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조 유상증자 ‘반나절’ 만에 찬성…사외이사가 일하는 법
입력 2025.04.01 (06:28)
수정 2025.04.0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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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주식시장의 과제를 고민해 보는 연속 기획.
지난주 보도한 사외이사 문제,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사외이사는 어떻게 일하길래 '거수기' 논란이 끊이질 않을까요?
주주 이익 침해 논란을 키운 최근 사례들을 송수진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표적 방위산업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금이 부족하다며 지난달 20일 3조 6천억 원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결정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사외이사들은 유상증자 안건을 이사회 당일 공유받았고, 두 시간여 뒤 표결에서 모두 찬성합니다.
역대 최대 유상증자가 반나절 만에 의결된 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음성변조 : "(유상증자 안건에 대해)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사전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 청취까지 한 뒤에…."]
앞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가진 한화오션 지분을 사느라 1조 3천억 원의 대규모 현금을 쓴 점,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은 사실상 무사통과였습니다.
건설기계 제조사인 두산밥캣.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두산로보틱스.
지난해 7월 합병 계획을 내놓습니다.
적자만 내는 로보틱스 주식 가치를 1, 연간 1조 원 이상도 버는 밥캣을 0.63으로 잡은 합병 비율이 화근이 됐습니다.
밥캣 사외이사 4명 모두 합병안에 찬성했는데, 논란이 거세지고 한 달 뒤 합병 철회안이 올라오자, 이번에도 전원 찬성.
합병 하자도 찬성, 말자도 찬성이었습니다.
한 사외이사는 "지배주주는 주인 의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며 "그들 의견이 많이 관철되는 건 나쁘지 않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최근 2년 동안 10대 그룹 상장사 이사회의 의결 안건은 6천백여 건.
부결된 안건은 14건입니다.
이 중 사외이사 개개인이 던진 반대표는 총 51표였습니다.
[박주근/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 대표 : "이제 경영진 오너 일가에 이익되는 쪽이 (사외이사) 자기들이 하는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하니까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한화 측은 유상증자가 방산 경쟁력 확보에 최선이라는 입장을, 두산 측은 주주들 의견을 수용해 합병안을 철회했다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최창준
국내 주식시장의 과제를 고민해 보는 연속 기획.
지난주 보도한 사외이사 문제,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사외이사는 어떻게 일하길래 '거수기' 논란이 끊이질 않을까요?
주주 이익 침해 논란을 키운 최근 사례들을 송수진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표적 방위산업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금이 부족하다며 지난달 20일 3조 6천억 원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결정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사외이사들은 유상증자 안건을 이사회 당일 공유받았고, 두 시간여 뒤 표결에서 모두 찬성합니다.
역대 최대 유상증자가 반나절 만에 의결된 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음성변조 : "(유상증자 안건에 대해)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사전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 청취까지 한 뒤에…."]
앞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가진 한화오션 지분을 사느라 1조 3천억 원의 대규모 현금을 쓴 점,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은 사실상 무사통과였습니다.
건설기계 제조사인 두산밥캣.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두산로보틱스.
지난해 7월 합병 계획을 내놓습니다.
적자만 내는 로보틱스 주식 가치를 1, 연간 1조 원 이상도 버는 밥캣을 0.63으로 잡은 합병 비율이 화근이 됐습니다.
밥캣 사외이사 4명 모두 합병안에 찬성했는데, 논란이 거세지고 한 달 뒤 합병 철회안이 올라오자, 이번에도 전원 찬성.
합병 하자도 찬성, 말자도 찬성이었습니다.
한 사외이사는 "지배주주는 주인 의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며 "그들 의견이 많이 관철되는 건 나쁘지 않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최근 2년 동안 10대 그룹 상장사 이사회의 의결 안건은 6천백여 건.
부결된 안건은 14건입니다.
이 중 사외이사 개개인이 던진 반대표는 총 51표였습니다.
[박주근/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 대표 : "이제 경영진 오너 일가에 이익되는 쪽이 (사외이사) 자기들이 하는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하니까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한화 측은 유상증자가 방산 경쟁력 확보에 최선이라는 입장을, 두산 측은 주주들 의견을 수용해 합병안을 철회했다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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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조 유상증자 ‘반나절’ 만에 찬성…사외이사가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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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4-01 06:28:54
- 수정2025-04-01 08:01:17

[앵커]
국내 주식시장의 과제를 고민해 보는 연속 기획.
지난주 보도한 사외이사 문제,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사외이사는 어떻게 일하길래 '거수기' 논란이 끊이질 않을까요?
주주 이익 침해 논란을 키운 최근 사례들을 송수진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표적 방위산업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금이 부족하다며 지난달 20일 3조 6천억 원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결정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사외이사들은 유상증자 안건을 이사회 당일 공유받았고, 두 시간여 뒤 표결에서 모두 찬성합니다.
역대 최대 유상증자가 반나절 만에 의결된 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음성변조 : "(유상증자 안건에 대해)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사전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 청취까지 한 뒤에…."]
앞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가진 한화오션 지분을 사느라 1조 3천억 원의 대규모 현금을 쓴 점,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은 사실상 무사통과였습니다.
건설기계 제조사인 두산밥캣.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두산로보틱스.
지난해 7월 합병 계획을 내놓습니다.
적자만 내는 로보틱스 주식 가치를 1, 연간 1조 원 이상도 버는 밥캣을 0.63으로 잡은 합병 비율이 화근이 됐습니다.
밥캣 사외이사 4명 모두 합병안에 찬성했는데, 논란이 거세지고 한 달 뒤 합병 철회안이 올라오자, 이번에도 전원 찬성.
합병 하자도 찬성, 말자도 찬성이었습니다.
한 사외이사는 "지배주주는 주인 의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며 "그들 의견이 많이 관철되는 건 나쁘지 않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최근 2년 동안 10대 그룹 상장사 이사회의 의결 안건은 6천백여 건.
부결된 안건은 14건입니다.
이 중 사외이사 개개인이 던진 반대표는 총 51표였습니다.
[박주근/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 대표 : "이제 경영진 오너 일가에 이익되는 쪽이 (사외이사) 자기들이 하는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하니까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한화 측은 유상증자가 방산 경쟁력 확보에 최선이라는 입장을, 두산 측은 주주들 의견을 수용해 합병안을 철회했다고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최창준
국내 주식시장의 과제를 고민해 보는 연속 기획.
지난주 보도한 사외이사 문제,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사외이사는 어떻게 일하길래 '거수기' 논란이 끊이질 않을까요?
주주 이익 침해 논란을 키운 최근 사례들을 송수진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표적 방위산업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금이 부족하다며 지난달 20일 3조 6천억 원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결정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사외이사들은 유상증자 안건을 이사회 당일 공유받았고, 두 시간여 뒤 표결에서 모두 찬성합니다.
역대 최대 유상증자가 반나절 만에 의결된 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음성변조 : "(유상증자 안건에 대해)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사전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 청취까지 한 뒤에…."]
앞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가진 한화오션 지분을 사느라 1조 3천억 원의 대규모 현금을 쓴 점,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은 사실상 무사통과였습니다.
건설기계 제조사인 두산밥캣.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두산로보틱스.
지난해 7월 합병 계획을 내놓습니다.
적자만 내는 로보틱스 주식 가치를 1, 연간 1조 원 이상도 버는 밥캣을 0.63으로 잡은 합병 비율이 화근이 됐습니다.
밥캣 사외이사 4명 모두 합병안에 찬성했는데, 논란이 거세지고 한 달 뒤 합병 철회안이 올라오자, 이번에도 전원 찬성.
합병 하자도 찬성, 말자도 찬성이었습니다.
한 사외이사는 "지배주주는 주인 의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며 "그들 의견이 많이 관철되는 건 나쁘지 않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최근 2년 동안 10대 그룹 상장사 이사회의 의결 안건은 6천백여 건.
부결된 안건은 14건입니다.
이 중 사외이사 개개인이 던진 반대표는 총 51표였습니다.
[박주근/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 대표 : "이제 경영진 오너 일가에 이익되는 쪽이 (사외이사) 자기들이 하는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하니까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한화 측은 유상증자가 방산 경쟁력 확보에 최선이라는 입장을, 두산 측은 주주들 의견을 수용해 합병안을 철회했다고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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