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 대신 노역 택한 중증 장애인들

[앵커]

이동권 보장 집회를 하다 벌금형을 받은 장애인들이 벌금을 내는 대신 교도소에 수감돼 일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런 노역 투쟁으로 판결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취지에선데요.

실제 노역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이자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들이 청주지방검찰청 앞에 모였습니다.

이름과 벌금 액수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들 장애인 활동가 4명은 법원에서 각각 50만 원에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021년, 충북도청 앞에서 장애인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다가 시내버스에 올라타 운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섭니다.

[장새롬/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 "장애인 이동권, 그 당시에는 저희도 꼴찌였습니다.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었고, 차를 부르면 오지도 않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들은 모두 중증뇌병변장애, 시각장애를 앓는 중증장애인입니다.

하지만 벌금을 내는 대신 교도소에 수감되는 노역형을 선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등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집회 활동이 불법 행위로 간주됐다는 겁니다.

부당한 벌금형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자진해서 노역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권은춘/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 "절대 후회 없습니다. 저희가 정정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했기 때문에 벌금보다는 노역함으로써 저희의 정당함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들은 이어 곧장 청주교도소로 갔지만, "기본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져있지 않아 노역하기 위험해 벌금을 내고 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교도소 측은 "청주교도소는 장애인 전담 교정시설로 많은 장애인들이 수감 중"이라면서, "활동가들은 입소 절차를 마친 뒤 바로 퇴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