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멸망을 조문’…안중근 유묵에 담긴 경고

입력 2025.08.14 (21:36) 수정 2025.08.1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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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중근 의사의 유묵 한 점이 115년 만에 국내로 돌아와 KBS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일본의 멸망을 직접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기존 어떤 유묵보다 안 의사 정신을 온전히 담고 있단 평가입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돌돌 말린 채 묶여 있는 두루마리를 조심스레 펼쳐보니, 글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로 41cm, 길이 135cm 비단에 적힌 선명한 8글자.

'장탄일성 선조일본', "길게 한숨을 쉬며 일본을 조문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의 멸망을 직접 언급한 겁니다.

1910년 3월, 뤼순감옥에 수감 중인 안중근 의사가 순직 전 쓴 유묵입니다.

글자 한자 한자 안 의사의 기개가 담겨있습니다.

[이완우/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명예교수 : "長(장)자의 마지막 획 같은 게 파임이라고 합니다. 끝획을 강렬하게 뽑는 것이 심중의 표현이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훼손된 곳 없이 보존이 잘됐는데 특히, 맨 아래 안 의사의 상징이기도 한 손가락 한 마디가 없는 손도장은 어떤 유묵보다 선명합니다.

[이완우/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 "(다른 유묵은) 번지기도 하고 먹이 진해서 시커멓기도 한데 장인(손도장)을 찍은 인출 상태가 아주 좋아서 지문 감식하는데 기준이 될 만합니다."]

동양평화사상을 주장했던 안 의사가 스스로를 '동양지사'라고 칭한 유묵이 발견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평화를 깨뜨리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이 농축적으로 담겼다는 평갑니다.

[김영호/동북아평화재단 이사장 : "'그 길(제국주의)을 가는 것을 조문한다'는 것은 동양평화론의 결론적인 얘기고, (일본을 향한) 가장 센 경고 아닙니까."]

이 유묵은 당시 일본 타이완총독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관료의 후손이 도쿄 자택에서 보관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광복 80주년인 올해 사료 발굴가와 경기도 광복회의 설득 끝에 국내로 영구 반환됐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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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일본 멸망을 조문’…안중근 유묵에 담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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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8-14 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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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중근 의사의 유묵 한 점이 115년 만에 국내로 돌아와 KBS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일본의 멸망을 직접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기존 어떤 유묵보다 안 의사 정신을 온전히 담고 있단 평가입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돌돌 말린 채 묶여 있는 두루마리를 조심스레 펼쳐보니, 글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로 41cm, 길이 135cm 비단에 적힌 선명한 8글자.

'장탄일성 선조일본', "길게 한숨을 쉬며 일본을 조문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의 멸망을 직접 언급한 겁니다.

1910년 3월, 뤼순감옥에 수감 중인 안중근 의사가 순직 전 쓴 유묵입니다.

글자 한자 한자 안 의사의 기개가 담겨있습니다.

[이완우/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명예교수 : "長(장)자의 마지막 획 같은 게 파임이라고 합니다. 끝획을 강렬하게 뽑는 것이 심중의 표현이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훼손된 곳 없이 보존이 잘됐는데 특히, 맨 아래 안 의사의 상징이기도 한 손가락 한 마디가 없는 손도장은 어떤 유묵보다 선명합니다.

[이완우/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 "(다른 유묵은) 번지기도 하고 먹이 진해서 시커멓기도 한데 장인(손도장)을 찍은 인출 상태가 아주 좋아서 지문 감식하는데 기준이 될 만합니다."]

동양평화사상을 주장했던 안 의사가 스스로를 '동양지사'라고 칭한 유묵이 발견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평화를 깨뜨리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이 농축적으로 담겼다는 평갑니다.

[김영호/동북아평화재단 이사장 : "'그 길(제국주의)을 가는 것을 조문한다'는 것은 동양평화론의 결론적인 얘기고, (일본을 향한) 가장 센 경고 아닙니까."]

이 유묵은 당시 일본 타이완총독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관료의 후손이 도쿄 자택에서 보관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광복 80주년인 올해 사료 발굴가와 경기도 광복회의 설득 끝에 국내로 영구 반환됐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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