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축제는 모기들의 뷔페?…지카 바이러스 비상

입력 2016.02.06 (07:07) 수정 2016.02.0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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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카니발이 시작됐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 축제를 보고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를 찾는다. 또는 상파울루나 살바도르를 방문하기도 한다. 삼바 카니발은 브라질 전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형태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브라질은 한여름이다. 우리나라와 지구 정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시간과 계절도 정반대이다. 그래서 지금 남반구엔 모기가 극성이다. 아기의 머리를 작게 만드는 소두증의 원인인 지카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기를 통해 번져나가기 딱 좋은 시기이다.

일반 시민들은 히우 시내 거리에서 자기들끼리 축제를 벌인다. 기기묘묘한 복장과 분장을 하고 삼삼오오 떼를 짓거나 모형차량을 만들어 행진하기도 한다. 시내는 온통 인산인해를 이루고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흔들며 노래하고 춤추며 광란의 축제를 벌인다. 곳곳에서 술과 음식을 팔고 사람들은 밤새워 먹고 마시며 즐긴다. 며칠 밤을 새우며 노는 일은 힘든 일이다. 그러다 보면 마약과 범죄와 사고가 따르게 마련이다. (기자의 책 '올라 브라질' 중에서)



삼바가 열리면 리우데자네이루는 온통 냄새 투성이다. 사람이 흘리는 땀과 냄새는 물론이고 곳곳에서 벌이는 방뇨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행진이 벌어지는 뒷골목에는 어김없이 이런 광경이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기가 더 이상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곳곳에 모기들의 서식처투성이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냄새를 마구 풍기면서 말이다.

삼바 행사장은 물론이고 거리마다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파는 거리판매가 이뤄진다. 술은 당연히 따라오고 마약도 등장한다. 4박 5일 동안 축제를 즐기려면 먹고 마시고 취해야 한다. 냄새가 진동한다.



카니발은 보통 5일 동안 진행된다.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화요일까지 4박 5일 동안 밤낮없이 진행된다. 사실 법정 공휴일인 카니발 날짜는 화요일 하루뿐이다. 그런데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부터 밤을 새워 카니발을 즐기다 보니 주말을 넘긴다. 월요일 새벽까지 밤새워 놀고 나서 오후부터 다시 공식 카니발인 화요일을 맞기 위해 또 밤을 새우고, 다시 화요일 밤을 지새우다 보면 수요일 새벽이 된다. 그러다 보니 수요일 오전까지 카니발 기간이 돼버렸다. 간혹 엄격히 따지는 직장에선 원칙대로 월요일에 직원들에게 출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올라 브라질' 중에서)

삼바 카니발은 다양한 형태로 열리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리오 카니발이다. 가장 상업화돼있고 구경하기에 좋도록 '삼보드로모'라는 경기장에서 열린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마다 약 백 만 명이 모여든다. 값비싼 입장료를 내고라도 이 경연대회를 보러 세계인이 몰려드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이번 삼바 카니발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번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것이 과연 기우일까?

삼바를 보기 위해 해마다 관광객이 몰려온다. 2011년에 카니발을 보기 위해 히우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히우시 측은 밝혔다. 호텔 점유율이 95.4%를 기록했고 관광객이 쓴 돈이 7억 4천만 달러였다. ('올라 브라질' 중에서)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축제 현장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축제 현장


삼바 카니발이 열리면 각 도시의 거리에선 콘돔을 무료로 배포한다. 카니발이 끝나면 태어나는 카니발 베이비(Carnival baby)를 걱정해서이다. 초기엔 한국제품도 배포했지만, 요즘은 중국산으로 대체됐다. 올해 상파울루의 경우 500만 개를 시내 곳곳에 놓아뒀다.

올해는 삼바 카니발이 위축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브라질은 경기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몇몇 도시에선 삼바 축제를 취소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두증과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삼바 축제엔 비상이 걸렸다.

만약 삼바가 끝나고 난 뒤, 소두증에 걸린 카니발 베이비가 수없이 태어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브라질 전염병학회의 낸시 벨리이는 BBC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길거리의 수백만 인파와 지카 바이러스의 결합은 질병을 전국으로 퍼뜨리는 '폭발적인 칵테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브라질 사람들은 축제를 벌일 것이다. 그들의 삼바 기질이 지카 바이러스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기는 어떨까?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모기에겐 뷔페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삼바 카니발 이후가 더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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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바 축제는 모기들의 뷔페?…지카 바이러스 비상
    • 입력 2016-02-06 07:07:27
    • 수정2016-02-06 09:17:38
    취재K
삼바 카니발이 시작됐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 축제를 보고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를 찾는다. 또는 상파울루나 살바도르를 방문하기도 한다. 삼바 카니발은 브라질 전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형태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브라질은 한여름이다. 우리나라와 지구 정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시간과 계절도 정반대이다. 그래서 지금 남반구엔 모기가 극성이다. 아기의 머리를 작게 만드는 소두증의 원인인 지카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기를 통해 번져나가기 딱 좋은 시기이다.

일반 시민들은 히우 시내 거리에서 자기들끼리 축제를 벌인다. 기기묘묘한 복장과 분장을 하고 삼삼오오 떼를 짓거나 모형차량을 만들어 행진하기도 한다. 시내는 온통 인산인해를 이루고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흔들며 노래하고 춤추며 광란의 축제를 벌인다. 곳곳에서 술과 음식을 팔고 사람들은 밤새워 먹고 마시며 즐긴다. 며칠 밤을 새우며 노는 일은 힘든 일이다. 그러다 보면 마약과 범죄와 사고가 따르게 마련이다. (기자의 책 '올라 브라질' 중에서)



삼바가 열리면 리우데자네이루는 온통 냄새 투성이다. 사람이 흘리는 땀과 냄새는 물론이고 곳곳에서 벌이는 방뇨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행진이 벌어지는 뒷골목에는 어김없이 이런 광경이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기가 더 이상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곳곳에 모기들의 서식처투성이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냄새를 마구 풍기면서 말이다.

삼바 행사장은 물론이고 거리마다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파는 거리판매가 이뤄진다. 술은 당연히 따라오고 마약도 등장한다. 4박 5일 동안 축제를 즐기려면 먹고 마시고 취해야 한다. 냄새가 진동한다.



카니발은 보통 5일 동안 진행된다.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화요일까지 4박 5일 동안 밤낮없이 진행된다. 사실 법정 공휴일인 카니발 날짜는 화요일 하루뿐이다. 그런데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부터 밤을 새워 카니발을 즐기다 보니 주말을 넘긴다. 월요일 새벽까지 밤새워 놀고 나서 오후부터 다시 공식 카니발인 화요일을 맞기 위해 또 밤을 새우고, 다시 화요일 밤을 지새우다 보면 수요일 새벽이 된다. 그러다 보니 수요일 오전까지 카니발 기간이 돼버렸다. 간혹 엄격히 따지는 직장에선 원칙대로 월요일에 직원들에게 출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올라 브라질' 중에서)

삼바 카니발은 다양한 형태로 열리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리오 카니발이다. 가장 상업화돼있고 구경하기에 좋도록 '삼보드로모'라는 경기장에서 열린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마다 약 백 만 명이 모여든다. 값비싼 입장료를 내고라도 이 경연대회를 보러 세계인이 몰려드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이번 삼바 카니발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번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것이 과연 기우일까?

삼바를 보기 위해 해마다 관광객이 몰려온다. 2011년에 카니발을 보기 위해 히우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히우시 측은 밝혔다. 호텔 점유율이 95.4%를 기록했고 관광객이 쓴 돈이 7억 4천만 달러였다. ('올라 브라질' 중에서)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축제 현장

삼바 카니발이 열리면 각 도시의 거리에선 콘돔을 무료로 배포한다. 카니발이 끝나면 태어나는 카니발 베이비(Carnival baby)를 걱정해서이다. 초기엔 한국제품도 배포했지만, 요즘은 중국산으로 대체됐다. 올해 상파울루의 경우 500만 개를 시내 곳곳에 놓아뒀다.

올해는 삼바 카니발이 위축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브라질은 경기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몇몇 도시에선 삼바 축제를 취소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두증과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삼바 축제엔 비상이 걸렸다.

만약 삼바가 끝나고 난 뒤, 소두증에 걸린 카니발 베이비가 수없이 태어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브라질 전염병학회의 낸시 벨리이는 BBC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길거리의 수백만 인파와 지카 바이러스의 결합은 질병을 전국으로 퍼뜨리는 '폭발적인 칵테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브라질 사람들은 축제를 벌일 것이다. 그들의 삼바 기질이 지카 바이러스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기는 어떨까?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모기에겐 뷔페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삼바 카니발 이후가 더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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