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한 TV 드라마…조용한 실험

입력 2025.05.10 (08:22) 수정 2025.05.10 (08: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 북한이 새롭게 선보인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이야기 전해드린 바 있죠.

낙후된 농촌을 살리려는 노력과 관료주의의 갈등으로 시작한 드라마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참신한 연출과 실험적인 구성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실을 반영한 서사와 감정을 살린 연기, 여기에 시청각 효과까지.

눈길을 끄는 요소가 다양하다는데요.

한동안 주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 북한 드라마가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변화의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농사 준비로 분주한 북한의 농촌 마을.

농민들은 김일성 주석의 교시를 되새기며, 풍년을 다짐합니다

["동무들! 우리도 전세대의 애국 농민들처럼 모두가 다수확 선구자가 됩시다!"]

지난달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북한의 새 TV 연속극, ‘백학벌의 새봄’의 한 장면인데요.

농민들의 각오와 달리, 이곳 백학리는 과거의 명성을 뒤로한 채 만년 꼴찌 농장으로 전락한 상황입니다.

청년들조차 농사일엔 관심이 없죠.

["병욱이! 동무 또 왜 늦어?"]

심지어 분조장의 질문에 대답 대신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거나.

["누구에게 말을 하랴. 억울한 마음."]

노래를 불러 심기를 건드리기까지 합니다.

["야! 너 계속 약 올리겠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백학리.

그런 이곳을 바꿔보겠다는 남자가 있으니.

["지금이 어느 땐데 싸움질인가 말이오?"]

바로 백학리의 당비서 형섭입니다.

["부장 동지 이왕 내려온 거 제가 한 번 본때를 보이겠습니다."]

방영 초기만 해도 드라마는 북한 간부의 고군분투기를 통해 부정부패와 관료주의를 비판하고, 농촌 마을의 변화를 그리는 다소 상투적인 구성이 전개됐는데요.

회를 거듭할수록 기존 북한 드라마에선 보기 힘들었던 장면과 대사, 이례적인 연출과 시각 효과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북한 당국이 그리는 미래상이 드라마 전반에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수시로 등장하고, 농촌 마을에도 컴퓨터가 빼곡히 들어서 있죠.

청년 세대들의 드론에 대한 관심도 극 중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건 뭘 하는 거야?) 걘 우주비행선을 설계하고 있단다. (우주비행선?) 아니, 아니. 무인기지 내가 헛갈렸구나."]

남성의 가사 참여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수고했어요 여보.) 수고는 무슨."]

그렇다면 과연 북한 주민들도 비슷한 생각일까요?

탈북민들에게 드라마를 보여주고 시청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이들 역시 앞치마를 두른 남성에 가장 먼저 주목했는데요.

["오, 앞치마. 남자가 앞치마를... 새롭다."]

수시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점에도 시선이 간다는 반응입니다.

["핸드폰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다 스마트폰 들고 있는데? 터치 폰?"]

그런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주인공인 당 간부의 캐릭터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늘 엄한 표정과 단호한 태도로 농민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리 당비서 형섭.

이번 드라마에선 그런 태도가 질책받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동무, 그 면도칼 같은 성격부터 좀 고치라. 그런 성격 가지고 법 일꾼은 할 수 있어도 당 일꾼은 못 해."]

심지어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죠.

["내 인상이 그렇게도 무서운가?"]

[나민희/2016년 탈북 : "당비서가 웃음을 연습하는 것도 예전에는 없던 장면이거든요. 당비서는 북한 체제에요 그냥. 결점도 없고 굉장히 완벽한 사람이고 모든 문제에 다 능숙하고 농사도 잘하고 전기도 잘하고 공장도 잘 보고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인데 이 드라마에서는 너무 무서워 보인다니까 웃음을 연습하잖아요."]

주인공이 완벽한 인물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는 평가입니다.

청춘 남녀의 로맨스도 이전보다 한층 더 적극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집니다.

극 전개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인물, 검사 영덕과 농업 연구사 경미.

["경미. (자요.) 미안해 경미 4년을 꼬박 기다리게 해서."]

4년 째 열애중인 두 사람은 서로 결혼을 약속하지만,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영덕의 어머니입니다.

["한데 결혼이란 건 말이에요. 본인들이 좋아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더구나 며느리라는 건 시부모들의 마음에 꼭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하는 부탁인데 처녀 쪽에서 먼저 돌아서 주세요."]

["동무도 대학까지 졸업한 지성인인데 이렇게 처신하면 안 되지 맞지? 그럼 난 바빠서."]

이런 장면이 북한 드라마에 나온다는 게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며, 비교적 남한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보통 북한에서는 부모들이 많이 개입해요. 자녀의 결혼에. 그런 경우엔 자기 아들한테 직접 이야기하거나 걘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거나 일차적으로 그렇게 먼저 되거든요. 그런데 아들한텐 이야기 안 하고 직접 여자한테 가서 우리 아들하고 만나지 말라 네가 헤어지자고 해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한국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어서 북한의 심리를 표현하는 방법들도 많이 변하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젊은 세대의 솔직하고 과감한 표현방식들도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이라고 합니다.

["(나는 도 체육단 권투선수 우진이요.) 그런데요? (우린 해주에서 이동훈련 내려왔는데 나는 동무가 대번에 마음에 들더구만.) 대체로 처음엔 다 그렇게 걸치더군요. 비켜요. (내 곧 국제 경기 갔다 돌아올 테니 꼭 다시 만나기요!)"]

[김정국/2015년 탈북 :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대담하게. 그쪽 기준에선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대담하게 말을 걸고 먼저 대쉬를 하죠. 그게 크게 사회적으로 무례하다거나 여성을 괴롭힌다고 보는 게 아니고 남자답다 혹은 용기를 낸다. 그런 시선은 한국에 비하면 관대하죠."]

그밖에 청춘들의 직설적인 말투와 행동 역시 가감 없이 그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뭐야!"]

["(야 왜그래!) 정신 좀 드니? 너 지금 몇 신데 술 처먹고 자빠져있어?"]

["내가 내 집에서 내 술 처먹고 자빠져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북한 드라마가 여전히 체제 선전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북한 주민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에피소드나 자잘한 재미들을 많이 섞어 내는 것들이 최근 추세기 때문에 이런 추세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예전처럼 의무감으로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조금 흥미적인 요소들, 변주할 수 있는 요소를 에피소드 장치로 활용하면서 주민들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장치적 효과가 예전에 비해 조금 늘어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젊은 세대와 로맨스 중심의 서사로 채워가고 있는 ‘백학벌의 새봄’.

["경미! 이렇게 끝낼 순 없어. 내 가슴에 아픈 칼을 박자고 우리가 인연을 맺은 게 아니잖아!"]

결말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듯 보입니다

[김정국/2015년 탈북 : "젊은 사람들은 이미 수준 높은 한국 드라마, 외국 영화, 중국 드라마에 길들어 있어서 눈높이가 사실 지금의 저랑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예전엔 되게 칙칙하고 재미없는 쳐다보기도 싫은 선전물이었는데 그래도 요건 반짝반짝한 선전물이네라는 느낌을 받을 것 같긴 합니다."]

현실적인 캐릭터와 세태 반영, 그리고 감정 서사에 주목하고 있는 북한 드라마.

침체된 북한 드라마가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조용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클로즈업 북한] 북한 TV 드라마…조용한 실험
    • 입력 2025-05-10 08:22:09
    • 수정2025-05-10 08:39:21
    남북의 창
[앵커]

얼마 전 북한이 새롭게 선보인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이야기 전해드린 바 있죠.

낙후된 농촌을 살리려는 노력과 관료주의의 갈등으로 시작한 드라마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참신한 연출과 실험적인 구성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실을 반영한 서사와 감정을 살린 연기, 여기에 시청각 효과까지.

눈길을 끄는 요소가 다양하다는데요.

한동안 주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 북한 드라마가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변화의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농사 준비로 분주한 북한의 농촌 마을.

농민들은 김일성 주석의 교시를 되새기며, 풍년을 다짐합니다

["동무들! 우리도 전세대의 애국 농민들처럼 모두가 다수확 선구자가 됩시다!"]

지난달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북한의 새 TV 연속극, ‘백학벌의 새봄’의 한 장면인데요.

농민들의 각오와 달리, 이곳 백학리는 과거의 명성을 뒤로한 채 만년 꼴찌 농장으로 전락한 상황입니다.

청년들조차 농사일엔 관심이 없죠.

["병욱이! 동무 또 왜 늦어?"]

심지어 분조장의 질문에 대답 대신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거나.

["누구에게 말을 하랴. 억울한 마음."]

노래를 불러 심기를 건드리기까지 합니다.

["야! 너 계속 약 올리겠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백학리.

그런 이곳을 바꿔보겠다는 남자가 있으니.

["지금이 어느 땐데 싸움질인가 말이오?"]

바로 백학리의 당비서 형섭입니다.

["부장 동지 이왕 내려온 거 제가 한 번 본때를 보이겠습니다."]

방영 초기만 해도 드라마는 북한 간부의 고군분투기를 통해 부정부패와 관료주의를 비판하고, 농촌 마을의 변화를 그리는 다소 상투적인 구성이 전개됐는데요.

회를 거듭할수록 기존 북한 드라마에선 보기 힘들었던 장면과 대사, 이례적인 연출과 시각 효과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북한 당국이 그리는 미래상이 드라마 전반에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수시로 등장하고, 농촌 마을에도 컴퓨터가 빼곡히 들어서 있죠.

청년 세대들의 드론에 대한 관심도 극 중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건 뭘 하는 거야?) 걘 우주비행선을 설계하고 있단다. (우주비행선?) 아니, 아니. 무인기지 내가 헛갈렸구나."]

남성의 가사 참여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수고했어요 여보.) 수고는 무슨."]

그렇다면 과연 북한 주민들도 비슷한 생각일까요?

탈북민들에게 드라마를 보여주고 시청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이들 역시 앞치마를 두른 남성에 가장 먼저 주목했는데요.

["오, 앞치마. 남자가 앞치마를... 새롭다."]

수시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점에도 시선이 간다는 반응입니다.

["핸드폰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다 스마트폰 들고 있는데? 터치 폰?"]

그런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주인공인 당 간부의 캐릭터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늘 엄한 표정과 단호한 태도로 농민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리 당비서 형섭.

이번 드라마에선 그런 태도가 질책받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동무, 그 면도칼 같은 성격부터 좀 고치라. 그런 성격 가지고 법 일꾼은 할 수 있어도 당 일꾼은 못 해."]

심지어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죠.

["내 인상이 그렇게도 무서운가?"]

[나민희/2016년 탈북 : "당비서가 웃음을 연습하는 것도 예전에는 없던 장면이거든요. 당비서는 북한 체제에요 그냥. 결점도 없고 굉장히 완벽한 사람이고 모든 문제에 다 능숙하고 농사도 잘하고 전기도 잘하고 공장도 잘 보고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인데 이 드라마에서는 너무 무서워 보인다니까 웃음을 연습하잖아요."]

주인공이 완벽한 인물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는 평가입니다.

청춘 남녀의 로맨스도 이전보다 한층 더 적극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집니다.

극 전개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인물, 검사 영덕과 농업 연구사 경미.

["경미. (자요.) 미안해 경미 4년을 꼬박 기다리게 해서."]

4년 째 열애중인 두 사람은 서로 결혼을 약속하지만,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영덕의 어머니입니다.

["한데 결혼이란 건 말이에요. 본인들이 좋아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더구나 며느리라는 건 시부모들의 마음에 꼭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하는 부탁인데 처녀 쪽에서 먼저 돌아서 주세요."]

["동무도 대학까지 졸업한 지성인인데 이렇게 처신하면 안 되지 맞지? 그럼 난 바빠서."]

이런 장면이 북한 드라마에 나온다는 게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며, 비교적 남한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보통 북한에서는 부모들이 많이 개입해요. 자녀의 결혼에. 그런 경우엔 자기 아들한테 직접 이야기하거나 걘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거나 일차적으로 그렇게 먼저 되거든요. 그런데 아들한텐 이야기 안 하고 직접 여자한테 가서 우리 아들하고 만나지 말라 네가 헤어지자고 해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한국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어서 북한의 심리를 표현하는 방법들도 많이 변하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젊은 세대의 솔직하고 과감한 표현방식들도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이라고 합니다.

["(나는 도 체육단 권투선수 우진이요.) 그런데요? (우린 해주에서 이동훈련 내려왔는데 나는 동무가 대번에 마음에 들더구만.) 대체로 처음엔 다 그렇게 걸치더군요. 비켜요. (내 곧 국제 경기 갔다 돌아올 테니 꼭 다시 만나기요!)"]

[김정국/2015년 탈북 :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대담하게. 그쪽 기준에선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대담하게 말을 걸고 먼저 대쉬를 하죠. 그게 크게 사회적으로 무례하다거나 여성을 괴롭힌다고 보는 게 아니고 남자답다 혹은 용기를 낸다. 그런 시선은 한국에 비하면 관대하죠."]

그밖에 청춘들의 직설적인 말투와 행동 역시 가감 없이 그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뭐야!"]

["(야 왜그래!) 정신 좀 드니? 너 지금 몇 신데 술 처먹고 자빠져있어?"]

["내가 내 집에서 내 술 처먹고 자빠져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북한 드라마가 여전히 체제 선전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북한 주민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에피소드나 자잘한 재미들을 많이 섞어 내는 것들이 최근 추세기 때문에 이런 추세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예전처럼 의무감으로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조금 흥미적인 요소들, 변주할 수 있는 요소를 에피소드 장치로 활용하면서 주민들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장치적 효과가 예전에 비해 조금 늘어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젊은 세대와 로맨스 중심의 서사로 채워가고 있는 ‘백학벌의 새봄’.

["경미! 이렇게 끝낼 순 없어. 내 가슴에 아픈 칼을 박자고 우리가 인연을 맺은 게 아니잖아!"]

결말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듯 보입니다

[김정국/2015년 탈북 : "젊은 사람들은 이미 수준 높은 한국 드라마, 외국 영화, 중국 드라마에 길들어 있어서 눈높이가 사실 지금의 저랑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예전엔 되게 칙칙하고 재미없는 쳐다보기도 싫은 선전물이었는데 그래도 요건 반짝반짝한 선전물이네라는 느낌을 받을 것 같긴 합니다."]

현실적인 캐릭터와 세태 반영, 그리고 감정 서사에 주목하고 있는 북한 드라마.

침체된 북한 드라마가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조용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