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비대위 ‘의료개혁’ 토론회…“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1·2차 개혁과 함께가야”

입력 2024.08.01 (18:26) 수정 2024.08.0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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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중증 환자 진료 중심으로 구조 전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병원의 수익 감소 문제와 1·2차 병원과의 의료 협력 체계 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1일)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전문의 중심병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는 서울대병원 교수를 비롯한 의료 전문가, 환자단체·소비자단체 대표, 사직 전공의 등 8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들은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 중증 환자 진료체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1·2차 병원의 의료 역량 강화 등 구조 전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경증환자들은 가능한 1·2차 병원으로 가도록 하고, 급성기 진료를 마친 환자들은 질환별로 회송 지침을 만들어서 적절한 시기에 회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궁긍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1·2차 병원의 근본적인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현장에서 보면 환자들을 1·2차 병원으로 보내려고 해도 환자들이 가지 않고 오히려 다른 상급종합병원을 찾는다”며 “1차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3차 병원에서 환자를 밀어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은 수련 체계의 변화, 1차 의료 기관의 진료 역량 강화 등이 모두 맞물렸을 때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하은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위원은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전환하려는 이유는 고령화 사회에서 의료비는 늘어나는데 건강보험 재정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강보험의 재정적 한계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정확하게 건강보험 재정 한계 상황과 우리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중증·희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를 양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회에선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를 줄이는 등 급격한 구조 조정이 이뤄졌을 때 병원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박종훈 고대병원 교수는 “정부는 중증 환자 수를 늘리고 병상 수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고 있지만, 그런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향후 의료 수요는 어떻게 통제할 것이며 그동안의 보험료 부과 체계에는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료 개혁이라는 큰 크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포함한 1차 의료 개혁 방안을 이달 중으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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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01 18:26:06
    • 수정2024-08-01 19:13:32
    사회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중증 환자 진료 중심으로 구조 전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병원의 수익 감소 문제와 1·2차 병원과의 의료 협력 체계 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1일)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전문의 중심병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는 서울대병원 교수를 비롯한 의료 전문가, 환자단체·소비자단체 대표, 사직 전공의 등 8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들은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 중증 환자 진료체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1·2차 병원의 의료 역량 강화 등 구조 전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경증환자들은 가능한 1·2차 병원으로 가도록 하고, 급성기 진료를 마친 환자들은 질환별로 회송 지침을 만들어서 적절한 시기에 회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궁긍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1·2차 병원의 근본적인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현장에서 보면 환자들을 1·2차 병원으로 보내려고 해도 환자들이 가지 않고 오히려 다른 상급종합병원을 찾는다”며 “1차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3차 병원에서 환자를 밀어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은 수련 체계의 변화, 1차 의료 기관의 진료 역량 강화 등이 모두 맞물렸을 때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하은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위원은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전환하려는 이유는 고령화 사회에서 의료비는 늘어나는데 건강보험 재정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강보험의 재정적 한계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정확하게 건강보험 재정 한계 상황과 우리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중증·희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를 양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회에선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를 줄이는 등 급격한 구조 조정이 이뤄졌을 때 병원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박종훈 고대병원 교수는 “정부는 중증 환자 수를 늘리고 병상 수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고 있지만, 그런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향후 의료 수요는 어떻게 통제할 것이며 그동안의 보험료 부과 체계에는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료 개혁이라는 큰 크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포함한 1차 의료 개혁 방안을 이달 중으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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