방식의 '정치망' 을 의암호 9곳에 설치했고,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702마리를 포획해 어종을 일일이 분석해 기록했습니다. 어류 종 조성 확인을 위해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연구 방법입니다.

북한강 수계에서 포획된 브라운송어북한강 수계에서 포획된 브라운송어

어종을 분석해보니 생태교란종인 블루길이 700마리 넘게 잡혀 절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이미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잠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브라운 송어는 모두 10마리가 잡혔습니다. 그리고 우려했던 대로, 북한강댐 아래쪽 지점에서도 브라운송어가 포획됐습니다. 60cm가 넘는 대형 개체였습니다. 냉수성 어종이라 소양강 수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여겨졌던 브라운송어가 이미 서식지를 북한강 수계까지 확장한 것이 최초로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 범위는 애초 국립생태원이 조사한 서식지보다 두 배 정도 세력권이 커진 수준입니다.


■ 브라운송어 해부 실험 … 연중 산란 징후 포착

포획된 브라운송어를 강원대학교 어류센터 연구실로 운반해 해부해 봤습니다. 무엇을 주로 먹는지 식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입니다. 해부 결과, 미성어들은 주로 하루살이, 날도래 같은 수서곤충을, 40cm 이상의 성어들은 크기 4cm 전후의 작은 물고기들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부 실험에서 놀라운 사실도 포착됐습니다. 암컷 브라운송어의 뱃속에서 성숙한 알이 발견된 겁니다. 브라운송어의 산란 철은 겨울인 11월부터 1월 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포획과 해부가 이뤄진 시점은 여름철인 6월 중순, 일 년 내내 일정한 수준의 저온이 유지되는 소양강 물 덕분에 산란 시기를 착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중 산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암컷 같은 경우는 이제 알이, 난소가 활성화됐다가 다시 이제 산란 못 하고 사그라지는 어떤 그런 형태의 난소가 확인됐습니다. 신기한 게, 왜 그러냐면, 이쪽 지역이 수온이 지금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어느 정도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니까, 일부는 또 수컷도 제대로 만나고 그러면, 산란하는 것들도. [기자: 할 수도 있고, 지금?] 그렇죠” - 최재석 박사/ 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장

■ 환경 DNA 분석 … 유입 주의 외래종 검출, 브라운 영동 수계 유입 가능성도

소양강의 브라운송어와 외래종 잠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특별취채팀이 실시한 또 하나의 조사는 환경 DNA 분석입니다. 대기나 토양, 물 등 환경에 남아 있는 DNA를 채취해 생명체의 종류를 파악하는 첨단 유전자 분석 기법입니다. 소양강 물을 떠서 분석하면 그 안에 남겨진 DNA를 토대로 어떤 물고기들이 그 주변에 서식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소양강댐 상·하류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DNA는 50여 종. 그중 7종은 외래종입니다. 이미 포획 조사에서 서식이 확인된 브라운송어와 배스, 블루길, 무지개송어, 떡붕어의 DNA가 검출됐고, 아직 소양강에서 서식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환경부가 '유입 주의 종'으로 지정한 '기벨리오붕어'와 '줄 가물치'의 DNA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립생태원은 '환경 DNA 분석은 검출된 DNA를 대조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완벽하지 않고, 붕어 같은 경우는 자연상태에서 교잡종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석 결과를 100%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경험적으로 환경 DNA분석은 오류가 많고, 실제로 소양강에 기벨리오붕어나 줄 가물치가 서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래종 유입은 낮은 가능성을 뚫고 이뤄져 결국 생태계에 되돌릴 수 없는 큰 피해를 만들어냅니다. 한국에 서식이 보고된 적이 없고, 정식으로 수입된 적도 없는데 어느새 소양강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브라운송어가 그 명확한 증겁니다.

환경 DNA 실험을 진행하던 취재팀에 브라운송어와 관련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양양 남대천에서 포획된 연어 중에 브라운 송어가 섞여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남대천에서 세 지점의 물을 떠 DNA를 분석해봤습니다. 이번에는 브라운송어의 특징 유전자만을 찾아내는 'qPCR'이라는 기법을 이용했습니다. 먼저 실시한 실험은 모든 어종의 DNA를 검출해냈다면, 이 방식은 마치 코로나 진단키트처럼 브라운송어 DNA 검출 여부만을 판별합니다. 특정한 종의 서식을 확인하기에 정확도는 더 높습니다.

소양강댐 하류 (파란선)과 양양 남대천(노란선)의 브라운송어 eDNA 검사 결과소양강댐 하류 (파란선)과 양양 남대천(노란선)의 브라운송어 eDNA 검사 결과

한 달 여를 기다려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양성 . 양양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도 브라운송어의 DNA가 검출된 것입니다. 브라운송어가 소양강을 벗어나 다른 수계에 서식할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된 것입니다.

인기 낚시 어종인 만큼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옮겨 풀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이미 포획 조사에서 확인된 것처럼 소양강의 냉수구간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능력도 갖췄습니다. 국립생태원은 KBS로부터 시료 채취 지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받아 긴급 현장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KBS는 국립생태원에 환경 DNA 분석 자료를 모두 공유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3편에 계속)

[연관 기사]
1. 생태교란종 판치는 소양강…낯선 어종 DNA까지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37909
2. 교란종 수매 ‘주먹구구’…줄줄 새는 혈세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37911

[ 프로그램 다시보기]
유튜브 2023.11.28 소양강댐 50주년 기념 KBS 특별기획 '갈색 이방인'

https://youtu.be/mfPa7k3c2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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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운송어 서식지 확대·연중 산란 가능성 확인 [갈색 이방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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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2-11 07: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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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취재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브라운송어의 서식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포획조사와 환경 DNA 조사 2가지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브라운송어 서식지가 기존의 연구 결과보다 두 배 이상 확장된 사실과 소양강 수계를 벗어나 영동지역에도 이식되었을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브라운송어 해부에서는 한 여름에도 알을 품고 있는 것이 확인돼 연중 산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사 연재 순서]
①생태교란종 브라운송어, 왜 소양강에 정착했을까?
②브라운송어 시식지 확대·연중 산란 가능성 확인
③외래종 퇴치 왜 안 될까? 오락가락·주먹구구 환경정책
④영혼을 갈아 넣은 10달…취재 뒷이야기

■ 브라운송어 서식 실태, 지금까지 분석 자료가 없다?… "취재진이 직접 잡아봤습니다."

국립생태원이 조사한 브라운송어의 서식지는 소양강댐 바로 아래부터 소양 3교까지 8km 구간입니다. 낚시꾼들에게 알려진 서식지 범위도 동일합니다. 냉수성 어종이기 때문에 찬물이 흐르는 소양강 수계 밖으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정말 그럴까? 하지만 관련해서는 실체를 알 수 있는 조사 결과가 없었습니다. 연구 자료도 거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브라운송어가 어디에 얼마나 사는지 깊은 물 속 사정을 당장 알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결 국 취재진은 직접 어망을 설치해 물고기를 낚아 서식 범위를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포획 조사 지점은 소양강과 북한강수계 합수부를 중심으로 반경 6km 구간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조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 구간은 이미 2017년도에 어업권이 폐지돼 레저 낚시 이외의 어업 활동은 금지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어망을 설치하는 것도 불법입니다.

관할기관인 춘천시에 조사 개요를 설명하고 방송·연구 목적의 특별 어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잡고자 하는 어종이 '브라운송어'라는 것이 또 문제가 됐습니다. 1편에서 설명했듯이 브라운송어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교란생물' 입니다. 보관·운반 등이 모두 법으로 금지됐고,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겁니다. 결국, 방송 촬영과 조사용으로만 사용하고 폐기하겠다고 약속을 한 뒤에야 환경부의 허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포획허가증'을 가진 진짜 '어부'가 될 자격을 얻은 것입니다.

■ 환경 적응력 좋은 브라운송어, 북한강 수계까지 진출

'허가증'만 가졌을 뿐 물고기에 대한 지식도 없고, 그물도 칠 줄 모르는 취재팀, 두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먼저, 어업 전문가인 옛 의암호 어민들의 도움을 받아 배를 띄워 그물을 치고 걷었습니다. 이 과정에 원주지방환경청과 함께 브라운송어 연구를 수행해 온 강원대학교 어류센터 연구진이 동행해 전문 자문을 해줬습니다.

포획 조사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넓은 입구가 서서히 좁아지면서 물고기를 가두는 방식의 '정치망' 을 의암호 9곳에 설치했고,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702마리를 포획해 어종을 일일이 분석해 기록했습니다. 어류 종 조성 확인을 위해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연구 방법입니다.

북한강 수계에서 포획된 브라운송어
어종을 분석해보니 생태교란종인 블루길이 700마리 넘게 잡혀 절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이미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잠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브라운 송어는 모두 10마리가 잡혔습니다. 그리고 우려했던 대로, 북한강댐 아래쪽 지점에서도 브라운송어가 포획됐습니다. 60cm가 넘는 대형 개체였습니다. 냉수성 어종이라 소양강 수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여겨졌던 브라운송어가 이미 서식지를 북한강 수계까지 확장한 것이 최초로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 범위는 애초 국립생태원이 조사한 서식지보다 두 배 정도 세력권이 커진 수준입니다.


■ 브라운송어 해부 실험 … 연중 산란 징후 포착

포획된 브라운송어를 강원대학교 어류센터 연구실로 운반해 해부해 봤습니다. 무엇을 주로 먹는지 식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입니다. 해부 결과, 미성어들은 주로 하루살이, 날도래 같은 수서곤충을, 40cm 이상의 성어들은 크기 4cm 전후의 작은 물고기들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부 실험에서 놀라운 사실도 포착됐습니다. 암컷 브라운송어의 뱃속에서 성숙한 알이 발견된 겁니다. 브라운송어의 산란 철은 겨울인 11월부터 1월 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포획과 해부가 이뤄진 시점은 여름철인 6월 중순, 일 년 내내 일정한 수준의 저온이 유지되는 소양강 물 덕분에 산란 시기를 착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중 산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암컷 같은 경우는 이제 알이, 난소가 활성화됐다가 다시 이제 산란 못 하고 사그라지는 어떤 그런 형태의 난소가 확인됐습니다. 신기한 게, 왜 그러냐면, 이쪽 지역이 수온이 지금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어느 정도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니까, 일부는 또 수컷도 제대로 만나고 그러면, 산란하는 것들도. [기자: 할 수도 있고, 지금?] 그렇죠” - 최재석 박사/ 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장

■ 환경 DNA 분석 … 유입 주의 외래종 검출, 브라운 영동 수계 유입 가능성도

소양강의 브라운송어와 외래종 잠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특별취채팀이 실시한 또 하나의 조사는 환경 DNA 분석입니다. 대기나 토양, 물 등 환경에 남아 있는 DNA를 채취해 생명체의 종류를 파악하는 첨단 유전자 분석 기법입니다. 소양강 물을 떠서 분석하면 그 안에 남겨진 DNA를 토대로 어떤 물고기들이 그 주변에 서식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소양강댐 상·하류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DNA는 50여 종. 그중 7종은 외래종입니다. 이미 포획 조사에서 서식이 확인된 브라운송어와 배스, 블루길, 무지개송어, 떡붕어의 DNA가 검출됐고, 아직 소양강에서 서식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환경부가 '유입 주의 종'으로 지정한 '기벨리오붕어'와 '줄 가물치'의 DNA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립생태원은 '환경 DNA 분석은 검출된 DNA를 대조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완벽하지 않고, 붕어 같은 경우는 자연상태에서 교잡종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석 결과를 100%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경험적으로 환경 DNA분석은 오류가 많고, 실제로 소양강에 기벨리오붕어나 줄 가물치가 서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래종 유입은 낮은 가능성을 뚫고 이뤄져 결국 생태계에 되돌릴 수 없는 큰 피해를 만들어냅니다. 한국에 서식이 보고된 적이 없고, 정식으로 수입된 적도 없는데 어느새 소양강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브라운송어가 그 명확한 증겁니다.

환경 DNA 실험을 진행하던 취재팀에 브라운송어와 관련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양양 남대천에서 포획된 연어 중에 브라운 송어가 섞여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남대천에서 세 지점의 물을 떠 DNA를 분석해봤습니다. 이번에는 브라운송어의 특징 유전자만을 찾아내는 'qPCR'이라는 기법을 이용했습니다. 먼저 실시한 실험은 모든 어종의 DNA를 검출해냈다면, 이 방식은 마치 코로나 진단키트처럼 브라운송어 DNA 검출 여부만을 판별합니다. 특정한 종의 서식을 확인하기에 정확도는 더 높습니다.

소양강댐 하류 (파란선)과 양양 남대천(노란선)의 브라운송어 eDNA 검사 결과
한 달 여를 기다려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양성 . 양양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도 브라운송어의 DNA가 검출된 것입니다. 브라운송어가 소양강을 벗어나 다른 수계에 서식할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된 것입니다.

인기 낚시 어종인 만큼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옮겨 풀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이미 포획 조사에서 확인된 것처럼 소양강의 냉수구간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능력도 갖췄습니다. 국립생태원은 KBS로부터 시료 채취 지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받아 긴급 현장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KBS는 국립생태원에 환경 DNA 분석 자료를 모두 공유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3편에 계속)

[연관 기사]
1. 생태교란종 판치는 소양강…낯선 어종 DNA까지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37909
2. 교란종 수매 ‘주먹구구’…줄줄 새는 혈세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37911

[ 프로그램 다시보기]
유튜브 2023.11.28 소양강댐 50주년 기념 KBS 특별기획 '갈색 이방인'

https://youtu.be/mfPa7k3c2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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