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주부, 돈 때문에 이혼 선택

<앵커 멘트>

별거 상태인 여성들이 재산 분할이나 양육비 문제 때문에 경제적 고통을 겪으면서 결국 이혼을 택하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남편과 별거한 지 2년 된 서 모씨, 남편에게선 생활비를 거의 받지 못해 대출받은 돈으로 아들과 함께 근근이 생활해 왔습니다.

별거는 법적으론 결혼한 상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서 모씨(별거 2년) : "생활비를 줄 사람 같으면 별거를 시작 안 하지요. 카드를 계속 쓰니까 조금씩 카드 빚이 쌓이지요."

지난해 가정법률상담소에 상담을 신청한 3천 5백 명 가운데 40% 가까운 천 3백 여 명이 별거 중이었습니다.

자식 때문에 이혼 안하고 버티거나 재혼했는데 또 다시 이혼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별거를 선택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별거 중인 여성 대부분이 월수입이 전혀 없이 자녀와 함께 살면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계는 미국처럼 별거 기간에도 재산분할 청구권을 인정하고 양육비 등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곽배희(한국가정법률상담 소장) : "이혼은 안 했지만 재산 분할도 가능하고 그리고 자녀 양육비 부담도 아이를 기르지 않는 측에서 할 수 있도록..."

그러나 별거 중인 여성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에선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서 법제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