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시설 기준이 폭설 피해 키웠다

입력 2005.12.20 (22:0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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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눈은 그쳤지만 호남지역의 폭설피해는 갈수록 늘어나 이제는 1900억원으로 잠정집계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커졌을까요? 표준규격대로 지은 비닐하우스도 이번 폭설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윤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설로 무너진 한 비닐하우스, 규정대로 설치됐는지 측정해 봤습니다.

폭 6.7미터에 높이는 2.3미터, 그리고 서까래 간격은 50센티미터입니다.

정부가 권장한 표준 모델로 설치돼 적설량 9.5센cm까지 견뎌냈어야 하지만 이번 폭설은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박맹수(폭설 피해 농민): "이대로는 또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피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설을 개조해 용도를 축사로 바꾼 곳은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오창섭(폭설 피해 농민): "많은 돈을 나라가 융자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설 농가에게 임대를 해서 사용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폭설에도 끄덕없었던 비닐하우습니다.

서까래 구실을 하는 파이프의 두께가 2.1 티로 최대 표준 규격 1.5 티를 크게 웃돕니다.

<인터뷰> 윤사일(폭설 피해 예방 농민): "몇년 전 폭설에 한 번 피해를 입은 뒤로 다시 시설하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지은 거죠"

'사상 유례없는 폭설 등 기상재해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정부 권장형 비닐하우스 설치 규격도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까래 간격과 파이프의 규격입니다.

서까래 간격을 현행 70센티미터보다 20센티미터 정도 더 좁히고 파이프 두께도 1.8에서 2.1티 정도로 강화하는 등 안전성을 높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유가도 폭설 피해를 가중시켰습니다.

기름값 부담으로 비닐하우스 안의 보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희근(폭설 피해 농민): "면세유로 농사를 지어도 수지타산이 맞느니 안맞느니 하는데 일반 기름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요"

시설 기준이 강화되지 않는한 잦은 기상이변에 더 이상 피해를 줄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KBS 뉴스 윤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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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술한 시설 기준이 폭설 피해 키웠다
    • 입력 2005-12-20 21:13:1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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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눈은 그쳤지만 호남지역의 폭설피해는 갈수록 늘어나 이제는 1900억원으로 잠정집계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커졌을까요? 표준규격대로 지은 비닐하우스도 이번 폭설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윤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설로 무너진 한 비닐하우스, 규정대로 설치됐는지 측정해 봤습니다. 폭 6.7미터에 높이는 2.3미터, 그리고 서까래 간격은 50센티미터입니다. 정부가 권장한 표준 모델로 설치돼 적설량 9.5센cm까지 견뎌냈어야 하지만 이번 폭설은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박맹수(폭설 피해 농민): "이대로는 또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피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설을 개조해 용도를 축사로 바꾼 곳은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오창섭(폭설 피해 농민): "많은 돈을 나라가 융자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설 농가에게 임대를 해서 사용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폭설에도 끄덕없었던 비닐하우습니다. 서까래 구실을 하는 파이프의 두께가 2.1 티로 최대 표준 규격 1.5 티를 크게 웃돕니다. <인터뷰> 윤사일(폭설 피해 예방 농민): "몇년 전 폭설에 한 번 피해를 입은 뒤로 다시 시설하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지은 거죠" '사상 유례없는 폭설 등 기상재해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정부 권장형 비닐하우스 설치 규격도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까래 간격과 파이프의 규격입니다. 서까래 간격을 현행 70센티미터보다 20센티미터 정도 더 좁히고 파이프 두께도 1.8에서 2.1티 정도로 강화하는 등 안전성을 높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유가도 폭설 피해를 가중시켰습니다. 기름값 부담으로 비닐하우스 안의 보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희근(폭설 피해 농민): "면세유로 농사를 지어도 수지타산이 맞느니 안맞느니 하는데 일반 기름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요" 시설 기준이 강화되지 않는한 잦은 기상이변에 더 이상 피해를 줄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KBS 뉴스 윤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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