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잔재 조사하고도…손 놓은 과거 청산
입력 2025.07.24 (19:37)
수정 2025.07.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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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청주방송총국의 광복 80주년 기획 보도, 7번째 순서입니다.
조국 독립을 향한 항거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만큼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일도 중요한데요.
충청북도는 몇 년 전, 그 토대가 될 조례를 만들고 기초 조사까지 했지만 후속 작업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양 대표 명승지, 도담삼봉 근처의 한 터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광물이나 임산물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운행하려고 만들었습니다.
철길과 남한강 위 교각 공사는 광복과 함께 중단됐고 이후 댐 건설로 모두 철거되면서, 이 터널만이 당시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부족해 긴 나무판을 일일이 덧대 터널 모양을 유지했는데, 상당한 인력이 동원됐을 거로 학계는 추정합니다.
하지만 일대가 한 해 200만 명 넘게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도록 터널의 존재를 알리는 푯말 하나 없습니다.
[윤수경/단양 향토 사학자 : "보시면 여기 (작업한) 여러 단계가 있어요. 그때 당시에 인력 착취가 많이 됐겠죠. (관광객들이) 여기 오시면 '이게 무슨 동굴이냐?' 그런 얘기들을 하죠."]
음성 설성공원의 주민 쉼터인 정자, 경호정도 일제 강점기 산물입니다.
일본 왕세자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일장기 모양으로 연못을 파고 섬과 정자를 만든 거로 전해집니다.
남다른 건축 양식에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친일 역사의 면면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신성헌/음성군 음성읍 : "축제만 여기서 할 게 아니라, 설성공원의 배경을 알고 경호정이 의미하는 바와 비석에 대해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쉽죠)."]
충청북도는 2020년, 이곳들을 포함해 지역의 친일 잔재 30여 건을 확인했습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찾아 후대에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안내판 설치 등 후속 작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친일 잔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청산하기 위한 조례도 제정됐지만, 이를 실현할 위원회는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심철기/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 "친일 잔재가 어떤 게 있고, 그게 우리 역사를 어떻게 왜곡시켰고, 앞으로 우리 역사가 나아갈 때 계승하고 또는 단절시켜야 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가 친일 잔재를 찾는 거거든요."]
광복 80주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일제 잔재 청산 노력은 더디기만 합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
KBS 청주방송총국의 광복 80주년 기획 보도, 7번째 순서입니다.
조국 독립을 향한 항거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만큼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일도 중요한데요.
충청북도는 몇 년 전, 그 토대가 될 조례를 만들고 기초 조사까지 했지만 후속 작업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양 대표 명승지, 도담삼봉 근처의 한 터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광물이나 임산물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운행하려고 만들었습니다.
철길과 남한강 위 교각 공사는 광복과 함께 중단됐고 이후 댐 건설로 모두 철거되면서, 이 터널만이 당시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부족해 긴 나무판을 일일이 덧대 터널 모양을 유지했는데, 상당한 인력이 동원됐을 거로 학계는 추정합니다.
하지만 일대가 한 해 200만 명 넘게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도록 터널의 존재를 알리는 푯말 하나 없습니다.
[윤수경/단양 향토 사학자 : "보시면 여기 (작업한) 여러 단계가 있어요. 그때 당시에 인력 착취가 많이 됐겠죠. (관광객들이) 여기 오시면 '이게 무슨 동굴이냐?' 그런 얘기들을 하죠."]
음성 설성공원의 주민 쉼터인 정자, 경호정도 일제 강점기 산물입니다.
일본 왕세자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일장기 모양으로 연못을 파고 섬과 정자를 만든 거로 전해집니다.
남다른 건축 양식에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친일 역사의 면면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신성헌/음성군 음성읍 : "축제만 여기서 할 게 아니라, 설성공원의 배경을 알고 경호정이 의미하는 바와 비석에 대해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쉽죠)."]
충청북도는 2020년, 이곳들을 포함해 지역의 친일 잔재 30여 건을 확인했습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찾아 후대에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안내판 설치 등 후속 작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친일 잔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청산하기 위한 조례도 제정됐지만, 이를 실현할 위원회는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심철기/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 "친일 잔재가 어떤 게 있고, 그게 우리 역사를 어떻게 왜곡시켰고, 앞으로 우리 역사가 나아갈 때 계승하고 또는 단절시켜야 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가 친일 잔재를 찾는 거거든요."]
광복 80주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일제 잔재 청산 노력은 더디기만 합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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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잔재 조사하고도…손 놓은 과거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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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24 19:37:04
- 수정2025-07-24 19: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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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방송총국의 광복 80주년 기획 보도, 7번째 순서입니다.
조국 독립을 향한 항거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만큼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일도 중요한데요.
충청북도는 몇 년 전, 그 토대가 될 조례를 만들고 기초 조사까지 했지만 후속 작업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양 대표 명승지, 도담삼봉 근처의 한 터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광물이나 임산물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운행하려고 만들었습니다.
철길과 남한강 위 교각 공사는 광복과 함께 중단됐고 이후 댐 건설로 모두 철거되면서, 이 터널만이 당시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부족해 긴 나무판을 일일이 덧대 터널 모양을 유지했는데, 상당한 인력이 동원됐을 거로 학계는 추정합니다.
하지만 일대가 한 해 200만 명 넘게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도록 터널의 존재를 알리는 푯말 하나 없습니다.
[윤수경/단양 향토 사학자 : "보시면 여기 (작업한) 여러 단계가 있어요. 그때 당시에 인력 착취가 많이 됐겠죠. (관광객들이) 여기 오시면 '이게 무슨 동굴이냐?' 그런 얘기들을 하죠."]
음성 설성공원의 주민 쉼터인 정자, 경호정도 일제 강점기 산물입니다.
일본 왕세자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일장기 모양으로 연못을 파고 섬과 정자를 만든 거로 전해집니다.
남다른 건축 양식에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친일 역사의 면면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신성헌/음성군 음성읍 : "축제만 여기서 할 게 아니라, 설성공원의 배경을 알고 경호정이 의미하는 바와 비석에 대해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쉽죠)."]
충청북도는 2020년, 이곳들을 포함해 지역의 친일 잔재 30여 건을 확인했습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찾아 후대에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안내판 설치 등 후속 작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친일 잔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청산하기 위한 조례도 제정됐지만, 이를 실현할 위원회는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심철기/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 "친일 잔재가 어떤 게 있고, 그게 우리 역사를 어떻게 왜곡시켰고, 앞으로 우리 역사가 나아갈 때 계승하고 또는 단절시켜야 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가 친일 잔재를 찾는 거거든요."]
광복 80주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일제 잔재 청산 노력은 더디기만 합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
KBS 청주방송총국의 광복 80주년 기획 보도, 7번째 순서입니다.
조국 독립을 향한 항거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만큼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일도 중요한데요.
충청북도는 몇 년 전, 그 토대가 될 조례를 만들고 기초 조사까지 했지만 후속 작업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양 대표 명승지, 도담삼봉 근처의 한 터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광물이나 임산물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운행하려고 만들었습니다.
철길과 남한강 위 교각 공사는 광복과 함께 중단됐고 이후 댐 건설로 모두 철거되면서, 이 터널만이 당시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부족해 긴 나무판을 일일이 덧대 터널 모양을 유지했는데, 상당한 인력이 동원됐을 거로 학계는 추정합니다.
하지만 일대가 한 해 200만 명 넘게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도록 터널의 존재를 알리는 푯말 하나 없습니다.
[윤수경/단양 향토 사학자 : "보시면 여기 (작업한) 여러 단계가 있어요. 그때 당시에 인력 착취가 많이 됐겠죠. (관광객들이) 여기 오시면 '이게 무슨 동굴이냐?' 그런 얘기들을 하죠."]
음성 설성공원의 주민 쉼터인 정자, 경호정도 일제 강점기 산물입니다.
일본 왕세자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일장기 모양으로 연못을 파고 섬과 정자를 만든 거로 전해집니다.
남다른 건축 양식에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친일 역사의 면면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신성헌/음성군 음성읍 : "축제만 여기서 할 게 아니라, 설성공원의 배경을 알고 경호정이 의미하는 바와 비석에 대해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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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안내판 설치 등 후속 작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친일 잔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청산하기 위한 조례도 제정됐지만, 이를 실현할 위원회는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심철기/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 "친일 잔재가 어떤 게 있고, 그게 우리 역사를 어떻게 왜곡시켰고, 앞으로 우리 역사가 나아갈 때 계승하고 또는 단절시켜야 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가 친일 잔재를 찾는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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