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중국 부추가 화났다”…중국 증권 수장도 ‘교체’

입력 2024.02.14 (20:39) 수정 2024.02.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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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은 물론 우리 증권가에까지 여파가 몰아쳤는데요.

은행 창구에서 홍콩 지수 연계 상품 판매가 중단되다시피 했고요.

뿔난 중국 투자자들은 다른 나라 대사관 SNS에 몰려가 '중국 증시를 구해달라'는 글을 도배하기까지 했습니다.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효신 특파원, 최근 중국 대형 건설업체 헝다 그룹에 청산 명령까지 내려졌죠.

전반적 경제 지표 하락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 초 홍콩 증시가 연속 하락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죠.

우리나라에서도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자 투자자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홍콩 지수를 포함해 중국 주요 주가 지수는 모두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2021년 고점 대비 증발한 시가총액만 우리 돈으로 9천조 원이 넘습니다.

잘라내도 끝없이 자라난다고 해서 '부추'라고 불리는 중국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엔 폭발했습니다.

주중 미국대사관 SNS 계정에 중국 주식 투자자들을 구해달라는 글로 도배를 했는데요.

이후 관련 댓글 작성이 막히자 인도 대사관 SNS로 몰려갔습니다.

중국 당국도 급한 불 끄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주식안정 기금 등 긴급자원 420조 원 가량을 투입을 결정했고, '공매도 금지'까지 숨 가쁘게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주식 시장을 총괄하는 증권감독위 주석마저 갈아치웠습니다.

교체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증시 폭락에 대한 책임을 물은 거로 보입니다.

[앵커]

더 큰 문제는 물가가 급격히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도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단 건데요.

중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단 우려가 그래서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에선 돼지고기 가격과 판매량을 보면 경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식재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음력 설인 춘절 연휴를 8일간 지내는 중국에서는 이 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늘고 가격은 오르기 마련인데,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시장을 한번 돌아봤는데요.

[돼지고기 소매상/음성변조 :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간 것 같네요?) 오른 적이 없습니다. 가격이 내려가요. 계속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평균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을 찾긴 힘들었는데요.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는 넉 달 연속 하락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16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저렴한 물가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반복돼, 경기 침체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당국이 이번 연휴에만 천억 원이 넘는 소비 쿠폰을 뿌렸다고요.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돈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중국 포털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해고당해서 이번 명절에 아예 고향에 갈 수 없단 글들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고용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닫고 있는데, 모건스탠리가 중국 소비자 설문조사를 했더니 지난해 말 기준 응답자의 76%가 1개 이상 품목에서 지출을 이미 줄였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잇따른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증시는 일부 반등에 성공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올해 전망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김철/그래픽:박미주/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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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4 20:38:59
    • 수정2024-02-14 2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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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은 물론 우리 증권가에까지 여파가 몰아쳤는데요.

은행 창구에서 홍콩 지수 연계 상품 판매가 중단되다시피 했고요.

뿔난 중국 투자자들은 다른 나라 대사관 SNS에 몰려가 '중국 증시를 구해달라'는 글을 도배하기까지 했습니다.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효신 특파원, 최근 중국 대형 건설업체 헝다 그룹에 청산 명령까지 내려졌죠.

전반적 경제 지표 하락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 초 홍콩 증시가 연속 하락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죠.

우리나라에서도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자 투자자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홍콩 지수를 포함해 중국 주요 주가 지수는 모두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2021년 고점 대비 증발한 시가총액만 우리 돈으로 9천조 원이 넘습니다.

잘라내도 끝없이 자라난다고 해서 '부추'라고 불리는 중국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엔 폭발했습니다.

주중 미국대사관 SNS 계정에 중국 주식 투자자들을 구해달라는 글로 도배를 했는데요.

이후 관련 댓글 작성이 막히자 인도 대사관 SNS로 몰려갔습니다.

중국 당국도 급한 불 끄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주식안정 기금 등 긴급자원 420조 원 가량을 투입을 결정했고, '공매도 금지'까지 숨 가쁘게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주식 시장을 총괄하는 증권감독위 주석마저 갈아치웠습니다.

교체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증시 폭락에 대한 책임을 물은 거로 보입니다.

[앵커]

더 큰 문제는 물가가 급격히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도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단 건데요.

중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단 우려가 그래서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에선 돼지고기 가격과 판매량을 보면 경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식재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음력 설인 춘절 연휴를 8일간 지내는 중국에서는 이 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늘고 가격은 오르기 마련인데,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시장을 한번 돌아봤는데요.

[돼지고기 소매상/음성변조 :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간 것 같네요?) 오른 적이 없습니다. 가격이 내려가요. 계속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평균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을 찾긴 힘들었는데요.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는 넉 달 연속 하락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16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저렴한 물가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반복돼, 경기 침체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당국이 이번 연휴에만 천억 원이 넘는 소비 쿠폰을 뿌렸다고요.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돈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중국 포털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해고당해서 이번 명절에 아예 고향에 갈 수 없단 글들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고용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닫고 있는데, 모건스탠리가 중국 소비자 설문조사를 했더니 지난해 말 기준 응답자의 76%가 1개 이상 품목에서 지출을 이미 줄였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잇따른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증시는 일부 반등에 성공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올해 전망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김철/그래픽:박미주/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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