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예산’ 지적하면 끝?…보복성 삭감 논란도

[앵커]

전북도의 내년 살림 규모를 정할 도의회 예산 심사가 한창입니다.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송곳 심사를 예고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의원들의 보복성 예산 삭감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안태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도 자치행정국 소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도의회 기획행정위원들이 번갈아 가며 문제 예산들을 지적합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인지 설명도 없습니다.

[강태창/전북도의회 기획행정위원 : "페이지만 말씀드리고 문제 예산 지적하고, 페이지 46, 페이지 49, 페이지 51…."]

[이수진/전북도의회 기획행정위원 : "46페이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증가된 부분, 문제 예산으로 하고요. 그다음에 49페이지 신규 사업은 문제 예산 전체 하겠습니다."]

해외 관광객 유치 설명회에 쓰이는 예산이 문제 예산으로 지적되자, 위원장이 나서 담당 국장을 다그칩니다.

[박정규/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장 : "(베트남) 다낭에서 오신 분들 만났습니까?"]

[이정석/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 "예. 만났습니다."]

[박정규/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장 : "거기 설명하셔야지."]

그리고는 문제 예산을 지적한 동료 의원을 설득합니다.

[박정규/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장 :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문제 예산은 안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용근/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 : "박정규 의원이 설명을 잘해서 (문제 예산 지적을) 해지하겠습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내년도 30여 개 사업에 예산 2백10억 원을 요구했지만, 전체의 40%가 넘는 87억 원이 상임위에서 깎였습니다.

[장연국/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 : "거리극 축제 75페이지 문제 예산 지적합니다. 80페이지 문제 예산 지적합니다. 81페이지도 문제 예산 지적하겠습니다. 82페이지…."]

인사 문제 등을 둘러싼 일부 의원들과 재단 간 갈등이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태성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