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2005년 ‘말’에 웃고 ‘말’에 울고

입력 2005.12.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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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말은 그 시대의 세태를 반영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올 한해도 참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올 한해 우리를 울리고 또 웃기기도 했던 말의 향연을 강민수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을유년!

올해에도 역시 말 잔치의 주인공은 대통령이었습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8.25) : "연정 그 정도 갖고는 안되니 골치 아프니 권력을 통째로 내놔라하면 그도 검토하겠습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깜짝 대연정을 제안한 대통령,

역사에 남을만한 발언은 계속 이어집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 :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서 기분좋은 사람들 언제까지 웃을지는 의문입니다."

대통령의 잇딴 발언에 정치권은 요동쳤습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군청 수준이다라고 비하했는가 하면,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현 정권을 '경포대!' 즉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으로 비하했습니다.

심지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야당 대변인의 '고졸 대통령'발언은 갈등의 정점이었습니다.

<녹취> 전여옥(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 "국민의 지식수준이라든가 도는 국민의 학력 형태도 대학 졸업자가 60%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대학을 다닌 경험이 있는 분이 이 시대에 적절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상생의 정치보다는 상쟁의 정치, 갈등은 이내 감정 싸움으로 비화됐습니다.

<녹취> 안택수(한나라당 의원) : "오만한 총리 답변 듣는 국민이 얼마나 한심한지..."

<녹취> 이해찬(국무총리) : "이간 전술에 말려들어갈 정도로 미숙한 총리가 아닙니다."

해묵은 색깔논쟁도 여전했습니다.

<녹취> 박승환(한나라당 의원) :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이 간첩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발언은 올 한해 색깔논쟁의 단초가 됐고,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은 치유하기 힘든 남남갈등의 대표적 사례,

6.25는 통일내전이며 맥아더는 분단을 고착시킨 장본인이라는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발언은 이에 기름 부은 격이었습니다.

<인터뷰> 강정구(동국대 교수) : "일단은 입이 있어도 말을 안 하기로 했으니까요."

색깔론의 불똥은 결국 법무부와 검찰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녹취> 장윤석(한나라당 의원) : "천 장관 말만 들어보면 법치주의 인권의 화신, 사도에요."

<녹취> 천정배(법무장관) : "법무부 장관과 검찰 사이를 이간질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국가권력과 거대재벌, 그리고 정치권이 얽히고 ?힌 X-파일 사건을 둘러싼 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YS DJ정권 시절의 숨기고 싶은 치부가 속속 드러나자

마음 불편해진 과거 정권 실력자들의 말 잘하던 옛 실력은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인터뷰> 박지원(前 비서실장) : "(한말씀 해 주시죠?) 음...저는 요즘 입이 없습니다. 옛날엔 제가 말을 잘 했는데..."

노 대통령이 늙은 노(老) 대통령을 입원하게 만들었던 것일까요 병원신세까지 졌던 김 전 대통령만 심오한 탄식 한마디를 내뱉었을 뿐입니다.

<인터뷰> 김대중(前 대통령) : "세상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그런 세상을 살아왔고..."

거창하게 문을 연 검찰의 수사, 하지만 죽은 권력에만 강했고 살아있는 삼성엔 약했다는 혹평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녹취> 노회찬(민주노동당 의원) : "검찰 발표는 변호인의 변론 요지에 가깝습니다. 검찰이 삼성의 계열사 아니냐."

올해 말잔치의 대미는 황우석 교수가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말로 국민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과학엔 국경이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자에겐 조국이 있습니다."

말로 국민을 실망시키기도 했습니다.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돌이켜보면 당시 그 사실을 있는 대로 털어놓았다면..."

급기야 올해 말 잔치는 실소를 머금게 하는 말로 막을 내렸습니다.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중대한 인위적 실수가 있었습니다."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줄기세포가 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떻습니까? 막말로 내년에 만들면 또 어떻습니까?"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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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12-29 0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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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말은 그 시대의 세태를 반영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올 한해도 참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올 한해 우리를 울리고 또 웃기기도 했던 말의 향연을 강민수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을유년! 올해에도 역시 말 잔치의 주인공은 대통령이었습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8.25) : "연정 그 정도 갖고는 안되니 골치 아프니 권력을 통째로 내놔라하면 그도 검토하겠습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깜짝 대연정을 제안한 대통령, 역사에 남을만한 발언은 계속 이어집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 :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서 기분좋은 사람들 언제까지 웃을지는 의문입니다." 대통령의 잇딴 발언에 정치권은 요동쳤습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군청 수준이다라고 비하했는가 하면,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현 정권을 '경포대!' 즉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으로 비하했습니다. 심지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야당 대변인의 '고졸 대통령'발언은 갈등의 정점이었습니다. <녹취> 전여옥(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 "국민의 지식수준이라든가 도는 국민의 학력 형태도 대학 졸업자가 60%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대학을 다닌 경험이 있는 분이 이 시대에 적절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상생의 정치보다는 상쟁의 정치, 갈등은 이내 감정 싸움으로 비화됐습니다. <녹취> 안택수(한나라당 의원) : "오만한 총리 답변 듣는 국민이 얼마나 한심한지..." <녹취> 이해찬(국무총리) : "이간 전술에 말려들어갈 정도로 미숙한 총리가 아닙니다." 해묵은 색깔논쟁도 여전했습니다. <녹취> 박승환(한나라당 의원) :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이 간첩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발언은 올 한해 색깔논쟁의 단초가 됐고,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은 치유하기 힘든 남남갈등의 대표적 사례, 6.25는 통일내전이며 맥아더는 분단을 고착시킨 장본인이라는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발언은 이에 기름 부은 격이었습니다. <인터뷰> 강정구(동국대 교수) : "일단은 입이 있어도 말을 안 하기로 했으니까요." 색깔론의 불똥은 결국 법무부와 검찰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녹취> 장윤석(한나라당 의원) : "천 장관 말만 들어보면 법치주의 인권의 화신, 사도에요." <녹취> 천정배(법무장관) : "법무부 장관과 검찰 사이를 이간질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국가권력과 거대재벌, 그리고 정치권이 얽히고 ?힌 X-파일 사건을 둘러싼 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YS DJ정권 시절의 숨기고 싶은 치부가 속속 드러나자 마음 불편해진 과거 정권 실력자들의 말 잘하던 옛 실력은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인터뷰> 박지원(前 비서실장) : "(한말씀 해 주시죠?) 음...저는 요즘 입이 없습니다. 옛날엔 제가 말을 잘 했는데..." 노 대통령이 늙은 노(老) 대통령을 입원하게 만들었던 것일까요 병원신세까지 졌던 김 전 대통령만 심오한 탄식 한마디를 내뱉었을 뿐입니다. <인터뷰> 김대중(前 대통령) : "세상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그런 세상을 살아왔고..." 거창하게 문을 연 검찰의 수사, 하지만 죽은 권력에만 강했고 살아있는 삼성엔 약했다는 혹평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녹취> 노회찬(민주노동당 의원) : "검찰 발표는 변호인의 변론 요지에 가깝습니다. 검찰이 삼성의 계열사 아니냐." 올해 말잔치의 대미는 황우석 교수가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말로 국민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과학엔 국경이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자에겐 조국이 있습니다." 말로 국민을 실망시키기도 했습니다.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돌이켜보면 당시 그 사실을 있는 대로 털어놓았다면..." 급기야 올해 말 잔치는 실소를 머금게 하는 말로 막을 내렸습니다.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중대한 인위적 실수가 있었습니다." <녹취> 황우석(서울대 교수) : "줄기세포가 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떻습니까? 막말로 내년에 만들면 또 어떻습니까?"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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