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 고용’ 기준 미달 공공기관 여전

[앵커]

공공기관 등에서 일정 비율 이상 장애인을 의무 고용하도록 하는 '장애인 고용 촉진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고용노동부가 최근 의무 고용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기관을 발표했는데, 지역에서는 4곳이 포함됐습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간 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 3년 전,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취업한 지체 장애 1급 박승현 씨.

20대 초반부터 일자리를 찾아 전국 각지를 전전하다 40대가 서야 겨우 직장을 얻어 정착했습니다.

[박승현/1급 지체장애인 : "(취업 과정에서) 제 장애에 대해서 설명하고, 할 수 있냐 없냐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에 더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아요."]

이처럼 장애인의 어려운 취업 문턱을 낮춰 보고자 30여 년 전부터 시행된 '장애인 고용 촉진법.

국가나 자치단체는 전체의 3.8%, 직원이 300명 넘는 민간 기업은 전체의 3.1% 이상 장애인 직원을 고용하게 돼 있지만 현실에선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대전과 세종·충남지역 출연기관 세 곳은 수년 째 장애인 고용률 0%를 기록한 데다, 충남의료원 4곳은 장애인 고용이 이뤄지곤 있지만 법정 기준에 크게 못 미쳐 해마다 수천만 원의 고용부담금을 내고 있습니다.

[홍성의료원 관계자/음성변조 : "병원은 단순 업무가 없다 보니까 이쪽으로는 채용할 일이 거의 없고, 전문직종들은 그쪽에 장애인이 없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임직원이 백 명 이상인 경우만 부담금을 내고 있어,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김현기/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 사무처장 : "정보화협회같은 경우에는 전산과 관련된 장애인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거든요, 교육을 해서. 그런 루트를 많이 이용해서 장애인이 취업하는 길을 만들어…."]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는 걸 넘어 고용 주체들이 장애 유형에 따른 직무 개발로 취업 기회를 늘리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