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④] 김형석, 사진 한 장으로 25살 김광석과 조우

입력 2016.12.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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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형석이 고 김광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형'을 추억했다.

김형석은 "아마 광석이 형 1, 2집 낼 때였던 것 같아요. 저는 많이 늙었는데 형은 그대로네요. 공연할 때 모습인 것 같은데, 제가 형 앞에서 담배를 들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찍었네요. 이야~ 내가 버릇이 없었네요"라며 한참 동안 사진을 바라봤다.

KBS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 팀은 과거 김광석과 '가수-작곡가' 관계로 만난 김형석을 통해 떠난 김광석을 소환했다.


김형석은 사진 속 시절을 "바람만 불어도 곡이 나오고, 나뭇잎만 떨어져도 서로 노래할 때"라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김광석의 1집을 녹음하던 당시의 일화를 들려줬다.

"제가 '너에게'란 곡을 형에게 줬었는데 녹음할 때 제가 좀 많이 틀렸어요. 밴드랑 하는 첫 녹음이었거든요. 퇴짜맞고 나와서 형한테 위로를 받고 싶어서 '형, 저 음악하면 안될 것 같아요' 이랬더니 형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그래, 늦지 않게 빨리 다른 거 해봐' 이렇게 얘기를 해줬어요. 형이 워낙 순수하고 무균실 같은 사람이어서 상대방이 얘기하면 그걸 에둘러 듣지 않고 그 자체로 위로해 주려다 보니까 그런 대답이 나왔죠."

나름 최선을 다해 동생을 위로했던 형 김광석은 본인의 2집 앨범에도 동생이 작곡한 노래에 목소리를 얹었다.

김형석은 "형이 그때 그렇게 얘기했지만 2집 때 또 제 곡을 받았어요. 아마 '이놈이 어떻게 잘 이겨내나 보자'하고 받은 것 같아요. 인연이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어요. 형의 공연에서 제가 피아노를 쳤고, 다시 곡을 주게 되고, 또 형이 흔쾌히 받아서 그 곡을 불러주고. 형이 계속 안아주고, 품어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김광석이 떠난 지 20년이 흘렀지만 김형석은 형의 따뜻했던 품을 그리워했다.

김광석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에 김형석은 "형이 어릴 때 봤던 김형석이 잘 해오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잘해왔다면 칭찬을 해줄 거고, 잘못했다면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줄 것 같아요. 위안받을 것 같아요. 형한테."라고 답했다.

이어 김형석은 "시대성을 가진 가수" 김광석이 2016년의 대한민국을 바라봤을 때 어떤 노래를 부를 것 같냐는 질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답했다.

"대중가요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어떤 정치적인 문제, 시국에 대한 얘기를 굳이 과격하게 하지 않아도 노래와 가사, 목소리에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시대성이 있어야 하는 거죠. 광석이 형이 살아있었다면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노래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김광석과 김형석의 가상 만남은 KBS가 제작하고 있는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의 기획으로 이뤄졌다.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난 고 김광석이 음성 복원과 홀로그램 기술 등을 통해 다시 태어나 2016년 현재 시점에서 지인과 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개념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오는 12월 28일과 29일 밤 10시 KBS 1TV에서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에 앞서 로이킴과 규현, 이루마와 박학기, 유희열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김광석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연관기사]
[환생①] 김광석, 로이킴과 만나 ‘환생’하다
[환생②] 서른 살 규현, 김광석에게 듣고 싶은 한마디
[환생③] 최현석 “김광석 음악, 너무 맛있는 스테이크”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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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④] 김형석, 사진 한 장으로 25살 김광석과 조우
    • 입력 2016-12-14 13: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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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형석이 고 김광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형'을 추억했다.

김형석은 "아마 광석이 형 1, 2집 낼 때였던 것 같아요. 저는 많이 늙었는데 형은 그대로네요. 공연할 때 모습인 것 같은데, 제가 형 앞에서 담배를 들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찍었네요. 이야~ 내가 버릇이 없었네요"라며 한참 동안 사진을 바라봤다.

KBS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 팀은 과거 김광석과 '가수-작곡가' 관계로 만난 김형석을 통해 떠난 김광석을 소환했다.


김형석은 사진 속 시절을 "바람만 불어도 곡이 나오고, 나뭇잎만 떨어져도 서로 노래할 때"라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김광석의 1집을 녹음하던 당시의 일화를 들려줬다.

"제가 '너에게'란 곡을 형에게 줬었는데 녹음할 때 제가 좀 많이 틀렸어요. 밴드랑 하는 첫 녹음이었거든요. 퇴짜맞고 나와서 형한테 위로를 받고 싶어서 '형, 저 음악하면 안될 것 같아요' 이랬더니 형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그래, 늦지 않게 빨리 다른 거 해봐' 이렇게 얘기를 해줬어요. 형이 워낙 순수하고 무균실 같은 사람이어서 상대방이 얘기하면 그걸 에둘러 듣지 않고 그 자체로 위로해 주려다 보니까 그런 대답이 나왔죠."

나름 최선을 다해 동생을 위로했던 형 김광석은 본인의 2집 앨범에도 동생이 작곡한 노래에 목소리를 얹었다.

김형석은 "형이 그때 그렇게 얘기했지만 2집 때 또 제 곡을 받았어요. 아마 '이놈이 어떻게 잘 이겨내나 보자'하고 받은 것 같아요. 인연이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어요. 형의 공연에서 제가 피아노를 쳤고, 다시 곡을 주게 되고, 또 형이 흔쾌히 받아서 그 곡을 불러주고. 형이 계속 안아주고, 품어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김광석이 떠난 지 20년이 흘렀지만 김형석은 형의 따뜻했던 품을 그리워했다.

김광석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에 김형석은 "형이 어릴 때 봤던 김형석이 잘 해오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잘해왔다면 칭찬을 해줄 거고, 잘못했다면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줄 것 같아요. 위안받을 것 같아요. 형한테."라고 답했다.

이어 김형석은 "시대성을 가진 가수" 김광석이 2016년의 대한민국을 바라봤을 때 어떤 노래를 부를 것 같냐는 질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답했다.

"대중가요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어떤 정치적인 문제, 시국에 대한 얘기를 굳이 과격하게 하지 않아도 노래와 가사, 목소리에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시대성이 있어야 하는 거죠. 광석이 형이 살아있었다면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노래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김광석과 김형석의 가상 만남은 KBS가 제작하고 있는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의 기획으로 이뤄졌다.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난 고 김광석이 음성 복원과 홀로그램 기술 등을 통해 다시 태어나 2016년 현재 시점에서 지인과 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개념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오는 12월 28일과 29일 밤 10시 KBS 1TV에서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에 앞서 로이킴과 규현, 이루마와 박학기, 유희열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김광석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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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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